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

호르몬의 발견(베일리스와 스탈링의 세크레틴 발견과 아돌프 부테난트의  페로몬 발견, 식물 호르몬 발견)

진국 2017. 9. 19. 10:55

                            김진국

 우리 몸의 정보전달은 신경계와 호르몬에 의해 일어난다. 신경은 전기적으로 신호를 전달하여 전달 속도가 빠르고 전달 부위가 좁고 지속시간이 짧게 작용한다. 반면에 호르몬은 물질이 신호를 전달하므로 전달 속도가 느리고 전달 부위가 넓으며 지속시간이 길게 작용한다.

1. 베일리스와 스탈링의 세크레틴(secretin) 발견

 20세기 초반까지 몸 안에서의 모든 정보 전달은 신경계를 통해 일어난다고 알려져 있었다.
 호르몬은 영국의 생리학자 베일리스(Bayliss, William Maddock, 1860 ~ 1924)와 스탈링(Ernest Henry Starling, 1866 ~ 1927)에 의해 1902년에 발견된 세크레틴(secretin)이 처음이었다.
 다음은 베일리스와 스탈링의 세크레틴(secretin)  발견 과정이다.
 1902년 영국의 생리학자 베일리스와 스탈링은 소화관에서 일어나는 소화 과정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연구를 시작하였다. 이들은 음식물이 위에서 십이지장으로 내려오면 이자액이 분비된다는 것을 관찰했다. 십이지장에 음식물이 도달하면 어떻게 이자액이 분비되는지 그 과정을 밝히려 하였다. 그 당시에는 인체 내에서 모든 정보의 전달은 신경계를 통해 일어난다고 알려져 있었기 때문에 베일리스와 스탈링은 당연히 신경계에 의해 십이지장에서 신호가 이자에 전달되어 이자에서 소화액이 십이지장으로 분비될 것이라고 예측하였다. 그래서 십이지장에 음식물이 내려왔다는 신호를 신경이 이자에 전달하는지를 확인해 보고자 했다. 이들은 이것을 확인하기 위하여 개를 실험의 재료로 이용해서 이자에 연결된 신경을 모두 잘라 보았다. 그러나 신경이 절단된 개에서 음식물이 위에서 십이지장으로 내려갈 때 이자는 계속 이자액을 분비하였다.
 신경계에 의해 신호가 전달되지 않는다는 결과인 것이다. 베일리스와 스탈링은 뜻밖의 결과에 놀랐다.
 신경계에 의해 신호가 전달되지 않는다면 다른 신호 전달 체계가 있다는 말인가? 그러면 어떤 것이 있을까?
 체내에서 신경계 외에 연결된 것은 물질을 운반하는 혈관이 있었다. 그래서 혈관으로 물질이 이동하여 정보를 전달하였을 것이라고 가설을 세웠다. 그러나 신경과는 달리 혈관은 복잡하고 모두 절단할 경우 이자가 작용할 수 없기 때문에 문제가 되었다. 그래서 생각해 낸  방법이 두 마리의 개를 이용하는 것이었다. 한 마리의 개에서 음식물이 위에서 십이지장으로 내려간 직 후에 십이지장 벽에서 분비하는 물질을 추출하여 먹이를 주지 않은 다른 개의 혈관에 주사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한 결과 혈관에 주사를 맞은 개에서는 위에서 십이지장으로 음식이 내려오지 않았는데도 이자에서 이자액이 분비되었다. 이로써 음식이 위에서 십이지장으로 내려가면 음식물의 자극을 받은 십이지장에서 어떤 화학물질을 혈관으로 분비하고 혈액이 이를 이자로 운반하여 이자의 소화샘을 자극하면 이자액이 분비된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두 사람은 이 화학물질을 분비한다는 의미의 ‘세크레틴(secretin)’이라고 명명했다.
 식탁에서 음식물을 눈으로 보기만 해도 위에서는 벌써 위액이 분비된다. 위액은 미각,  후각, 시각, 생각 등에 의한 부교감신경에 의해서도 분비되기 때문이다.  음식물이 위로 내려와 위벽을 자극하면 유문 부근의 위벽에서  호르몬인 가스트린(gastrin)이 혈관으로 분비되어 위샘을 자극하면 펩시노겐과 염산이 분비된다. 그 결과 위속은 pH2.5의 강산이 되어 살균 작용을 한다. 그리고 펩시노겐은 염산에 의해 펩신으로 활성화되어 단백질을 분해시킨다.
 위에서 소화된 음식물은 십이지장으로 내려가야 하지만 음식물이 내려가지 못하게 괄약근으로 된 유문이 막고 있다. 내려간 음식물이 소화된 다음 음식물이 내려가야 소화가 잘 되기 때문이다. 또 위속 강산성의 음식물이 목으로 역류하면 식도가 상하므로 분문이 막고 있다.
 이자액에는 탄산수소 나트륨(NaHCO3)이 있어서 세크레틴의 작용으로 이자액이 십이지장으로 들어가면 위에서 먼저 내려온 강산성 물질과 섞여서 약 염기성으로 된다. 이렇게 십이지장에서 약 염기성이 되면 유문이 열려서 위에서 음식물이 다시 내려오고 십이지장의 음식물이 산성이면 유문이 열리지 않게 되는데 이를 유문 반사라 한다. 유문 반사로 유문이 열려 음식물이 위에서 십이지장으로 내려와 위액 중의 H+가 십이지장 벽을 자극하면 십이지장 벽에서 세크레틴(secretin, 호르몬)이 혈관으로 분비되어 이자를 자극한다.
Secretin은 이자의 샘 꽈리 중심 세포(centroacinar cell)에 작용하여 알칼리액(NaHCO3, 탄산수소 나트륨)의 분비를 촉진하고 콜레시스토키닌의 작용을 촉진하는 작용도 한다. 이렇게 이자에서 분비된 이자액은 이자관을 통해 십이지장으로 분비된다.
동시에 음식물(아미노산, 지방산)이 십이지장 벽을 자극하면 십이지 장벽에서 쓸개즙 방출과 이자를 자극하는 호르몬인 콜레시스토키닌이 분비되어 쓸개에서 쓸개즙이 쓸개관을 통해 분비된다. 쓸개즙은 알칼리성인 황금색의 액체로서 대부분이 물이며, 담즙 산염, 담즙 색소, 콜레스테롤, 무기염류 및 레시틴(인지질의 일종) 등이 포함되어 있다.
 쓸개에서 나오는 쓸개즙은 지방덩어리를 잘게 부수는 유화 작용을 하며, 장에서 지용성 비타민의 흡수를 원활히 해 준다.
그리고 콜레시스토키닌은 이자의 샘 꽈리 세포에 작용하여 이자 효소의 분비를 촉진한다.
1905년 베일리스(Bayliss, William Maddock, 1860 ~ 1924)와 스탈링(Ernest Henry Starling, 1866 ~ 1927)은 세크레틴(secretin)과 같이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화학물질을 통틀어 ‘호르몬(Hormone)’이라고 부르기를 제안하였다. 호르몬(Hormone)은 “활성을 일으킨다”라는 뜻의 그리스어 Hormaen에서 유래되었다. 1921년에는 벤딩에 의해 혈당량을 낮추는 인슐린이 발견되었다.
 호르몬을 생산하여 분비하는 샘(腺, 샘 선)과 조직들을 내분비계라 한다.
이와 같이 호르몬은 분비하는 곳과 작용하는 곳이 달라 혈관으로 운반되고 기관 특이성이 있어 호르몬마다 작용하는 표적기관이 정해져 있다. 아주 적은 양으로 작용하고 양이 부족하거나 많으면 결핍증, 과다증이 나타난다. 종 특이성이 없어 돼지 인슐린을 사람에 사용할 수도 있다.
가스트린, 세크레틴, 인슐린, 성장호르몬,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호르몬 등 대부분의 호르몬은 단백질이지만 성호르몬, 부신피질 호르몬(당질 코르티코이드, 무기질 코르티코이드) 등은 콜레스테롤 유도체(Steroid)로 되어 있고 에피네프린(Ephinephrine, Adrenalin), 노르에피네프린(Norephinephrine, Noradrenelin), 도파민(Dopamine), 갑상선 호르몬(Thyroid hormone) 등은 아미노산 유도체(아민, Amine)이다.

2. 아돌프 프리드리히 요한 부테난트의 페로몬(pheromone) 발견

장 앙리 파브르(Jean Henri Fabre,1823 ~ 1915, 프)는 갓 부화한 산누에나방 암컷에 수백 마리의 수컷 산누에 나방이 모여드는 것을 관찰했으나 암컷 나방이 어떻게 수컷 나방을 유인했는지 그 방법을 알아내지 못했다. 그 후 50년이 지난 1956년에  아돌프 프리드리히 요한 부테난트 (Adolf Friedrich Johann Butenandt, 1903 ~ 1995, 독, 생화학자, 1939년 노벨생화학상)가 20년 동안 50만 마리의 암컷 누에나방 배마디에 있는 분비샘을 떼어 모은 혼합물에서 강력한 성 유인물질을 찾아 추출했다. 이 물질을 ‘봄비 콜(bombykol)’이라고 명명하였다.
 봄비 콜(bombykol)과 같이 동일 종의 동물에서 개체 간에 신호를 전달하는 기체 상태의 화학물질을 밖으로 발산하는데 이런 외분비 호르몬을 페터 칼손(Peter Karlson, 독일, 생화학자)과 마틴 뤼셔(Martin Lüscher, 스위스, 곤충학자)는 1959년에 발표한 논문에서 ‘페로몬(pheromone)'이라 하였다.
페로몬은 그 작용에 따라 생리적 작용 페로몬과 행동적 작용 페로몬으로 크게 구분된다. 생리적 작용 페로몬으로는 곤충의 생식 능력을 억제하거나 변태를 일으키는 호르몬이 있으며 행동적 작용 페로몬으로는 암컷이 수컷을 끌거나 곤충 사회에서 계급을 분화하게 한다. 여왕벌이 집을 나가면 일벌들이 여왕벌을 따라 나가는 것도 여왕벌이 페로몬을 분비하기 때문이다.  
 사람도 페로몬을 분비한다고 한다. 자매가 같이 살면 생리주기가 비슷해지기도 하고 또 여성은 배란일에 남성을 끄는 힘이 강하다고 한다.

3. 식물 호르몬의 발견

작스(Julius von Sachs, 1832 ~ 1897, 독일, 식물학자, 작스 식물 배양액)는 식물의 대칭과 나이테의 형성에 관여하는 빛과 중력의 영향을 조사하여 식물의 굴성(향성, tropism)에 대한 연구 내용을 식물학 교과서(Lehrbuch der Botanik, 1868)에 기록하였으며 그리고 1879년 생장하는 식물의 운동에 영향을 미치는 빛과 중력에 대한 실험을 하기 위해 빛과 중력 같은 외부 요인을 무력화시키는 기구인 시계장치로 작동하는 식물 회전기(植物回轉機, klinostat, clinostat, 1879)를 발명하였다.
1880년 찰스 다윈(Charles Robert Darwin, 1809 ~ 1882, 진화론)과 그의 아들 프란시스 다윈(Francis Darwin, 1848 ~ 1925)이 카나리새풀(Canary grass, Phalaris canariensis)과 귀리(Oat, Avena sativa)의 자엽초(子葉鞘, coleoptiles, 떡잎 덮게)를 이용한 햇빛 차단을 다르게 한 실험(정상인 자엽초, 자엽초 끝을 제거한 경우, 자엽초 끝을 불투명한 뚜껑으로 덮은 경우, 자엽초 아래쪽을 불투명한 물질로 가린 경우)에서 햇빛에 의한 식물의 생장을 조절하는 물질이 자엽초 끝에서 생성된다는 것을 발견하여 식물의 운동력(The Power of Movement in Plants)이라는 책에 서술하였다.
1913년 덴마크의 페테르 보이센 옌센(Peter Boysen Jensen, 1883 ~ 1959)은 귀리 자엽초 정단부를 완전히 잘라서 자른 위치에 한천을 끼워놓고 한쪽에서 빛을 쪼이면 빌을 쪼이는 방향으로 굽어 자랐다. 또 자엽초에 운모로 생장조절 물질의 이동을 부분적으로 차단하는 실험을 하여 생장물질의 생성은 자엽초의 맨 끝부분(정단부)이지만 약간 아랫부분에서 생장이 활발히 일어나고 그 부분에서 구부러진다는 것을 밝혔다.
1919년 팔(A. Paal, Árpád Paál, 1889 ~ 1943, 헝가리, 식물학자)은 자엽초 끝을 잘라 한쪽으로 치우치게 놓고 암실에 두었을 때 놓인 하부에서 생장이 촉진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그리고 팔(Árpád Paál)은 식물호르몬이란 용어를 처음 사용하였다.
1928년 네덜란드의 생물학자 프리츠 벤트(Frits W. Went, 1903 ~ 1990)는 한천을 이용한 귀리(Avena sativa) 자엽초(子葉鞘, coleoptiles, 떡잎 덮게)로 실험을 하여 이 물질이 확산되는 화학물질이라는 것을 처음으로 밝혔다. 자엽초 끝부분을 올려놓았던 한천 조각을 잘라낸 자엽초에 다시 올려놓았을 때 생장이 일어남을 관찰하였던 것이다.
벤트와 유사한 실험이 콜로드니(Nikolai Grigoryevich Cholodny, 1882 ~ 1953, 러시아)에 의해서도 수행되었다. 이들의 연구결과를 "콜로드니-벤트 가설(Cholodny-Went model)"이라 한다. "콜로드니-벤트 가설"에서는 빛을 한쪽 방향으로 비춰주면 정단부에 존재하는 화학물질이 빛이 비치는 반대 방향 쪽 측면으로 재 분포되어 세포의 차등적인 신장을 촉진함으로써 굴광성(屈光性, phototropism) 반응이 나타난다고 주장하였다.
1933년 프리츠 쾨글(Fritz Kögl, 1897 ~ 1859, 독일, 화학자)은 이런 생장 물질을 사람의 오줌에서 분리하여 옥신(auxin)이라고 명명하였다.
옥신(auxin)은 식물 호르몬(plant hormone)의 연구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식물 생장 호르몬이다.
1934년 케네스 티만(Kenneth V. Thimann, 1904 ~ 1997, 영국, 식물생리학이자, 미생물학자)이 처음으로 정제하여 화학적 구조가 인돌-3-아세트산(indole-3-acetic acid, IAA, 분자식 C10H9NO2)이라는 것을 밝혔다.
식물호르몬 중에서 가장 오랜 연구 역사를 가진 호르몬은 옥신(auxin)이지만 최초로 발견된 호르몬은 지베렐린(gibberellin, 1926, 일본, 쿠로사와 에이치, 黒沢英一)이고, 그 외에도 사이토키닌(cytokinin, 1955, 미국, C.O. Miller, Folke Skoog,  F.M. Strong), 에틸렌(ethylene, 1901, 러시아, 넬주보프 Dimitry Neljubow), 앱시스산(abscisic acid, ABA, 미국, Frederick T. Addicott)이 있으며 브라시노스테로이드(brassinosteroid, 1979, M. D. Grove), 살리실산(salicylic acid), 자스몬 산(jasmonic acid), 스트리고락톤(strigolactone) 등은 최근에 발견된 식물 호르몬이다.

호르몬(Hormone)의 발견 (베일리스와 스탈링의 세크레틴(secretin) 발견, 페르몬(pheromone)).hwp


호르몬(Hormone)의 발견 (베일리스와 스탈링의 세크레틴(secretin) 발견, 페르몬(pheromone)).hwp
0.03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