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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와 쌀(현미, 백미)

진국 2017. 9. 14. 10:26

벼와 쌀(현미,  백미)
                                                     김진국

벼(稻, 도, 禾, 화, Asian rice, Oryza sativa L. )는 벼과, 대나무 아과에 속하는 풀이다.
벼 게놈의 염색체 수는 2n=24이다.
벼는 약 8천 년 전에 중국의 양쯔강 가에서 재배되기 시작했다는 설과 인도에서 최초로 재배되기 시작했다는 설이 있다.
벼 속(Oryza)에는 야생종을 포함하여 약 23 종의 벼가 있고, 이중 재배종은 아시아 지역의 Oryza sativa 종과 아프리카 지역의 Oryza glaberrima 종이 있다. 
Oryza sativa 종에는 자포니카(Oryza sativa L. subsp. japonica K.) 아종과 인디카(Oryza sativa L. subsp. indica K.) 아종, 자바니카(Oryza sativa L. subsp. javanica M.) 아종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자포니카 계통의 벼를 재배하고 있지만 세계 쌀 생산량의 90% 이상은 인디카 계통이며 인디카 계통의 쌀을 우리는 안남미라 한다.
벼는 물이 있는 논에서 기른다. 이른 봄에 모판에 볍씨를 뿌려 모(옮겨심기 위하여 기른 어린 식물)가 어느 정도 자라면 논에 모내기(이양, 옮겨 심는 것)를 한다. 늦여름이 되면 이삭이 올라(출수)와 꽃이 하얗게 피고 이어서 이삭에 열매가 영글게 된다. 가을이 되면 완전히 익은 벼를 수확하여 탈곡기(脫穀機, threshing machine, 낟알을 이삭에서 떨어내는 기계)로 열매(벼알)를 볏짚에서 분리한 다음 풍구(風具, winnowing machine , 사람이 돌리는 큰 선풍기)로 쭉정이, 검불, 티클을 날려 정선(精選)한 알곡을 만들어 건조해 저장한다(현대는 콤바인 combine으로 수확, 탈곡, 정선을 한 번에 한다).
벼는 볏짚과 열매인 나락(羅洛)으로 되어 있다. 벼의 열매를 벼알, 나락, 벼톨, 정조(正租)라고 한다.
벼알은 겉껍질인 왕겨(粗糠 조강, chaff, hull, husk)가 알맹이인 현미(unpolished rice , brown rice, 玄米)를 싸고 있다.
현미(unpolished rice , 玄米)는 속겨(겨층, 쌀겨)가 싸고 있는데 속겨(겨층, 쌀겨)는 바깥쪽에서부터 과피(果皮, 지방이 변화된 것,  외과 피, 중과피, 내과피), 종피(種皮, 주피가 변한 것), 호분층(糊粉層) 등의 쌀겨층이 있다.
종피(種皮, 씨껍질, spornioderm, seed coat)는 씨앗의 겉을 둘러싸는 껍질로 씨눈과 배젖을 보호하고 싹이 틀 때 물을 빨아들이는 구실을 한다.
호분층(糊粉層 , aleurone layer)에 많은 호분(糊粉)은 알부민계의 단백질 입자와 지방 입자가 축적되어 있으며, 발아 시에는 효소를 생산하여 배젖을 물에 녹기 쉬운 형태로 변화시킨다.
속겨(겨층, 쌀겨) 속에는 쌀알의 기부(基部)의 들어간 부분에 쌀눈(배, 胚)이 있으며 대부분을 차지하는 안쪽 부분은 배젖이다. 쌀눈은 새싹이 될 부분이고 배젖은 쌀눈이 싹틀 때 양분으로 쓰인다.
  나락(벼알, 벼)에서 왕겨(粗糠 조강, chaff, hull, husk)를 벗겨내면 현미(玄米, 일본어, 조미 糙米 중국어)가 된다.
정미소(精米所)에서는 먼저 석발기(石拔機, stoner, stone picker, 곡류에 섞여있는 작은 돌 등을 골라내는 기기로 곡물 알갱이보다 작은 홈이 파인 벨트에 곡물을 실어 올리면서 진동시키고 바람을 불게 하면 알갱이가 큰고 밀도가 작은 곡물은 마찰력이 적어 떨어져 내리고 알갱이가 작고 밀도가 큰 돌은 마찰력이 커서 홈에 붙어 떨어지지 않으므로 계속 올라가 분리되게 된다. 석별기는 밀도, 크기, 부력, 표면 마찰 등을 복합적으로 이용한다.)를 거쳐 이물질을 선별해 제거한 다음 현미기(玄米機, rice huller)에 나락(벼알)을 넣으면 반대 방향으로, 다른 속도로 돌아가는 두 개의 고무 롤러(roller, 회전체) 사이에 벼가 지나는 동안 벼알의 껍질인 왕겨(粗糠 조강, chaff, hull, husk)가 제거된다.
현미(玄米)는 약간 푸르스름하거나 누르스름하므로 현미(玄米, 玄은 黑과 같은 의미가 아님)라 한다. 현미(玄米)의 겨층에는 피틴산 성분이 있어 딱딱하다.
현미(玄米)를 정미기((精米機, rice cleaning machine, 속도가 다른 두 개의 롤러로 구성)에 넣어 쓿면 겨층(쌀겨, 속겨, 米糠, rice bran, 과피 종피와 호분층)이 제거되고 남은 속 부분은 흰색이므로 백미(白米, polished rice, white rice)라 한다.
그리고 현미(玄米)와 백미(白米) 모두를 쌀이라 한다.
조선시대에는 정미 정도에 따라 쌀을 조미(糙米 중국어, 현미 玄米, 일본어), 갱미(粳米, 멥쌀, 왕겨와 외과피를 벗긴 쌀), 백미(白米,  왕겨, 과피, 종피, 호분층이 제거된 쌀)로 구분하였으나 평민들은 그날 먹을 만큼 벼를 집에서 디딜방아로 찧어 쌀로 만들어 먹었는데 쌀 낭비는 고사하고 아낙네들이 힘이 없어서도 오래 찧을 수가 없었으므로 멥쌀(갱미, 粳米, 왕겨와 외과피를 벗긴 쌀)을 먹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디딜방아는 방아공이로 찧는 것이므로 표면을 갈아내는 방식이 아니었다. 그래서 벼알이 부서지지 않도록 디딜방아를 약하게 디뎌 껍질을 벗겨냈던 것이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가축이나 물이 풍부한 동남아와 아메리카 등에서는 맷돌을 돌려 벼 껍질을 벗겼으므로 쉽게 백미(白米)를 만들어 먹었다.
현미기(玄米機, rice huller)는 1889년에 미국에서 처음 발명되어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이 1892년이었고 정미(精米, 搗精, 도정, polishing) 기계는 1861년 영국의 Sampson Moore (1812-1877)가 자동화된 정미기를 처음 제작했으나 우리나라에 도입된 정미기계는 1913년경에 일본에서 제작된 것이었으므로 우리나라에서 백미(白米)를 먹기 시작한 것은 오래되지 않았다.
1892년에 일본인 신토오(進藤鹿之助)에 의해 인천에 타운센트 정미소(精米所)가 설립된 것이다(일본으로 가져가는 쌀의 부피를 줄이기 위해 벼를 현미(玄米)로 만듦).
방아공이로 찧던 방앗간에 현미기(玄米機, rice huller)를 설치해 정미소로 바꾼 것이었다. 석탄을 사용하는 증기기관이 동력원이었다.
백미(白米)로 만드는 정미기(精米機, rice-polishing machine)는 그 뒤에 도입되었다.
방앗간에서 방아공이로 찧는 것과는 달리 정미소(精米所)에서는 쌀알을 문질러서 표면을 깎아내는 것이다. 순우리말로 '쓿다'라고 하고 한자로는 도정(搗精), 영어로는 polishing이라 한다.
벼알이 정미기계 속을 지날 때마다 표면이 조금씩 깎이는 데 1회 지나면 약 0.5~1%씩 깎이는데  이것을 1분도(分度)라 한다.
도정 정도(도정도, 搗精度, degree of milling)에 따라 쌀을 분류한다.
벼알을 1~2분도(分度)로 도정하면 왕겨가 모두 떨어져 나감으로 완전한 현미(玄米)가 된다.
완전한 현미(玄米)는 먹기가 어려우므로 현대에 와서는 먹기 좋게 5~9 분도(分度)로 도정한 현미 상품이 많다. 백미(白米)는 옛날에는 8~10분도(分度)였으나 현대는 12분도(分度)로 만든다.
현미(unpolished rice , 玄米)에는 필수 아미노산, 가바,  식이섬유 등 기능성 성분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특히 쌀눈(배아)에는 쌀 전체 기능성 성분의 66%가 들어 있으며 비타민, 미네랄, 타코사놀, 리놀레산도 들어 있으며 특히 비타민 B1이 많이 들어 있다.
그리고 쌀겨(속겨, 겨층, 米糠, rice bran, 과피 종피와 호분층)에는 섬유질과 식물성 지방이 많이 있으며 기능성 성분도 29% 들어 있다. 이와 같이 현미의 효능은 쌀겨와 쌀눈에 있다. 그러나 그 양이 많지 않으므로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꾸준히 먹는다면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다.
현미(玄米)는 섬유질과 단백질, 지질이 많아 소화에 많은 시간이 걸리므로 당뇨병 환자에게 좋은 식품이 된다. 도정(搗精, polishing)으로 쌀겨(속겨, 겨층, 米糠, rice bran, 과피 종피와 호분층)와 쌀눈이 제거된 백미(polished rice, white rice, 白米)는 탄수화물(녹말과 섬유소)이 대부분이고 기능성 성분이 5% 함유돼 있으며 단백질, 지방이 조금 포함돼 있다.
완전한 현미(玄米)는 백미에 비하여 저장성이 좋고, 충해나 미생물의 해가 적다. 또 현미는 정미(精米, 搗精, 도정, polishing)로 인한 영양분의 손실이 없으므로 백미에 비하여 지방, 단백질, 비타민B1·B2가 상대적으로 많다. 또 가공으로 인한 양의 감소도 없다.
이런 점으로 현미식을 권장하였으나, 맛이 백미(白米) 보다 못하고 영양분이 충분히 소화되어 흡수되지 않으며, 또 3~7분도로 도정한 현미는 오래 보관할 수 없으며 밥 짓기가 어려운 까닭으로 잘 보급되지 않았다.
단시간 내에 현미를 부드럽게 밥을 지으려면 압력솥을 이용하는 것이 좋은데, 고온 때문에 비타민B가 많이 파괴된다.
현대에 와서는 옛 날의 현미(玄米)와는 달리 발아현미, 5~9분도 현미, 발아 기능이 있는 전기압력밥솥 등으로 현미밥이 한층 부드러워져 먹기가 쉬워졌다.
솥에 물과 쌀을 넣어 가열하면 밥이 되는데  밥은 먹기도 좋고 맛이 있으며 소화와 흡수가 잘 된다.
녹말이 열을 받으면 풀어진 상태의 알파 녹말(α- starch, 녹말의 미셀 구조가 소화되기 쉽게 잘게 분해되어 물로 둘러싸인 녹말)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변화를 호화( 糊化, gelatinization)라 한다.
밥이 식으면 전분 분자끼리의 간격이 좁아져 물을 내놓는 베타 녹말(β-starch, 녹말이 딱딱해지고 소화하기 어려워짐)이 된다. 이를 노화(retrogradtion)라 한다. 찬밥이 더운밥보다 소화가 잘되지 않는 원인 중 하나이다.
벼에는 메벼(粳, 秔, 갱, non‑glutinous rice)와 찰벼(糯, 나, glutinous rice, waxy rice)가 있으며, 찰벼는 사티바(Oryza sativa) 종의 변종(Oryza sativa Linné var. glutinosa Matsumura (Gramineae))이다.
쌀은 찰기에  따라 멥쌀(갱미, 粳米, non‑glutinous rice, non‑waxy rice)과 찹쌀(나미, 糯米, 점미, 黏米, glutinous rice)로 구분한다.
찹쌀은 아밀로즈(amylose)가 0%이고 아밀로펙틴(amylopectin)이 100%지만 멥쌀 중 자포니카(Oryza sativa L. subsp. japonica K.)계는 80~83%가 아밀로펙틴(amylopectin)이고 17~20%는 아밀로즈(amylose)이다. 인디카(Oryza sativa L. subsp. indica K.)계 멥쌀(안남미)은 아밀로즈(amylose)가 20~25%로 높기 때문에 밥에 찰기가 없다. 아밀로오즈(amylose)는 분자는 작지만 가지가 없어서 서로 빈틈이 없이 가깝게 붙어 있다. 가지 끝에는 환원당이 결합되어 있어 소화효소의 작용이 일어나는데 가지가 없어 분자 끝의 수가 적어 소화효소의 작용점이 많지 않아 소화가 느리다.
아밀로 펙틴(amylopectin)은 수많은 짧은 가지로 결합되어 있어 물에 쉽게 용해되고 열을 받으면 찐득해지며 가지 끝에는 환원당이 결합되어 있어 소화효소의 작용이 일어나는데 가지가 많아 가지 끝이 수없이 많으므로 소화효소의 작용점이 많아 소화가 잘된다.
밥은 아밀로펙틴(amylopectin)이 많을수록 쫀득하고 아밀로즈(amylose)가 많을수록 퍽퍽하다.
찹쌀은 아밀로즈(amylose)를 만드는 4000개의 염기서열 중 두 번째 실행 유전자(exon)의 돌연변이로 아밀로즈(amylose)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쌀 종류에 따라 찰기뿐만 아니라  맛과 향기가 달라 밥 짓는 방법이 다르다.
우리나라에서 보통 멥쌀로 밥 짓는 방법은 너무 되지도 않고 물기가 너무 많아 떡같이 되는 것도 아닌 어느 정도 찰기가 있어 젓가락으로 먹을 수 있는 정도이다. 그래서 자포니카 계열의 쌀이 인기가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동남아, 인도, 서남아시아, 이베리아 반도, 이탈리아, 아메리카에서는 인디카 종인 안남미를 사용하여 밥을 짓는다. 보통 안남미로 밥을 짓는 경우 밥 짓는 동안 중간에 진득한 밥물을 버리고 새로운 물로 계속 갈아준다. 그 결과 안남미 밥은 더욱 찰기가 없어진다. 그리고 이들 국가에서는 쌀밥만 따로 먹기보다는 밥을 다시 볶음밥과 비슷하게 요리해서 먹는다. 찰기가 없는 안남미 밥이 볶음밥과 같은 요리에 더 알맞은 것이다.
찹쌀은 주로 잡곡밥을 지을 때 이용하므로 쇠솥으로 밥을 지어도 문제가 없다.
그런데 찹쌀로만 밥을 지을 경우  밥 짓는 동안 찹쌀에서 진득한 물이 나와 솥바닥에 들러붙어 열의 대류를 방해하므로 밥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옛날에 찹쌀로만 밥을 지을 때에는 문제가 되었다. 그래서 찹쌀로만 밥을 지을 경우에는 쇠솥을 바로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시루를 이용하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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