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

회유(回遊, Fish migration)

진국 2015. 10. 15. 13:40

회유(回遊, Fish migration)

                                                  김진국

1. 회유(回遊, Fish migration)

 대부분의 어류는 바다에서 살거나 민물의 일정한 곳에서 산다. 그런데 어떤 어종은 철새와 같이 일생동안에 이동하면서 살아가는 어종도 있다.
  물고기 등이 한 서식지에서 다른 장소로 무리를 지어서 이동했다가 경로를 찾아 되돌아오는 것을 회유(回遊, Fish migration, 洄游-중국 자전)라 한다. 물고기의 회유는 일반적으로 알을 낳기 위한 장소를 찾아가는 산란 회유(産卵回遊), 먹이를 얻기 위한 채식 회유(採食回遊, 색이 회유, 索餌回遊), 추운 겨울을 피하기 위한 월동 회유(越冬回遊) 등으로 나눈다. 그밖에 계절에 따라 일어나는 경우를 계절 회유라고 한다.
 또 회유 진행 방향에 따라 다른 수역으로 이동하는 수평 회유와 물속 얕은 곳과 깊은 곳 사이에서 상하로 이동이 일어나는 수직 회유로 구별할 수도 있다.
 회유는 스스로 찾아가는 능동적인 행동이지만 바닷물의 흐름 등에 의해 수동적으로 일어나는 어종도 있다.
 이렇게 회유를 하는 어류는 어떻게 장소를 찾아가며, 바다와 육지를 왕래하는 어류는 염분(염류의 농도)이 다른 환경에 어떻게 적응하여 이동하는가를 알아보고자 한다.

2. 연어가 태어난 장소를 찾아가는 방법

 연어는 바다에서 살다가 어떻게 태어난 강으로 되돌아올 수 있을까?
 1951년 하슬러(Arthur Davis Hasler, 1908 ~ 2001, 미국)는 연어는 태어나서부터 바다로 나갈 때까지의 기간에 자신이 태어난 강의 냄새를 기억하고 바다로 내려가 살다가 그 냄새에 의존하여 자신이 태어난 강으로 돌아온다고 주장했다. 그 후 연어에게 발신기를 붙여 연안에서의 이동을 관찰해 본 결과 연어가 자신이 태어난 강물이 흘러나오고 있는지를 탐색하면서 이동하였으며 연어의 뇌파가 자신이 태어난 강물에 강한 반응을 보이는 실험 결과도 있다. 최근의 연구에서 강물 속에 포함된 물질 가운데 연어의 후각을 가장 크게 자극하는 물질이 아미노산이고 강물 속에는 식물 등 단백질에서 유래한 20종의 아미노산이 포함되어 있는데, 연어들은 강마다 다른 아미노산 농도 차이를 후각으로 식별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연어가 태어난 강을 찾는 방법으로 미국 오리건주립대학 연구팀은 퍼시픽 연어가 수천 km를 회귀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화된 지자기 지도를 가지고 태어난다고 주장했다. 어떤 학자는 해류를 따라 이동하다가 찾는다고 설명하기도 한다. 연어가 어떻게 태어난 강으로 되돌아올 수 있는가를 설명하는 지금까지 나온 이론으로는 연어는 지구의 미세한 지자기를 감지할 수 있고 이를 이용하여 넓은 바다에서 태어난 강을 찾을 수 있으며 그다음 연안에서부터는 후각으로 태어난 강을 찾고 강을 거슬러 가면서 태어난 곳을 찾는다고 한다.

3. 어류의 삼투압 적응 방식

 물속에서 살아가는 생물들은 체액의 농도와 물의 농도가 같지 않으므로 에너지(ATP)를 사용하여 체액의 농도를 일정하게 하여야 한다. 그래서 물속에서 살아가는 생물들은 삼투압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수중생물 중에는 주변 환경과 체내의 농도가 같도록 진화해 삼투압이 발생하지 않는 종류들도 있다. 이런 동물들을 삼투 순응형 동물이라고 하는데 해파리와 같은 해양 무척추동물들 중 다수의 종류가 있다. 상어나 가오리 같은 연골어류도 체액 속에 요소를 다량 함유하여 체액 농도가 바닷물의 농도와 비슷해 삼투 현상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바다에 사는 포유동물은 신장에서 걸러 소변으로 배설하는 노폐물인 요소를 재흡수하여 체액의 삼투압을 높임으로써 바닷물과 같게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경골어류의 경우, 체액 농도는 약 1.5% 정도로 민물(염분 0.5 ‰이하)보다는 높고 바닷물의 염분 3.5% 보다는 낮다. 따라서 담수어 경우에는 삼투 현상으로 물이 몸에 흡수되어 팽창하고, 해수어의 경우 물이 몸에서 빠져나가 몸이 수축되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 능동적 작용으로 조절해야 한다.
 체액의 농도가 낮은 물에 사는 민물고기와 체액의 농도보다 높은 바닷물에 사는 바닷물고기의 삼투 현상에 대해 대응하는 방식은 전혀 다르다.

 가. 담수어(淡水魚, 민물고기)의 삼투압 적응 방식

 담수어(민물고기)는 주변 물보다 체액의 농도가 더 높아 물이 몸 안으로 유입되는데 흡수된 물을 내보내어야 한다. 이때 담수어는 에너지를 사용하여 물을 퍼낸다. 즉 담수어는 농도가 낮은 물의 흡수로 체액의 농도가 낮아지는 것을 막기 위해 에너지를 사용하여 체액보다 묽은 소변을 다량 생성하여 배출하는 방식으로 체액의 농도를 유지한다. 그러나 담수어는 농도가 높은 해수에서는 적응하는 방식을 갖지 않아 적응하지 못한다.

 나. 해수어(海水魚, 바닷물고기)의 삼투압 적응 방식

  농어목에 속하는 나폴레옹 피시는 바닷물고기이다. 바닷물고기들은 삼투압에 의한 탈수를 막기 위해 입으로 바닷물을 계속 받아들여 장속에서 에너지를 사용하여 역삼투 방식으로 물은 몸속으로 받아들이고 농축된 무기염류를 아가미에 있는 무기염류 배출 세포를 통해 밖으로 버린다.
 해수어는 체액의 농도가 상대적으로 해수보다 낮으므로 에너지를 사용하여 농도가 높은 해수로 물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고 흡수한 무기염류를 걸러 내보내는 방식이다. 다량의 바닷물을 마시고 소화관을 통해 수분과 염류를 흡수한 뒤, 에너지를 사용하여 염류를 농축해 아가미에 존재하는 무기염류 배출 세포를 통해 몸 밖으로 배출시켜 체액의 농도가 높아지는 것을 방지하여 항상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대개의 물고기들은 물을 퍼내는 방식과 무기염류를 걸러 내보내는 방식 중 하나의 방식을 가지고 주변 환경에 적응해 살아가며 급작스럽게 환경이 바뀌면 적응하지 못하고 죽고 만다. 담수어를 바닷물에 방류한다든가, 해수어를 민물 어항에 넣어두면 얼마 못 가 죽어버리고 마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이다.

 다. 기수어(汽水魚)의 삼투압 적응 방식

 강 하구처럼 바닷물과 강물이 혼합되는 곳의 물은 민물(염분 0.5 ‰이하)보다는 염분이 높고, 바닷물(염분 3.5%)보다는 염분이 낮은데 이를  기수(汽水, brackish water, 소금기 있는 물)라 한다.
어류 중에는 물을 퍼내는 방식과 무기염류를 걸러 내보내는 방식 이 두 가지 방법을 모두 사용하고 있는 종류가 있는데 이런 물고기들을 기수어(汽水魚)라고 한다. 기수어(汽水魚)가 존재하는 기수지역은 매우 넓고 무기염류 농도도 다양해 거의 민물에 가까운 곳부터 심지어는 해수보다 염분이 높은 곳도 있다.
 이런 곳에서 물고기들이 적응해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삼투 적응방식이 다양해야 한다. 그래서 이들은 주변 염류의 농도가 체액보다 낮은 곳에서는 묽은 소변을 다량 배출하고, 염류의 농도가 체액보다 높은 곳에서는 아가미를 통해 무기염류를 배출하여 체액의 농도를 유지시키며 살아간다. 기수 어종에는 기수지역에서 사는 은어, 숭어, 전어 등이 있으며, 뱀장어나 연어처럼 성장 시기에 따라서 강과 바다를 오가며 살아가는 회유 물고기들도 기수어(汽水魚)이다.

* 주연성 담수어(peripheral freshwater fish)

​기수어(汽水魚) 중에서 소하성 어류(溯河性, 바다에서 살다가 산란을 위해 강을 거슬러 올라옴, 연어, 은어, 송어, 빙어, 뱅어, 황복 등)나 강하어(降河魚, 강에서 바다로 내려가는 어류, 뱀장어, 숭어, 무태장어 등)와 같이 일시적으로 이동하는 회유 어종이 아니라 스스로 삼투 조절 능력이 있어 담수와 해수를 언제나 왕래할 수 있는 어류를 주연성 담수어(얼룩동사리, 등황밀어, 큰볏말뚝망둥어 등)라고 한다.

4. 회유의 종류

가. 산란 회유(産卵回遊)

산란 회유는 어류가 겨울을 지난 장소나 생장하던 장소에서 산란하기 위해 필요한 장소로 이동하는 일이다. 큰 호수에 사는 각시붕어는 호수 가운데 살다가 봄의 산란기에는 호수가의 기슭으로 이동하여 물풀 등에 알을 낳는다. 무늬망둑과의 사백어는 호수에서 30m 이상의 깊은 곳에 살고 있다가 봄에 산란을 위해 3m 이하의 얕은 곳으로 이동한다. 태평양의 청어는 수심이 깊은 먼바다에 살다가 봄에 산란을 위해 수심이 얕은 근해로 밀려온다.
 연어, 송어는 산란을 위해 강물을 거슬러 올라온다. 이 같은 어류를 소하성(溯河性, 바다에서 살다가 산란을 위해 강을 거슬러 올라옴) 어류라고 한다.
 청어목 연어과 연어 속의 냉수성 어류인 연어는 민물인 하천에서 태어나 먼바다로 나아가 살다가 자기가 태어난 하천으로 돌아와서 알을 낳고 삶을 마감하는 일생을 가지는 소하성(溯河性, 바다에서 살다가 산란을 위해 강을 거슬러 올라감)이다. 연어는 옛날에 민물인 강에 살던 민물고기였는데 바다로 내려가 살게 되었으며 산란기가 되면 본능적으로 옛날 살았던 강으로 되돌아온다는 것을 의미한다. 소화성 어류에는 연어, 은어, 송어, 빙어, 뱅어, 황복 등이 있다.
 황어는 강물의 기수지역(汽水, 민물과 바닷물이 섞여 염분이 적은 부분, 강 하구 등)과 해안부에 살고 있는데, 산란기에는 강의 중류까지 올라가 산란한다. 이와 같은 물고기를 반소하성어라고 한다. 기수어(汽水魚)들이 어떻게 두 가지 삼투압 적응방식을 가졌는지는 확실히 알지는 못하지만 원시 지구에 무기염류의 농도가 높은 바다에서 진화한 어류들은 점차 민물과 혼합되는 기수지역 근처까지 진출하였으며, 먹이가 풍부한 연안 기수지역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 이들 중 일부는 원래 가지고 있던 무기염류를 걸러 내보내는 방식에 물을 퍼내는 방식을 동시에 지니게 되었다. 이들이 기수어이다. 기수어 중 일부는 다시 강을 거슬러 민물에 올라오게 되었으며 민물에서는 무기염류를 걸러 내보내는 방식은 필요가 없으므로 도태되어 민물고기가 되었을 것이다.
 뱀장어는 산란을 위해 바다로 내려가는데, 이 같은 물고기를 강하어(降河魚, 강에서 바다로 내려가는 어류)라고 하며 뱀장어, 숭어, 무태장어 등이 여기에 속한다.
 유럽에서 서식하는 민물 뱀장어의 산란장은  바다로 나온 다음 대서양을 건너 중앙아메리카 버뮤다 섬 근처의 깊은 바다이며 한국, 중국, 일본의 강에 사는 동북아 뱀장어의 산란장은 한반도에서 3,000㎞나 떨어진 마리아나 열도와 필리핀 근처의 서북 태평양이다. 이렇게 뱀장어가 회유하는 것을 보면 옛날에 심해에 살던 바다고기인 뱀장어가 육지의 민물로 이동하여 살게 되었으며 산란기가 되면 산란하기 위해서 옛날 살던 바다로 본능적으로 되돌아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수어(汽水)가 다양한 삼투압에 쉽게 적응하지만, 바다에 살고 있는 뱀장어를 잡아서 민물에 바로 넣으면 적응하지 못하고 죽는다. 실제 회유하는 어류는 민물과 바닷물을 오가는 중 두 지역의 삼투압을 맞추기 위해 기수(汽水, brackish water, 소금기 있는 물, 강하구 등) 지역을 지나면서 적응하는 기간을 가지는 것이다.

나. 채식회유(採食回遊, 색이 회유, 索餌回遊)

 채식 회유(採食回遊, 캐 먹음, 따먹음)는 색이 회유(索餌回遊, 먹이를 찾아다님)라고도 하며 산란 장소나 월동 장소에서 다시 먹이를 찾아 이동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것을 생육 회유라고도 한다. 소하성(溯河性-바다에 살다가 산란을 위해 강을 거슬러 울라 가는) 어류는 강에서 산란된 알이 부화 후 치어와 유어가 되어 먹이를 찾아 바다로 내려가는 것이므로 채식 회유(색이 회유)에 해당한다.

다. 월동 회유(越冬回遊)

 월동 회유는 채식 장소에서 월동장소(겨울을 지내는 장소)로 이동하는 일이다. 물론 월동 장소를 갖지 않는 어류에서는 볼 수 없다. 예를 들면, 가자미류는 연안 수역에서 생장한 다음 겨울이 다가오면 깊은 바다로 이동하여 비교적 좁은 장소에 모여든다. 이상과 같은 어류의 산란, 색이(채식), 월동 회유는 일생 동안 연쇄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보통이다. 예를 들면, 태평양 연안으로 남하하는 꽁치는  동해안 북쪽 먼바다에서 생장(색이)하다가 가을이 되면 회유가 시작되는데 이동 중에도 생장하면서 산란할 적당한 수온을 쫓아 이동하는 것으로 주 산란기는 5 ~ 8월이며 주 산란 장소는 동해안이다.

라. 고도 회유(highly migratory) 성 어종

  회유성 어류 중에 그 회유 거리가 비교적 먼 거리를 회유하는 어종을 고도회유성 어종이라 하며, 참치류, 새치류, 고래류 등이 여기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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