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히친(colchicine)
김진국
1. 콜히친
콜히친은 백합과 식물인 콜히쿰(Colchicum autumnale)의 종자 및 인경(비늘줄기)에서 추출되는 알칼로이드이다. 화학식은 C22H25NO6이며 분자량은 399.437이다. 노란색의 막대기 모양 결정 구조를 이루며 빛에 노출되면 색이 검어진다.
1500경의 이집트의 의학 문서인 에베르스 파피루스( Ebers Papyrus)에 류머티즘과 염증치료에 콜키쿰을 사용한다는 기록이 있으며 고대 그리스의 의사 디오스코리데스(Pedanius Dioscorides, AD 40 ~ 90)의 저서에 이미 통풍에 효과가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콜키쿰에서 약품으로 유용한 성분인 콜히친은 1819년 프랑스의 화학자 펠레티에르(Pierre-Joseph Pelletier, 1788 ~ 1842)와 카벵통(Joseph Bienaimé Caventou, 1795 ~ 1877)에 의해 처음 분리되었으며 1833연 독일의 화학자 가이거(Philipp Lorenz Geiger, 1785 ~ 1836)가 콜히친(colchicine)이라고 명명했다.
1945년 듀워(Michael James Steuart Dewar, 1918 ~ 1997, 미국)에 의해 콜히친의 구조가 밝혀졌다.
2. 콜히친(colchicine)의 작용과 이용
배수체를 처음으로 자연 상태에서 관찰한 사람은 모건의 제자인 Calvin Bridges(1928, 거대 염색체의 유전자 지도 작성, 유전자 중복의 초파리 돌연변이체 발견)이다.
인위적으로 콜히친을 처리하여 배수체를 생성할 수 있게 된 것은 1937년 앨버트 프랜시스 블레이크슬리(Albert Francis Blakeslee 1874 ~ 1954, 미국 식물학자, 콜히친 처리에 의한 배수성의 연구)에 의해 이루어졌다.
콜히친(colchicine) 처리에 의한 염색체 비분리(Nondisjunction) 현상은 방추사(紡錘絲, spindle microtubule, 튜불린 단백질로 구성)의 신장(microtubule polymerization) 저해로 일어난다. 세포골격을 구성하는 미세소관(微細小管, microtubule)은 튜불린(tubulin)의 연속적인 결합으로 생성되는데 콜히친(colchicine)을 세포에 투여하면 미세소관(微細小管, microtubule)에 튜불린(tubulin)이 결합되어 미세소관(微細小管, microtubule)이 길어지는 것을 저해하고 미세소관(微細小管, microtubule)의 구성단위인 튜불린(tubulin) 이량체의 분해를 촉진한다. 가장 현저한 효과로는 세포의 핵분열이 일어나는 동안 방추사(紡錘絲, spindle microtubule, 미세소관) 형성을 억제함으로써 핵분열 중의 염색체가 양극으로 이동할 수 없게 한다.
이와 같이 콜히친(colchicine)을 분열 중인 세포에 처리하면 배수체를 형성할 수 있다.
콜히친(colchicine)을 생식세포 분열( 감수분열) 중에 처리하여 세포분열을 일으키면 반수체(haploid)의 생식세포가 일배체(x, monoploid)로 생성되는 것이 아니라 2 배체(2x, diploid)의 생식세포가 형성될 수 있다.
생장점 등에서 일어나는 체세포 분열에 콜히친(colchicine)을 처리하여 세포분열을 일으키면 2 배체 세포(2n=2x)를 4 배체 세포(2n=4x)로 만들 수도 있다(n은 생식세포인 haploid, 2n은 체세포, x는 배수성 set, 4x=tetraploid).
체세포 분열 중에 콜히친을 처리하면 염색체가 복제되어 염색체 세로 분열 등은 일어나지만 방추사가 끊어져 방추체의 형성, 염색체의 적도면 배열, 동원체사의 형성 등이 일어날 수 없어 염색체가 양극으로 이동하지 못하고 염색체는 동원체가 분리되지 않아 X자모양을 하게 되며 후에 배수체가 될 수도 있다. 이를 콜히친 저해 체세포 분열(colchicine-blocked mitosis)이라 한다.
이와 같이 콜히친(colchicine)을 처리하면 체세포 분열 중기에서 장기간 정지시킬 수 있어 염색체 관찰이 용이하다. 식물이 생식세포분열을 할 때 콜히친 처리로 염색체의 분리를 저해해서 생식세포를 배수체로 만들 수 있다. 콜히친을 생식세포 분열기에 처리하면 염색체가 양극으로 이동하지 못하기 때문에 핵분열만 일어나고 세포는 분리되지 않아 이배체(diploid, 2n)의 생식세포가 생성되고 이들이 수정하면 사배체(四倍體, tetraploid, 4n)가 형성된다. 이렇게 형성된 사배체(tetraploid, 4n)와 정상인 이배체(diploid, 2n)의 생식세포를 인공 교배시키면 씨 없는 수박과 같은 불임성 삼배체(3n)를 만들 수 있다. 콜히친(colchicine)을 처리하여 씨 없는 수박을 개발한 사람은 1947년 일본 교토대학의 육종학자 기하라 히토시(木原 均, きはら ひとし, Hitoshi Kihara, 1893 ~ 1986)이다.
3 배체(triploid, 2n=3x=33) 수박은 다음과 같은 과정으로 생산된다.
이배체(diploid, 2n=2x=22) 수박씨에 콜히친(colchicine)을 처리하여 4 배체(tetraploid, 2n=4x=44) 수박을 만든 다음 이배체(2n=2x=22) 수박과 4 배체(2n=4x=44) 수박을 교배하여 3 배체(triploid, 2n=3x=33)의 수박을 만든다. 이렇게 만든 3 배체(2n=3x=33)의 수박씨를 심으면 체세포 분열이 일어나 자라서 꽃이 피고 수술과 암술이 생성되지만 이들의 3배체세포는 염색체 비분리 현상으로 감수분열이 일어나지 않아 화분과 알세포를 생성할 수없다(일부는 17:16, 18:15, 19:14로 분리되는 감수분열이 일어난다). 암술이 다른 꽃의 정상 화분으로 수분되어 자극을 받으면(정상적인 수분이 되면 암술에서 지베렐린이 분비되어 씨방을 성숙시킴) 씨방이 자라서 수박이 되고 알세포가 없어 수정이 되지 않아 씨는 생성되지 않은 씨 없는 수박(미성숙된 씨 등 일부 씨 생성됨)이 되는 것이다.
체세포를 인공적으로 4 배체(tetraploid)로 생성하는 과정은 2 배체(diploid)의 종자나 생장점(growing point)에 식물 종에 맞는 저농도의 콜히친 수용액( 0.05% 정도)을 적정시간(12시간 정도) 처리하여 생성하며 데메콜신(Demecolcine, 콜세미드, colcemid, 콜히친 유도체, 콜히친의 아세틸기를 메틸기로 치환), 오라이잘린(Oryzalin, 분자식 C12H18N4O6S, 디니트로아닐닌 dinitroaniline계통의 제초제), 빈블라스틴(vinblastine, 항암제), 포도필린(Podophyllin), 수화 클로랄(chloral hydrate, Chloralhydrat 최면제), 아세나프텐(acenaphthene), 텍솔(Taxol, 항암제), 노코다졸(nocodazole)도 같은 작용을 한다.
콜히친(colchicine)과 데메콜신(Demecolcine, 콜세미드, colcemid) 등은 현재 유전학, 특히 식물의 세포유전학이나 육종학 연구에서 중요시되고 있다. 예를 들어 콜히친 처리하여 유전적으로 순수한 계통의 식물체를 얻을 수 있다. 식물의 반수체인 화분에 콜히친을 처리하여 배수체로 만들어 화분 배양(花粉培養)을 함으로써 대량의 순수계통의 배(胚)를 생산한다. 이 기술은 화분을 캘러스 상태를 거치지 않고, 바로 배(胚)로 발생시키는 방법이다.
콜히친은 면역 세포인 백혈구 중에서 호중구(好中球: neutrophil)의 작용을 방해한다. 호중구는 염증을 일으키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통풍에 의해 일어나는 염증을 막는 역할을 한다. 위장 및 건선 치료에 쓰이는 항염증제이다.
그리고 콜히친이 간염 바이러스성 간경화 환자의 간암을 예방하며, 간암이 발생할 경우에도 그 시기를 늦추고 환자의 생존기간을 연장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3. 콜히친(colchicine)의 부작용
콜히친은 과거에는 통풍과 류머티즘에 대해 특효약으로 쓰였으며 이외에도 몇 가지 병에 약으로 사용되었다. 통풍 환자에게 필수적인 약제이나 잘못 사용하면 부작용이 생기므로 의사의 지도하에 복용한다. 그래서 최근에는 부작용 때문에 잘 처방되지 않고 있다.
대표적인 부작용은 위장이 나빠지며 면역 세포에 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과다하게 사용하면 척수에 문제가 생기며 빈혈이 일어날 수 있다. 한 번에 많은 양을 섭취하여 중독되었을 경우에는 비소 중독과 비슷한 현상이 일어나서 두통, 발열, 구토, 설사, 복통, 신부전 같은 증상이 일어나며 호흡 곤란으로 사망할 수도 있다.
해독제가 따로 존재하지 않으며, 콜키쿰의 씨앗을 몇 그람만 섭취하더라도 사망할 수 있기 때문에 사용 시에는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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