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 이중나선의 방향
김진국
어떤 곳을 가기 위해 길을 나설 때 방향을 잘 잡지 못하면 엉뚱한 곳으로 가게 되어 고생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화합물에도 방향성이 있다.
DNA 이중 나선 방향은 어떻게 정해져 있을까?
먼저 회전 방향을 확인해 보자. 여기서 중요한 것은 평면(2차원)에서 회전인지 입체(3차원)에서 회전인지를 구분해야 한다.
1. 시계방향(clockwise, 우회전)과 반시계 방향(counterclockwise, 좌회전)
평면(2차원)인 경우에서 회전 방향은 시계를 볼 때를 생각하면 된다. 정상적인 시계에서 침이 돌아가는 방향이 시계방향(우회전)이고 침이 돌아가는 반대 방향이 반시계 방향(좌회전)이 된다. 시계 글자판은 평면이므로 두 방향 외에는 다른 경우가 없다.
혹 시계가 투명하여 반대쪽에서도 보인다면 이것은 평면이 아니고 입체가 되므로 다른 3차원의 경우이다.
현재 시계방향은 우회전, 반시계 방향은 좌회전이라고 쓰는 것은 서양의 방향 개념이고 동양은 이것과 반대로 시계방향을 좌회전이라 하고 반시 계방을 우회전이라 한다.
2. 나선의 방향(우회전 나선, 좌회전 나선)
3차원인 입체에서 회전의 보기로는 나선(coil)이 있다.
나선구조는 좌, 우회전의 회전 방향뿐만 아니라 진행방향이 있으므로 3차원인 입체에서의 회전이다. 나선에도 크게 우회전 나선과 좌회전 나선 두 종류가 있다. 나선의 회전 방향을 확인하는 방법은 나선을 세로로 세우고 진행하는 방향을 위쪽으로, 바닥을 기준점으로 한다. 나선의 밑바닥에서 속으로 올려볼 때, 위로 진행하는 나선이 시계방향으로 돌면 우회전 나선이며(이 나선을 위에서나 옆에서 보면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면서 올라온다.), 바닥에서 속으로 나선을 위로 올려볼 때 위로 진행하는 나선이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면 좌회전 나선이 된다(이 나선을 위에서나 옆에서 보면 시계방향으로 돌면서 올라온다.).
우회전 나선을 뒤집어 위쪽을 아래쪽으로 바꾸어 놓고 바닥에서 속으로 나선을 위로 올려보면 시계방향으로 회전한다. 즉 우회전 나선은 어느 쪽에서 시작하든 우회전 나선이다. 우회전 나선이 시작하는 쪽에 따라 좌회전 나선으로 되지는 않는다.
대부분 나선의 경우 우회전이다. 나선이 우회전임을 쉽게 확인하는 방법은 자기력선 방향을 찾는 오른나사의 법칙과 같이 DNA의 두 가닥에 오른쪽 손의 엄지를 위로하고 나머지 손가락을 감았을 때 손가락들 끝이 위로 돌아 올라가는 방향으로 향하여 매끄럽게 나선을 그리는 모습(B-DNA)이 된다. 즉 엄지손가락이 지시하는 방향이 나사의 진행 방향(전류의 방향) 일 때 너머지 네 손가락이 지시하는 반시계 방향(자기력선의 방향, 왼쪽 아래에서 오른쪽 위 방향으로 감김)이 나선이 회전하는 것이다. 이 것은 밑에서 보지 않고 옆에서 보는 결과가 되기 때문에 반시계 방향이지만 자기력선을 밑바닥에서 본다면 시계방향이 되는 것이다.
나사는 드라이버로 나사 머리를 오른쪽으로 돌리면 들어간다. 이런 나사를 오른 나사라 한다. 나사를 거꾸로 세워서, 즉 나사 머리는 아래에 두고 끝을 위로 향하게 하여 다른 물체에 오른나사를 박는다고 가정했을 때 밑에서 드라이버로 나사 머리를 오른쪽으로 돌리면 위쪽으로 들어가는데 이때 나사가 다른 물체에 들어가는 방향이 진행방향이다(위로 향한다.). 이렇게 위로 진행하는 나사를 위 끝에서나 옆에서 보면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아간다. 그러나 나사를 위로 진행시키기 위해서는 드라이버로 나사를 오른쪽으로 돌려야 한다. 드라이버를 돌리는 방향을 나선의 방향으로 정하는 것이므로 우회전(B-DNA) 나선이라 한다.
그리고 오른나사의 머리를 제거하고 머리 쪽으로 암나사에 박으려면 나사의 끝에서 오른쪽으로 돌려야 한다.
즉 오른나사는 방향에 관계없이 오른 나사이며 왼나사가 될 수 없다.
3. B-DNA는 우회전(Right-handed) 나선구조, Z-DNA는 좌회전(left-handed) 나선구조
일반적으로 여러 가닥이 꼬인 나선을 초나선(supercoil)이라 한다.
DNA는 2중 나선이며 방향이 서로 반대인 방향으로 꼬인 구조이다. 그런데 DNA의 꼬임의 정도는 항상 일정한 것이 아니고 때에 따라 과도하게 꼬이기도 하며(DNA가 풀리는 과정에서 두 가닥의 단선으로 벌어질 때 그 양쪽이 과도하게 꼬임) 또 꼬인 DNA가 다시 꼬여 압축되기도 한다. 이를 초나선 DNA(supercoil DNA)이라 한다.
DNA의 나선의 진행방향이란 뉴클레오타이드가 중합되는 방향이며 이를 (5‘→3’)방향이라 한다. 뉴클레오타이드는 데옥시리보오스(오탄당)와 인산 그리고 염기로 구성되어 있다. 뉴클레오타이드의 구조를 보면 데옥시리보오스(오탄당)의 탄소 1’에 염기가 결합되고 탄소 5‘에 인산이 결합되어 있다. DNA의 각 가닥은 뉴클레오타이드가 중합된 것으로 처음 뉴클레오타이드의 데옥시리보오스(오탄당) 탄소 3’에 다음 뉴클레오타이드의 데옥시리보오스(오탄당) 탄소 5‘의 인산기가 결합되는 방향으로 중합된다. 이렇게 중합되어 가는 방향을 (5‘→3’)방향이라 한다. 즉 데옥시리보오스(오탄당) 탄소 5‘의 인산기에 다음 뉴클레오타이드 데옥시리보오스(오탄당)의 탄소 3‘이 결합되어 나가는 방향이 아니다.
(5‘→3’)방향의 기준이 되는 것은 데옥시리보오스(오탄당) 분자의 산소를 위쪽에 놓는다면 탄소 5‘가 위에 있고 탄소 3’이 아래에 있게 되었을 때 데옥시리보오스의 위쪽에서 아래쪽으로의 방향이 (5‘→3’)방향이 된다. 즉 나선의 방향은 1개의 데옥시리보오스 내에서 탄소(5‘→3’) 방향을 의미하는 것이다.
DNA 나선의 회전 방향도 앞에서 서술한 기준을 도입하면 된다.
DNA 2중 나선의 회전 방향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DNA 2중 나선을 세로로 세우고 진행하는 방향은 바닥에서 위로 즉 (5‘→3’)방향으로 진행한다고 가정하면 처음 뉴클레오타이드에 있는 데옥시리보오스의 탄소 3’과 위쪽으로 다음 뉴클레오타이드에 있는 데옥시리보오스 탄소 5’이 결합되는(5‘→3’ 방향, 탄소 3’에 탄소 5‘에 있는 인산이 결합됨)으로 향하는 가닥을 의미하는 것이고(5‘→3’ 방향, 데옥시리보오스(5탄당)를 나타내는 오각형 그림이 도립으로 그려진 가닥, 그림의 오른쪽 가닥), 바닥을 기준점으로 한다. 바닥에서 나선 속을 통해 위로 지정한 DNA 나선 가닥을 올려볼 때 위로 진행(5‘→3’ 방향, 데옥시리보오스(5탄당)을 나타내는 오각형 그림이 도립으로 그려진 가닥)하는 DNA 나선이 시계방향으로 돌면 우회전 나선(Right-handed, B-DNA)이며(이 나선을 위에서나 옆에서 보면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면서 올라온다.),
바닥에서 지정한 DNA 나선을 위로 올려볼 때 위로 진행하는 나선 가닥이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면 좌회전 나선(left-handed, Z-DNA)이 된다(이 나선을 위에서나 옆에서 보면 시계방향으로 돌면서 올라온다.). 이렇게 우회전 나선(Right-handed, B-DNA)이냐 좌회전 나선(left-handed, Z-DNA)이냐가 결정된다.
DNA 나선이 우회전 나선인지 좌회전 나선인지를 구별하는 제일 간단한 방법은 (5‘→3’)방향을 확인하고 오른나사의 법칙을 적용하여 위나 옆에서 볼 때 네 개의 손가락이 반시계 방향을 가리키면 우회전 나선이고 그렇지 않으면 좌회전 나선인 것이다.
어떤 DNA가 위와 같은 방법을 우회전 DNA임이 확인되었다고 할 때 두 가닥 모두 우회전 나선인가? DNA는 두 가닥은 서로 방향이 다르므로 한 가닥이 우회전 나선이면 다른 한 가닥은 좌회전 나선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생긴다. 다른 가닥의 진행방향이 위로 가도록 돌려서 보면 다른 가닥도 우회전 나선임을 확인할 수 있다.
그대로 두고 생각해 보면 다른 한 가닥은 진행 방향(5‘→3’ 방향, 데옥시리보오스(5탄당)를 나타내는 오각형 그림이 바로 그려진 가닥, 그림의 왼쪽 가닥)이 위에서 아래로 진행되므로 기준점이 바닥이 아니라 위쪽이 된다. 즉 DNA 나선을 처음과 같이 세로로 세우면 진행하는 방향은 위의 처음 뉴클레오타이드에 있는 데옥시리보오스의 탄소 3‘에 아래쪽으로 다음 뉴클레오타이드에 있는 데옥시리보오스 탄소 5’가 결합되는(5‘→3’ 방향) 방향이 된다. 그래서 위쪽이 기준점이 되고 아래로 진행하게 되므로 위에서 속을 통해 바닥 쪽으로 DNA 나선을 내려다볼 때 아래로 진행(5‘→3’ 방향)하는 DNA 나선이 시계방향으로 돌게 된다. 그러므로 우회전 나선(Right-handed, B-DNA)이 되는 것이다(이 나선을 바닥에서 위로 보면 시계 반대방향으로 돈다.).
DNA 2중 나선구조에서 시계방향으로 돌면서 올라간 한 가닥을 시계방향 가닥이라 하고 다른 가닥(반시계 방향으로 돌면서 내려오는 가닥)을 반시계 방향 가닥이라 한다. 단순이 방향만 다르다면 돌려버리면 같지만 각 가닥이 저장하고 있는 정보가 다르므로 시계방향과 반시계 방향의 가닥이 정해져 있는 것이다(한 가닥이 우회전 나선이면 시계방향 가닥이나 반시계 방향 가닥 모두 다 우회전 나선이며, 단지 시계방향 가닥-시계방향으로 돌면서 올라간 가닥과 반시계 방향 가닥-반시계 방향으로 돌면서 내려오는 가닥은 두 가닥을 구별하는 상대적인 용어이다).
Z-DNA는 바닥에서 DNA 2중 나선을 위로 올려볼 때 위로 진행하는 나선이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면 좌회전 나선(left-handed, Z-DNA)이 된다(이 나선을 위에서 보면 시계방향으로 돌면서 올라온다.). Z-DNA은 B-DNA보다 극히 적게 존재한다. 자구 자전의 영향으로 B-DNA가 합성되기 쉽다. 그래서 진화학적으로 B-DNA가 생물에 유리하게 존재할 수 있다고 알려져 왔다.
그런데 최근에 DNA가 단백질을 합성하기 위해서는 갑자기 두 가닥이 왼쪽 방향으로 지그재그를 걷듯 거칠게 맞물려 돌아가야 된다는 것이다. 즉 오른쪽으로 감아 돌아가던 가닥을 왼쪽으로 감아 돌아가야 하고 그리고 곡선에서 직선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B-DNA 일부가 Z-DNA로 바뀐다는 것이다.
B-DNA를 Z-DNA로 변환시키는 방법은 DNA 두 가닥을 붙들고 있는 팔 중에 하나를 풀고 서로 몸통 바깥으로 뻗어서 바깥에서 팔을 뒤집어서 다시 안으로 넣어 잡으면 아래부터 자동으로 유선형 몸통이 지그재그가 된다. 그런 다음 다시 유선형 몸통이 되려면 다시 팔을 풀고 바깥으로 내놓으면 된다는 것이다.
4. 기타 나선구조
나선구조(螺旋, spiral, helix)는 생물의 DNA, 우선당, 식물 줄기 중 감는줄기, 복조류(소라, 달팽이)의 패각 구조뿐만 아니라, 섬유(纖維), 나사, 볼트와 너트 등 여러 분야에서 활용된다. 나선은 그 방향에 의해 2가지로 분류하지만, 각각의 분야에서 서로 다른 명칭들을 사용하므로 일부 분야에서는 반대로 표현하기도 한다.
여러 가닥이 꼬인 나선을 초나선(supercoil)이라 하는데 2번 꼬임을 사용하는 대표적인 예가 로프(rope), 연사 등이다.
그런데 연사에서는 앞의 나선형 기준과는 반대로 오른나사의 방향을 Z-twist(좌연 左撚 왼쪽 꼬임)이라 한다.
나사(나선형) 기준과는 반대로 좌회전으로 꼰 것을 S-twist(우연 右撚, 오른쪽 꼬임)이라 하고 우회전으로 꼰 것을 Z-twist(좌연 左撚 왼쪽 꼬임)라 한다.
회선을 2번 사용하여 로프를 만들 경우에 단사(單絲)는 좌회선(S-twist)으로 꼬고 합사(合絲)는 우회선(Z-twist)으로 꼰 것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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