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국
1. 음식 섭취 욕구와 공급량 조절
식사 후 상당한 시간이 지나면 배가 고프고 음식에 대한 욕구가 생긴다.
위에 들어온 음식이 소화되어 내려가고 비면 위와 이자(췌장) 등에서는 그렐린(ghrelin, hunger hormone, 공복 호르몬)을 분비하여 시상하부(간뇌의 아래 부분)를 자극하고 시상하부에서 대뇌를 자극하면 식욕이 발생한다.
이에 따라 식사를 하여 배가 불러오면 지방세포에서 식욕억제 호르몬인 렙틴(leptin)을 분비한다. 렙틴(leptin)은 시상하부(간뇌의 아래 부분)를 자극하고 시상하부에서 대뇌를 자극하면 식욕이 억제된다.
그렐린(ghrelin)과 렙틴(leptin)은 길항작용으로 식욕을 조절한다.
배가 고프면 그렐린(ghrelin)의 분비는 증가하고 렙틴(leptin)의 분비는 감소하여 식욕을 증가시키고 식사로 배가 부르면 그렐린(ghrelin)의 분비는 감소하고 렙틴(leptin)의 분비는 증가하여 식욕을 감소시켜 섭취해야 하는 음식물의 총량을 결정하는 것이다.
사람은 쓸 수 있는 에너지가 부족하면 죽기 때문에 섭취가 부족하게 될 때를 대비하여 사용량 이상으로 섭취하여 저장하려는 속성이 있다.
특히 단식을 한 후나 스트레스를 받거나 잠이 부족하면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데 이때 사용량 이상으로 많은 양을 섭취하려는 보상 심리가 생겨 그렐린(ghrelin)의 분비가 증가되면 식욕이 강해져 음식을 많이 먹게 되며 또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므로 더 많이 먹게 된다.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렙틴(leptin)은 포만 정도에 비례해서 분비되는 것이 아니고 어느 정도 이상의 포만에서 분비되며 과식을 자주 하면 렙틴(leptin)에 대한 저항성이 생겨 작용을 할 수없게 된다. 지방세포에서 렙틴(leptin)이 분비되는 것은 렙틴(leptin)이 식욕을 억제할 뿐만 아니라 에너지 사용을 촉진하는 작용을 하므로 지방세포를 보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옛날 수렵 시절에는 사냥감이 부족하고 활동량이 많아 식욕을 채워줄 수 없었지만 풍족한 현대에는 의지로 억제하지 않으면 계속 먹게 되어 음식 중독에 걸리게 되고 비만으로 이어져 고혈압, 고지혈증, 지방간, 당뇨병 등이 발생하는 것이다.
2. 영양소 종류와 소화 흡수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물에는 유기물(탄소화합물)인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바이타민과 무기물인 무기 염류(minerals, 미네랄)와 물이 있다.
탄수화물은 인체 구성 물질로는 4%이고 주로 에너지원으로 이용되며 탄수화물 중에서 다당류인 녹말과 이당류인 엿당은 소화효소에 의해 포도당으로 분해된다.
이당류인 설탕은 포도당과 과당으로, 젖당은 포도당과 갈락토오스로 분해된다.
삼당류(단당류가 3개 결합된 것)에서 십당류(단당류가 10개 결합된 것)까지의 올리고당(oligosaccharides)은 소화흡수는 되지 않지만 단맛을 낸다.
탄수화물은 지방과 단백질에 비해 빠르게 소화된다. 탄수화물이 완전히 소화된 단당류의 포도당, 과당, 갈락토오스는 소장의 모세혈관으로 흡수된다. 셀룰로오스(섬유소)는 소화효소가 인체의 장내에 없어 분해되지 않아 흡수되지 않지만 포만감을 주고 배변을 쉽게 하며 콜레스테롤을 흡수하여 배출하는 등의 작용을 한다.
알코올은 소화가 필요 없고 분자가 작아 흡수가 매우 빠르다. 그리고 포도당, 과당, 갈락토오스, 시트르산(구연산) 등은 소화 과정 없이 바로 흡수되므로 급히 에너지 공급이 필요한 경우에 이용될 수 있다.
특히 사람은 당류를 좋아하는데 당류를 섭취하면 소화흡수가 빠르므로 다른 영양소 섭취 때보다 에너지 공급이 빨라 에너지 부족으로 위급할 때 대처할 수 있고 또 신경작용의 에너지원으로 포도당이 주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몸의 구성물질(세포막 등, 7%), 저장 물질, 조절물질(호르몬 등), 에너지원으로 이용되는 지방은 쓸개즙으로 분리되어 마이셀로 되면 라이페이스의 작용으로 지방산과 모노글리세라이즈로 분해되어 마이셀이 소장 벽에 붙으면 소장의 암죽관(림프관)으로 흡수되어 다시 지방으로 합성되고 카알로마이크론(chylomicrons, 단백질, 인지질, 중성지방, 콜레스테롤 등으로 구성된 마이셀 구조)을 형성하며 혈액으로 유입되어 간으로 운반된다.
대부분이 몸의 구성물질(15%)과 조절물질(효소, 호르몬 등)로 이용되며 에너지원으로도 이용되는 단백질은 위산으로 입체구조가 분해되고 펩신, 트립신, 펩티테이스 등의 소화효소에 의해 여러 단계를 거쳐 아미노산으로 분해된다. 아미노산도 소장의 모세혈관으로 대량 이동통로를 통해 능동 수송으로 흡수된다.
이들은 각각의 이동 통로를 통해 에너지로 사용하여 강제로 흡수하는 능동 수송으로 이루어진다. 이와 같이 영양소가 충분히 흡수되어 혈액의 영양분 농도가 높아지면 흡수가 느려지고 일부는 배설되는 것이다.
몸의 조절 물질로 이용되는 필수 영양소인 바이타민은 극소량이라 에너지원으로 이용될 수 없고 특히 친수성 바이타민은 저장이 되지 않으므로 매일 흡수해야 한다. 바이타민 D는 자외선에 의해 체내 합성이 가능하다.
무기염류((minerals, 비탄소화합물)는 몸의 구성 물질(4%)로 이용되고 조절작용을 한다.
인체 구성물질의 70%는 물이다. 인체의 모든 작용은 효소에 의한 화학반응이고 물을 용매로 하여 일어나므로 물의 흡수는 중요하다. 마신 물보다 오줌이나 땀, 호흡으로 더 많은 양의 물이 배출되는 것은 영양소가 분해될 때 물이 생성되기 때문이다.
유전자로 이루어진 핵산(DNA, RNA)의 소화 흡수 과정을 보면 위에서 먼저 핵단백질을 분해한 다음 이자에서 분비되는 소화 효소에 의해 DNA와 RNA는 뉴클레오타이드(base + sugar + phasphate)로 분해된다. 대부분의 뉴클레오타이드는 그대로 흡수되지만 다시 인산(phasphate)과 뉴클레오시드(base + sugar)로 분해되어 소장에서 모세혈관으로 흡수된다.
뉴클레오타이드로 흡수되면 소장의 세포에서 그대로 이용되거나 뉴클레오타이데이스(nucleotidase)에 의해 뉴클레오사이드(염기+당), 인산으로 분해되거나 뉴클레오사이드는 다시 뉴클레오사이데이스(nucleosidase)에 의해 당, 염기 형태로 분해된다.
3. 혈액의 양분 이동과 세포 흡수 조절
섭취한 음식이 소화되어 혈액으로 흡수되면 혈액에 영양분이 일정하게 유지되면서 조직세포에 공급되어야 한다. 그래서 먼저 이자에서 혈당량을 감소시키는 인슐린(insulin)과 혈당량을 증가시키는 글루카곤(glucagon)이 분비되어 혈당량을 일정하게 유지되도록 조절한다. 식사 후 혈당이 높아지면 글루카곤의 분비는 감소하고 인슐린의 분비가 증가된다.
인슐린은 간에서 혈액의 포도당을 글리코겐(glycogen, 글리코젠)으로 임시 저장시키고 세포의 포도당 흡수를 촉진하여 혈당량을 낮춘다.
식사 후 상당한 시간이 경과하는 동안 혈당이 세포에 흡수되어 혈당량이 낮아지면 인슐린의 분비는 감소하고 글루카곤의 분비는 증가한다. 글루카곤은 임시 저장된 글리코겐(glycogen, 글리코젠)을 포도당으로 전환되어 혈당량을 증가시킨다.
식사 후 음식물이 소장에서 소화 흡수된 포도당, 과당, 갈락토오스, 중성지방, 콜레스테롤, 아미노산 등은 혈액과 같이 이동하면서 세포에 흡수되어 이용된다.
과당, 지방, 아미노산 등은 세포막의 통로를 통해 농도차로 인한 수동 수송으로 세포에 흡수되지만 포도당은 인슐린이 작용해야 세포막의 포도당 이동통로(glucose transporter-4)가 열려 세포로 흡수된다. 세포가 필요로 하는 에너지의 양을 포도당 유입을 조절하여 맞추는 것이다. 더욱이 세포 내에 에너지 공급이 과잉이면 미토콘드리아에서 생성된 P-Ser(세린 인산화)이란 물질이 포도당 유입 통로를 차단해 버려 인슐린이 작용해도 이 통로는 열리지 않는다. 이것도 인슐린 저항성의 하나이다.
지방은 암죽관(lacteal, 림프관)으로 흡수되어 카알로마이크론(chylomicrons)을 형성하여 혈관을 통해 간으로 이동하고 간에서는 VLDL(very low density lipoprotein, 초저밀도 지질단백질)를 형성하여 혈액과 같이 혈관으로 이동하며 모세혈관에 존재하는 분해 호소에 의해 VLDL(very low density lipoprotein, 초저밀도 지질단백질)이 분해되어 세포막에 부착되면 세포에 필요한 지방이 흡수된다. 흡수되고 남은 것이 LDL(low density lipoprotein, 저밀도 지질단백질)과 HDL(high density lipoprotein, 고밀도 지질단백질)이 되는데 LDL은 혈관벽에 붙는 등 많이 생성되면 건강에 해를 끼치며 HDL은 불필요한 콜레스테롤을 간으로 운반하고 간에서 중성지방을 받아들여 VLDL을 형성한 다음 혈관으로 다시 방출되어 세포에 지방을 공급하게 된다. 간에서는 콜레스테롤을 이용하여 담즙 등을 생성한다.
그리고 간에서는 과다한 지방을 저장한다.
소장의 모세혈관으로 흡수된 아미노산은 혈관을 따라 이동하면서 세포막의 이동통로를 농도 차이로 일어나는 수동 수송으로 세포에 흡수되어 단백질 합성에 이용되거나 세포질에서 아미노기를 제거하고 미토콘드리아로 유입되어 에너지 생성에 이용된다. 아미노산은 에너지원으로 이용되기가 매우 쉽다.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은 서로 다른 영양소로 변화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포도당이 부족하면 지방이나 단백질을 분해하여 다시 포도당으로 합성하기도 하는데 이를 당의 신성이라 한다. 음식 섭취량이 적어 에너지가 부족하면 탄수화물과 저장해 놓았던 지방은 물론이고 몸을 구성하고 있는 단백질까지 분해하여 이용한다.
이와 같이 에너지가 부족한 때를 대비하기 위해 우리 몸은 계속 음식물을 섭취하려고 한다. 섭취한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중에서 사용하고 남은 것은 어느 것이나 지방으로 변화시켜 저장한다. 즉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등의 영양소 중 어느 것을 많이 먹든 관계없이 흡수한 총량이 사용한 총량보다 많으면 그 차이만큼은 지방으로 전환되어 혈액, 간, 피하, 내장 등 몸의 곳곳에 저장된다. 이렇게 저장된 지방은 체내에서 이용할 수 있는 에너지를 모두 사용하고 난 다음 최후에 사용되므로 지방을 줄이는 것은 쉽지 않다.
이렇게 비만이 되면 지방세포는 인슐린의 작용을 방해하는 물질을 분비하여 인슐린 저항성을 일으킨다. 세포가 포도당을 흡수하지 못하게 하여 세포 내 영양분이 과잉 흡수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다. 이렇게 포도당이 세포에 흡수되지 않으면 혈당이 높게 유지되고 너무 높으면 산장에서 포도당을 재흡수할 수 없어 오줌으로 포도당을 버리게 된다. 그리고 혈액에서는 혈당의 증가로 점성이 높아져 혈액이 잘 흐르지 않게 되며 포도당과 혈액 찌꺼기가 뭉쳐 모세혈관을 조금씩 막아 오랜 시간이 지나면 그 기관의 기능을 점진적으로 못하게 되는 것이다.
신장, 신경, 눈, 근육 등에 문제가 생기는데 이를 당뇨병의 합병증이라 한다.
영양분이 과잉이 되면 혈액에도 지질(중성지방, 콜레스테롤 등)이 넘쳐나게 되는데 이를 고지혈증이라 한다. 고지혈증이 되면 혈관벽에 산화된 콜레스테롤(cholesterol)이 쌓이고 이들이 조직으로 침투하면 면역세포가 산화콜레스테롤을 이물질로 간주하고 모여들어 이들을 잡아먹고 죽어서 시체로 혈관 상피층 내부에 쌓인 것이 죽상동맥경화이다.
지방이 체내에 축적되면 비만이 되고 특히 지방이 간에 5% 이상 쌓이면 지방간이 된다. 간은 독소를 분해할 뿐만 아니라 우리 몸에 필요한 많은 물질을 분해하고 합성하는 화학공장이다. 지방간이 되면 간의 작용이 방해를 받을 뿐만 아니라 간경화, 간암으로 발전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4. 음식의 섭취와 운동
탄수화물이 소화되어 포도당이 생성되고 흡수되면 혈당량이 증가되어 인슐린 분비를 촉진한다. 특히 혈당지수(GI, Glycemic Index)가 높은 당류(단당류와 이당류)와 밥(백미), 그리고 정제 제분한 밀가루로 만든 빵, 국수류 등을 많이 섭취하면 빨리 흡수되므로 혈당이 급격히 높아지고 이에 따라 인슐린이 정상치보다 많이 분비된다. 인슐린은 필요할 때에는 필요량보다 더 많이 분비되고 불필요할 때에는 필요량보다 더 적게 분비되기 때문이다.
인슐린이 자주 많이 분비되면 건강에 좋지 않다. 인슐린이 많이 분비되면 혈당이 정상치보다 낮아지므로 배고픔을 느끼게 되어 더 많이 먹게 된다. 과다한 인슐린 작용으로 세포에 많이 흡수된 당은 지방으로 저장된다. 지방이 많이 쌓이면 지방세포는 지방이 적게 생성되도록 인슐린 작용을 방해하는 인슐린 저항성 물질을 분비한다. 인슐린의 작용이 무력화되면 당뇨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인슐린 과다 분비를 막기 위해서는 혈당량이 높아지지 않게 해야 한다. 혈당량이 높아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당류의 섭취를 줄이고 껍질이 있어 소화가 느린 통 곡류를 섭취해야 한다. 탄수화물도 지방과 단백질이 혼합되어 있으면 소화가 느리기 때문이다. 백미나 밀가루는 껍질을 벗기고 대부분 녹말만 남아 있어 소화흡수가 빠르지만 현미, 귀리(oat), 보리, 호밀(rye), 콩 종류 등은 소화가 느려 흡수가 조금씩 일어나므로 GI(Glycemic Index, 혈당지수, 포도당 대비 흡수 속도 비)가 낮다.
지방과 단백질 섭취는 급격한 혈당 상승과는 관계없지만 많은 양의 지방, 단백질이 소화 흡수되어 세포가 이들을 흡수하여 이용하면 이들을 이용한 만큼 포도당이 남기 때문에 혈당량이 높아지는 것이다.
비만인 사람이 체중을 줄이기 위해서는 섭취하여 흡수되는 영양소의 에너지보다는 체내에서 사용하는 에너지 량이 많아야 한다.
보통 하루 3번의 식사로 영양분을 섭취하면 충분한 운동을 하여도 체중은 줄어들지 않는다. 간식 없이 식사량을 1/3 가량 줄여도 운동하지 않으면 체중은 별로 줄지 않을 것이다. 음식물 섭취량을 줄이면 혈액 속의 양분이 적어 소화된 음식물로부터 더 많은 양의 영양분이 흡수되고 대변으로 버려지는 영양분은 줄어들기 때문이다.
운동을 하지 않고 음식 섭취량을 더욱 줄이면 체중이 줄어든다. 이때 문제는 지방만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근육량이 감소되고 변비로 고생하는 등의 부작용이 생긴다. 그래서 음식 섭취량을 조금 줄이고 운동을 해서 에너지 소모량을 느리면 몸의 이상도 없고 근육량은 줄어들지 않으며 체지방이 더 많은 에너지로 사용되어 체중이 감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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