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

과당의 과다섭취와 건강

진국 2020. 1. 8. 13:56

과당(fructose)은 포도당(glucose), 갈락토오스(galactose)와 함께 탄수화물에 속하는 단당류(monosaccharide)이며 과일에 많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천연 과당은 꿀과 과일에 많이 들어 있으며 설탕(雪糖, sugar, sucrose, 자당 蔗糖)은 포도당과 과당이 결합된 이당류(二糖類, disaccharide)이므로 소화되면 포도당과 과당이 같은 비율로 생성된다. 과당의 당도는 설탕의 1.5배 정도로 당 중에서 가장 달다. 과당은 건강을 해치는 나쁜 물질은 아니지만 어떤 조직에서나 분해되어 이용되는 포도당과는 달리 간에서 90%가량이 분해되어 이용되거나 지방으로 저장된다. 그래서 많이 섭취하면 간에 부담을 주게 되고 간이 좋지 않은 사람에게는 문제가 될 수 있다.
현대에는 경제생활이 풍족해짐에 따라 단맛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과당을 과다하게 섭취함에 따라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과당은 꿀, 과일, 설탕뿐만 아니라 상업용 음료수나 패스트푸드(fast food) 등에 인공 과당으로 많이 들어있어 모르는 사이에 많은 양이 섭취되고 있다.
이들 식품에는 건강을 이유로 규제가 심한 설탕 대신 값이 싼 액상과당(HFCS, high fructose maize syrup, 고과당 옥수수 시럽, glucose, fructose, Glucose Fructose syrup)을 많이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액상과당은 값싼 옥수수를 원료로 만든다. 옥수수의 전분을 효소로 분해하면 대부분이 포도당이 생성되고 엿당과 올리고당 등도 일부 생성된다.
그런데 포도당의 당도는 설탕의 반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과당의 당도는 설탕의 1.5배로 높다. 그래서 효소를 첨가하여 다시 포도당을 당도가 높은 과당으로 전환시켜 이용하는 것이다. 그 결과 액상과당(물엿의 일종, 옛날의 물엿은 엿당이 주성분)은 과당이 50% 정도이고 포도당, 올리고당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액상과당은 설탕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당도가 높아 가공식품에 많이 쓰인다. 그래서 우리는 알게 모르게 과당을 많이 섭취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설탕(포도당과 과당의 결합)은 다시 포도당과 과당으로 소화되어야 흡수되지만 포도당과 과당은 단당류로 이당류인 설탕(포도당과 과당의 결합)보다 GI(glycemic index, 혈당지수)가 더 높아 체내에서 빨리 흡수된다.
혈액에 흡수된 포도당은 혈당이 높아지면 인슐린의 작용으로 간에 글리코겐으로 임시 저장되거나 지방으로 전환된다.
그런데 과당(fructose)은 혈액에 흡수되어도 포도당과는 달리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는다. 혈액에 흡수된 과당은 인슐린에 의해 조절을 받지 않으므로 혈당을 높이는 것이다. 그리고 과당을 섭취하여 포만이 되어도 인슐린이 작용하지 않으므로 지방세포가 렙틴(식욕억제 호르몬)을 분비하지 않아 과당을 계속 먹게 된다.
포도당과 과당 같은 환원당은 혈관 속에서 단백질, 지방 등과 당화반응(glycation, 糖化反應)과 산화반응 등을 일으켜 최종 당산화물(AGEs, advanced glycation end products)을 형성한다.
당화반응(glycation, 糖化反應)은 비 효소적 화학반응으로 포도당(glucose, 글루코오스)이나 과당(fructose, 프락토오스) 등 환원당의 카르보닐기와 단백질의 N말단아미노기, 리신의 ε(입실론)-아미노기가 반응하여 시프염기(Schiff base, RCH=NR)를 형성하고 아미도리화합물(Amadori compound)을 생성하는 반응이며 이어서 반응성이 큰 디옥시글루코손(Deoxyglucosone)을 생성하고 펜토시딘(Pentosidine) 등의 최종 당산화물(AGEs, advanced glycation end products)을 생성한다.
그리고 과당은 포도당보다 분자의 고리 구조가 불안정하여 당화반응(glycation, 糖化反應)이 더 잘 일어난다.
혈당을 당화혈색소(HbA1c)로 검사하는데 이는 당과 헤모글로빈이 당화반응(glycation, 糖化反應)으로 결합한 당화 헤모글로빈(glycated hemoglobin, HbA1c) 량을 측정하는 것이다.
최종 당산화물(AGEs)은 요리할 때도 생성되는데 바비큐, 구이, 굽기, 튀기기 등과 같이 고온으로 요리하면 생으로 요리할 때보다 최종 당산화물(AGEs)이 10~100배로 많이 생성되지만 섭취한 최종 당산화물(AGEs)이 소장에서 모두 흡수되는 것은 아니고 분자가 작은 물질만 흡수된다.
최종 당산화물(AGEs)은 분해되는 양보다 생성되고 흡수되는 양이 많으면 쌓여서 노화, 당뇨합병증, 동맥경화, 만성 신장병, 알츠하이머병 등의 발병에 관여한다고 알려졌다.
인슐린의 작용을 받지 않는 과당은 포도당보다 혈액에 머무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기 때문에 단백질, 지방 등과 최종 당산화물(AGEs)을 생성하기 더욱 쉬운 것이다.
음식물의 섭취로 혈액에 포도당량이 증가되면 이자(췌장)에서 인슐린이 혈액으로 분비되어 포도당을 세포로 흡수시키고 간에서는 글리코겐으로 전환하여 혈당량을 낮추지만 혈액에 과당량이 증가해도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아 과당이 혈액에 머무는 시간이 긴 것이다.
포도당이나 과당이 분해가 되면 아세틸 Co-A로 전환이 되는데 아세틸 Co-A는 지방산이나 아미노산보다 우리 몸에서 에너지원으로 더 잘 이용된다. 그래서 포도당, 과당을 과다 섭취하면 에너지 원으로 이용되지 못하고 남은 지방과 단백질은 중성지방이나 콜레스테롤로 전환되어 혈중 지질량 증가(고지혈증), 비만, 지방간, 고혈압, 당뇨병 등으로 이어진다.
술도 안 먹는 데 왜 지방간이냐 하는 사람도 있는데, 술을 안 먹어도 생길 수 있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앞에서 설명한 것과 같이 탄수화물의 과다 섭취로 인해서도 일어날 수 있으며 중성지방이 풍부한 식단에서 중성지방이 소장 점막에 흡수되어 킬로미크론(chylomicrons)을 형성하여 공급되거나 지방세포에서 유래된 유리지방산에 의해서도 유도될 수 있다.
그리고 과당을 과다 섭취하면 과당의 분해과정에서 과다한 Xanthine dehydrogenase(잔틴 탈수소 효소) 효소의 활성화로 인해서 퓨린이 요산(Uric Acid)으로 생성되는 것을 증가시키므로 통풍이 발병될 수 있다.
요산(C5H4N4O3, 분자량 168)은 핵산의 구성물질인 AMP 등의 퓨린(염기)이 탈수소 반응을 일으킨 것으로 인체에서는 핵산이 분해될 때 생성되며 조류, 파충류 등은 암모니아를 불수용성인 요산으로 전환하여 배출한다.
요산은 간과 소장의 퍼옥시좀(Peroxisome)에서 퓨린(purine)이 xanthine oxidase(잔틴 산화효소) 또는 xanthine dehydrogenase(잔틴 탈수소 효소)에 의해 탈수소로 생성된다.
대부분의 포유류(유인원을 제외한)에서는 간에서 urate oxidase(요산 산화효소, uricase 우리카아제)에 의해 allantoin(알란토인, C4H6N4O3, 환 구조)으로 산화되어 배출된다.
하지만 인간에서는 진화과정에서 돌연변이가 일어나 uricase(우리카아제, 요산 산화효소, urate oxidase)가 생성되지 않아 분해되지 않는 것이다. 사람의 혈중에 있는 요산의 70%가량은 죽은 세포핵의 핵산(DNA, RNA)이 분해되어 발생하는 퓨린에 의해 생성되고, 30%는 음식으로 섭취된 핵산의 퓨린으로부터 형성되는데 이들 대부분은 요산 형태 그대로 신장을 통해 배설된다. 그런데 요산 생성이 심하게 증가되거나 배설이 감소되는 상황에서는 혈중 요산 농도가 증가된다.
혈 중 요산 농도가 높으면 요산은 불수용성이므로 그들끼리 결정체를 이루는데 뾰족한 결정체가 혈관을 찔러 통증을 일으키며 관절 등에 축적을 일으켜 튀어 오르고 아프게 되는 병이 통풍이다.
과당의 분해과정 중 Xanthine dehydrogenase(잔틴 탈수소 효소) 효소의 활성이 높아졌을 때 핵산(DNA, RNA)이 분해되어 퓨린(DNA, RNA를 구성하는 뉴클레오타이드의 염기)이 증가되면 Xanthine dehydrogenase(잔틴 탈수소 효소) 효소에 의해 탈수소 반응이 일어나 요산이 생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인체에 요산이 증가되면 신장을 손상시킬 수 있으며 통풍이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통풍 환자에는 요산의 생성을 줄이기 위해서 육류, 등 푸른 생선, 맥주 등의 음식을 제한하고 있다.
여기에 설탕, 과당, 과일, 벌꿀 등의 섭취도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포도당과 과당 등 탄수화물의 과다 섭취는 체내의 중성지방과 콜레스테롤 생성을 높일 수 있다.
포도당과 과당이 간에서 분해되어 전환된 아세틸 Co-A는 유리지방산으로 합성되고, 유리지방산은 또 중성지질(TG)로 전환된다.
아세틸 Co-A는 콜레스테롤 합성에 이용되기도 한다.
넓게 설명하면 중성지방과 콜레스테롤은 지방 섭취뿐만 아니라 과다 섭취한 포도당, 과당, 설탕, 녹말 등의 탄수화물과 단백질에 의해서도 생성된다.
포도당, 과당, 설탕 등 당을 많이 섭취하게 되면 렙틴 저항성이 생겨서 많이 먹어도 포만감이 생기지 않아 더욱 많이 먹게 된다.
또 과당이 소장에서 완전히 흡수되지 않으면 대장으로 내려가 유해균의 먹이가 되므로 유해균이 증가하게 되고 유해 독소를 과다 생성하게 된다.
유해균에 의해 생성된 내독소(LPS, Lipopolysaccharide, 그람음성균의 외막에 존재하는 지질 다당)가 체내로 흡수되어 혈류를 타고 간으로 이동하여 림프구(대식세포 등)의 TLR4(톨유사수용체)를 자극하면 이들 세포에서 사이토카인과 매개체를 방출하여 염증과 인슐린 저항성을 일으키게 됨에 따라 당뇨병이 유발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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