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국
우리나라에서 옛날부터 믿음을 주지 못하였던 식품 중 가장 심한 것이 꿀과 참기름이었다.
생산하기 어려워 값이 비쌌으므로 소량으로 생산하여 파는 사람에게 많은 사람이 속아서 그냥 먹어왔다.
그럼 대기업에서 식용유를 대량으로, 종류도 다양하게 생산하는 오늘날에는 믿을 수 있는 식용유일까.
1. 옛날 참기름 짜기
집에서 참깨에 묻어 있는 흙과 먼지를 물에 씻고 조리로 일어 건지면 티끌이나 모래 같은 큰 덩어리를 제거할 수 있다(조리로 물을 젓으면 가벼운 깨는 높이 뜨고 무거운 모래는 조금 뜨므로 조리로 높이 뜬 깨를 건지는 것이다.).
이렇게 깨끗이 씻은 참깨를 기름집에 가져가서 기름을 짠다. 1960년대에 할머니를 따라서 기름집에 가본 적이 있다. 기름집에서는 참깨를 솥에 넣고 고소하게 검을 정도로 볶는다. 잘 볶아진 참깨를 기름틀의 파인 홈에 삼베 보자기를 깔고 그 속에 넣는다. 옛날에는 전기도 없던 시절이라 작은 기름집에서는 기름틀에 볶아진 참깨를 넣고 덮개를 덮어 압축 나사에 지렛대를 끼워 사람이 돌리면 압축되어 밑의 구멍으로 기름이 흘러나왔다. 이렇게 한번 짜고는 나사를 풀어 기름을 짜고 남은 깻묵을 집어내어 솥에 넣고 증기로 쪄서 다시 기름틀에 넣어 다시 짰다. 이렇게 두 번을 짜도 기름 량은 많지 않았다.
옛날에는 기름이 많이 나오고 고소하게 하기 위해 매우 심하게 볶아서 짰기 때문에 기름이 맑지 않았다.
이렇게 깨를 검게 되도록 심하게 볶으면 기름에 발암물질인 벤조피렌이 생성되고 트랜스지방도 생성되며 보관할 때 쉽게 산패된다고 한다.
이렇게 옛날 방식으로 짠 참기름은 고소하기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그러다가 도시로 나와 대기업에서 생산한 시중의 참기름을 고가에 구입해서 먹으니 참기름인지 콩기름인지 둔한 나도 구분이 되지 않아 '이게 뭐 참기름이야'라는 생각이 들 뿐이었다. 그러다가 시골에 사시는 분으로부터 참기름을 선물로 받아먹어 본 적이 있었다. 그 맛이란 정말 '참기름'이었다.
그러다가 공장에서 대량으로 기름을 생산하는 방법을 알고는 이렇게(공장에서의 생산 방식) 생산과정을 거침에 따라 참기름이 참기름 같지 않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공장에서 대량 생산 과정에서는 원료에서 기름을 추출하여 정제하며 탈취, 탈색하므로 완전히 순수한 기름성분만으로 생산하기 때문이다.
2. 공장에서 식용유 채유 과정
참깨, 들깨, 올리브 씨, 유채 씨, 콩, 해바라기 씨, 땅콩, 목화씨 등을 원료로 하여 식용유를 생산한다. 식용유를 생산하는 여러 과정 중 중요 과정은 다음과 같다.
가. 껍질 벗기기 및 부수기
껍질이 두껍고 단단한 목화, 낙화생 및 피마자는 먼저 껍질을 벋긴다. 다음에 원료를 Cracking roll로 눌러 가루로 만들어 세포막을 파괴하여 기름이 쉽게 나오게 한다.
나. 원료 볶기
참깨, 들깨, 유채 씨 등 기름을 짤 수 있는 원료를 그대로 눌러서 짜면 나오는 기름의 양이 매우 적다.
그래서 250℃ 이상의 고온에서 원료를 볶는다. 이렇게 가열하면 기름이 열에 녹아 잘 흘러나오게 되고, 단백질은 덩어리가 되므로 기름과 같이 나오지 않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짜낸 기름은 공기 중에 오래 동안 보관하면 기름의 불포화 성분이 과산화수소수로 전환되고 이것이 휘발성인 알데히드, 에스테르, 알코올, 케톤, 탄화수소로 분해되는 산패가 빨리 일어난다.
이렇게 보관 중 산패된 기름은 불쾌한 냄새가 난다.
또 볶을 때 기름에 고열을 가하면 일부 불포화 지방이 트랜스지방으로 변화되고 벤조피렌이 발생하는 문제가 있다.
벤조피렌은 환경호르몬의 일종으로 국제 암연구소에서 지정한 1군 발암물질이다.
그리고 이렇게 열처리하여 채유하면 고온으로 인해 많은 색소, 방향, 및 Gum형태의 물질 등이 기름과 같이 흘러나와 기름의 빛깔이 진하고 맛이 좋지 않을 수가 있다.
그래서 볶지 않고 낮은 온도에서 눌러 짤 수 있지만 짜지는 기름 량이 적어 경제적이지 못하다.
다. 식용유 채유(食用油 採油, edible oil extraction) 방법
압착(壓搾, pressure) 방법과 용매추출( 溶媒抽出, solvent extraction) 방법이 있다.
식용유를 채유(食用油 採油, edible oil extraction)하는 방식에는 원료의 성질과 사용목적에 따라 눌러 짜는 압착(壓搾, pressure) 방법과 용매추출(溶媒抽出, solvent extraction) 방법이 있다.
옛날부터 사용된 눌러 짜는 방식은 원료에 열을 가해 기름을 녹인 후 압력으로 기름을 짜내는 것이다.
눌러 짜는 방식으로 생산된 기름은 여러 종류의 영양성분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어 영양분의 손실이 적지만 산출되는 기름량이 적다. 이렇게 짠 기름의 영양분 성분 중에는 기름보다 열에 약한 성분도 있어 전체적으로 열에 약한 기름이 된다. 그래서 눌러 짜는 방식으로 생산한 기름은 열에 약해 드레싱용으로 많이 사용된다.
압착 올리브유나 압착 들기름, 압착 참기름 등이 있다.
용매추출법은 원료에 휘발성 용매를 사용하여 기름을 녹여낸 후(추출) 용매를 증류하여 용매를 다시 분리함으로써 기름을 얻는 방법이다.(추출의 예. 모래와 소금이 섞여 있는 상태에서
소금을 분리해 내는 방법은 이들에 모래는 녹이지 않고 소금만 녹이는 물을 넣으면 소금만 물에 녹게 되므로 이를 거름종이로 거르면 모래와 소금물이 분리된다. 다시 소금물에서 물을 증발시키면 소금을 분리해 낼 수 있다.).
용매추출방식은 석유에서 분리한 지용성 용매제인 노말 헥산(normal hexane, 기름의 일종)을 넣어 원료로부터 지방 성분을 녹여내는 것이다. 눌러 짜는 방법으로는 깻묵에 많은 기름(3~6%)이 남게 되는데 용매추출법으로는 0.5% 이하의 기름이 남게 되므로 경제적이다. 그래서 대체로 시중에 나오는 많은 기름들이 이 방식으로 생산된다.
다만, 노말 헥산의 안전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노말 헥산은 신경계 손상을 일으키는 위험등급 2급 물질로, 노말 헥산으로 추출한 기름은 노말 헥산을 제거하는 과정을 수행하지만 100% 제거를 할 수는 없다. 그래서 기름에 노말 헥산이 일부 남아있어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다.
현재 식품의약 안전처에서는 식용유 완제품에 대해 노말 헥산의 잔류 량을 5ppm(ppm, Parts Per Million, 백만분의 일)까지 허용하고 있다.
식용유 생산을 이렇게 추출 방식으로 하기 때문에 추출된 기름에는 기름 외에 핵산(DNA, RNA), 단백질 등은 거의 없다. 그래서 유전자 재조합 콩이나 유채 씨 등 GMO를 원료로 생산한 식용유에도 GMO 문제와는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라. 물리적 정제와 화학적 정제
기름을 짠 직 후의 기름에는 불순물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정제 과정을 거친다. 정제에는 크게 물리적 정제와 화학적 정제가 있다. 물리적 정제에는 찌꺼기를 가라앉히는 침강이나 여러 단계의 필터를 통해 깨끗한 기름만을 걸러내는 필터링 방식 등이 있다.
그러나 물리적 정제는 상대적으로 긴 시간과 많은 비용을 필요로 한다. 그래서 식용유를 정제하기 위해서는 대부분 물리적 정제보다 화학적 정제를 이용한다.
화학적 정제는 인지질 제거, 탈산, 탈색, 탈취 등의 과정이 있다.
채유된 기름에는 탈산, 탈색, 탈취 등을 방해하는 인지질이 있다. 그래서 탈산, 탈색, 탈취 등을 하기 전에 인지질을 제거해야 한다. 인지질(Lecithin)은 기름에 녹아 있는데 따뜻한 물 또는 이것에 인산, 붕산, 식염을 가해서 젓게 되면 인지질과 불순물이 물과 엉켜 기름과 분리되어검(gum, 고무) 상태로 되는데 이것을 원심 분리하여 기름에서 제거한다. 이것을 탈검이라 한다.
이어서 기름에 포함된 유리지방산에 의해 기름은 약한 산성을 띠므로 수산화나트륨(양잿물)을 넣어 중화시키는 탈산 과정을 거친다.
투명한 무색의 기름을 만들기 위해 기름 속에 남아있는 황적색인 카로티노이드(Carotenoid), 녹색인 엽록소(Chlorophyll) 등을 산성 백토(acid bentonite, acid clay)나 활성 백토(activated clay, 산성 백토를 황산 처리로 활성을 높여 흡착력과 탈색력을 증가시킨 것)를 넣어 탈색하거나 햇빛의 자외선, 산화제 등으로 탈색한다. 그리고 잡 냄새를 제거하기 위해 진공 상태의 기름에 200℃ 이상의 가열 증기, 이산화탄소(CO2), 수소, 질소 등을 불어넣어 휘발시키는 것이다.
물리적 정제를 하면 원료 고유의 맛과 향, 색이 그대로 남아있다. 그러나 화학적 정제를 하게 되면 투명하고 맑지만 무색무취한 기름이 된다. 기름 성분만 남고 불순물 즉 기름이 아닌 다른 모든 영양성분까지도 제거한다.
3. 공장에서 추출방법으로 생산된 식용유의 문제점
카놀라유, 해바라기씨유, 포도씨유 등은 리놀레산(linoleic acid, C18H32O2)이라는 불포화지방산(이중결합 2개)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리놀레산은 필수지방산으로 혈관에 콜레스테롤이 쌓이는 것을 막아주고 피부 노화를 방지하는 등 건강에 좋은 성분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리놀레산은 콩이나 옥수수, 씨앗, 열매 등에서 식물 식용유를 추출하는 정제 과정에서 추출용매와 열에 의해 산화되어 하이드록시노네날(hydroxynonenal)이라는 독성 물질이 생성된다.
일반적으로 하이드록시노네날(hydroxynonenal)은 지질이 과산화되어 생성되며 분자식은 C9H16O2이다.
하이드록시노네날(hydroxynonenal)은 신경세포를 건강하게 유지시키는 아밀로이드(amyloid) 단백질을 산화시켜 연쇄적으로 뇌세포에 악영향을 미치고 결국 뇌세포를 죽인다는 것이다.
아밀로이드(amyloid)는 여러 개의 단백질들이 뭉쳐 섬유 모양을 형성할 수 있는 단백질들의 응집체이다.
치매,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하는 물질이 하이드록시노네날(hydroxynonenal)이라고 주장하는 과학자들이 있다.
영국 템플대학 의대 도메니코 프라티코 교수팀은
카놀라유가 치매의 발병원인인 아밀로이드 플라크(amyloid plaque)를 증가시키고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베타 아밀로이드 I ~ 40을 감소시킨다고 발표했다.
그래서 카놀라유를 장기간 먹으면 뇌신경세포에 영향을 미쳐 뇌세포가 죽고 기억력 등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것이다.
식용유를 추출하는 과정에 열을 가하거나 용매제를 사용하여 생산한 식물성 기름은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이다.
4. 식용유 튀김요리
삶는 조리법은 물에 식품재료를 넣고 가열하므로 물의 끓는 온도인 100°C 를 넘지 않고 요리가 된다. 이와는 달리 기름에 튀기는 요리는 기름의 끓는 온도인 최하 170°C (virgin olive oil) 이상의 온도에서 요리가 된다.
정제 오일인 퓨어 올리브 오일(pure olive oil), 카눌라유 등의 식용유는 끓는점이 300°C 정도이고 짠 식용유는 불순물이 섞여 있어 발화점이 200°C 정도로 낮다. 발화점이 낮은 식용유는 생체용으로 사용한다.
120°C이상의 고온에서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인 아스파라긴(asparagine, 두 개의 카르복시기를 가진 비필수 아미노산)과 알데하이드기(aldehyde group)나 케톤기(ketone group)를 가진 환원당(reducing sugar, 포도당, 과당, 엿당 등)이 만나면 아크릴아마이드(acrylamide, C3H5NO)가 생성된다.
아크릴아마이드는 뉴런(neuron)에 이상을 일으켜 신경계의 마비 증상을 가져오고 또 발암물질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밀가루나 감자처럼 탄수화물이 많이 든 식품을 식용유에 튀겨 먹으면 건강에 좋지 않은 것이다.
특히 끓는점이 낮은 버진 올리브유(virgin olive oil, 짠 올리브유) 같은 생체 용인 식용유를 튀김에 사용하면 쉽게 탈뿐만 아니라 올리브유의 특별한 성분인 식물성스테롤, 스쿠알렌, 토코페롤, 폴리페놀 등이 사라진다.
5. 식용유 사용량을 줄이자.
건강에 좋은 식용유는 씨앗이나 열매를 수확한 즉시 높은 온도로 가열하지 않고 압착식으로 뽑아낸 식물성 기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소비자가 원하는 식용유는 어떻게 생산하면 될까?
각 생산과정에서 좋게 생각되는 방식을 하나하나 짚어보면 기름이 적게 생산되는 덜 볶는 방법을 쓰고 눌러 짜는 방법을 쓰며, 기름을 맑게 하기 위해 오랜 시간이 걸리는 물리적 방법을 이용하고, 탈산, 탈취, 탈색에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는 방식으로 기름을 짜면 좋은 기름이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소비자는 식용유 회사가 이런 방식으로 식용유를 생산하기를 원하겠지만 이런 방식으로 식용유를 생산한다면 식용유 값이 얼마나 비싸게 될까?
그래서 이런 생산과정으로 식용유를 생산하는 회사가 있을까?
시중의 일반 식용유가 맑고 투명하게 보이는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반 식용유는 기름 성분 이외는 모두 걸러지고 오직 기름 성분과 일부 덜 휘발된 추출 용매, 탈취, 탈색 물질들이 허용범위 내의 양만큼 남아있는 것이다. 맛, 냄새, 기름이 아닌 다양한 영양분 등은 모두 제거된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몸에 가장 좋은 기름 성분이 들어 있는 종자를 골라서 해로운 요소를 모두 배제하여 짜낸 기름, 인위적으로 맛과 향을 제거하지 않아 맛과 향이 그대로 남아있도록 생산한 식용유를 시중에서 구할 수 있을까?
각 소비자가 기름 사용량을 줄이는 것이 최선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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