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

화학적 진화(chemical evolution, 유기물합성, 막 형성, 핵산의 진화)

진국 2014. 5. 28. 17:58

                                        김진국
 
 원시 생명체가 탄생하기 전에 원시 생명체에 필요한 물질이 무기물(원시 대기)에서 간단한 유기물(탄소화합물) 합성, 간단한 유기물(탄소화합물)에서 복잡한 유기물(탄소화합물), 복잡한 유기물(탄소화합물)로부터 막 구조가 합성되는 과정을 화학적 진화라 한다.
 46억 년 전에 탄생된 지구는 냉각됨에 따라 40억 년 전쯤에는 대기 중의 수증기가 냉각되어 지표면에 내려옴에 따라 낮은 지표면에는 물로 채워져 바다가 되었고 바다는 아직 뜨거웠다. 공기 중에서나 바닷속에서는 서서히 간단한 유기물(탄소화합물)이 생성되었다. 당시 지표면이나 해수면은 우주 자외선 및 화산활동 가스에 의한 극한 환경이었지만 자외선이 차단된 심해에서는 무산소 대기로 탄화수소 유기화합물이 매우 적어 오히려 생명체의 탄생에 필요한 유기물 합성에 적당한 환경이었다.
 특히 심해의 해저 표면에 존재하는 심해 열수구(Hydrothermal Vents, 해저에 존재하는 열수 온천)는 열수구에서 내뿜는 열과 다량의 촉매가 될 만한 무기물(각종 미네랄, 운모, 방해석 등)이 많이 공급되어서 유기물(탄소화합물) 합성반응을 촉진시켰을 것이다. 간단한 유기물이 뜨거운 바다에서 복잡한 유기물(탄소화합물)로 합성되고 인지질의 단위막 구조도 생성됨에 따라 막 속에 이들 복잡한 유기물(탄소화합물)이 갇히고 농도가 높아짐에 따라 화학반응이 가속화되어 생명현상을 가진 세포가 출현하게 되었으며 다양한 유기체들을 형성하는 진화가 일어나게 되었다.  

1. 오파린의 생명의 기원(Origin of life)

46억 년 전에 탄생한 지구는 점점 식어감에 따라 원시 대기와 원시 바다가 생겨났다. 원시 지구는 많은 에너지가 공급되었으므로 뜨거웠으며 물질의 화학반응이 지금보다 훨씬 잘 일어날 수 있었다.
원시 대기에는 오존층이 없었으므로 태양 자외선이 무방비 상태로 들어오고 번개가 일어나 공기 중의 물질의 반응을 쉽게 할 수 있었다.
원시 바다도 아직 높은 온도를 유지하였으며 수중 화산 폭발 등으로 많은 에너지가 공급되어 물질의 반응을 쉽게 할 수 있었다.
 38억 년 전에 원시 지구의 바다에서 생명이 탄생하였다고 한다.
생명의 기원(abiogenesis, origin of life)에는 여러 설이 있지만 그 때의 자연환경에서 비생물적 물질로부터 생물이 자연발생(Abiogenesis) 하였다는 오파린의 생명 기원설이 가장 널리 알려졌다.
 1923년 소련 과학자 오파린(Aleksandr Ivanovich Oparin, 1894 ~ 1980)은  암모니아, 메탄, 수증기, 수소로 구성된 원시 대기에 번개나 태양의 자외선이 가해지면 가장 간단한 유기화합물(탄소화합물)인 아미노산, 시안화수소 등이 합성될 수 있으며 이들이 빗물에 씻겨 바다로 들어가면 뜨거운 바닷물에서 간단한 유기화합물(탄소화합물)인 아미노산, 시안화수소 등이 화학반응을 일으켜 단백질, 뉴클레오타이드, 핵산, 탄수화물, 지방 등 고분자 탄소화합물이 생성될 수 있다고 했다. 더운 바닷물 속에서 다시 코아세르베이트(coacervate)라는 단백질 막구조를 형성하고 이 막이 핵산과 같은 고분자 물질을 둘러싸서 단세포와 같은 생명체로 발전하였을 것이라는 생명 기원설을 제시하였다.

2. 간단한 유기물 합성

  1923년 오파린(Aleksandr Ivanovich Oparin, 1894 ~ 1980)의 생명 기원설 발표 후 30년이 지난 1952년 미국의 밀러(Stanley L. Miller, 1930 ~ 2007)는 오파린의 가설을 확인하기 위한 실험을 수행했다. 그는 실험실에서 원시 대기 성분을 혼합하고 전기적 충격을 가함으로써 몇몇의 아미노산과 다른 단순한 화합물을 합성했다. 같은 실험으로 DNA 성분인 아데닌과, 단백질을 형성하는 20여 가지의 아미노산을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오파린과 밀러의 연구는 난관에 봉착했다. 원시 지구 대기의 주성분은 메탄, 암모니아, 수소, 물이 아니고 이산화탄소, 질소, 수소, 수증기일 가능성이 높다는 설이 나온 것이다.
 최근의 연구는 이산화탄소, 질소, 수소, 수증기로부터 메탄, 암모니아가 소량 합성될 수 있지만 메탄, 암모니아가 희박하게 존재하는 상태에서의 화학합성에 의한 간단한 유기물이 합성될 수 있을까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실험에서 아미노산은 적게 산출될 뿐만 아니라 빠르게 산화되어 없어진다는 것이다.

3. 복잡한 유기물 합성

 공기 중에서나 심해 열수에서 풍부한 에너지를 공급받아 합성된 간단한 유기화합물(organic compounds)인 아미노산(amino acid), 시안화수소(Hydrogen Cyanide, HCN) 등이 빗물에 씻겨 바다로 들어가면 뜨거운 바닷물 속에서 화학반응을 일으켜 단백질, 뉴클레오타이드, 핵산, 탄수화물, 지방 등 고분자 탄소화합물이 생성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폭스(Fox, Sydney W, 1912 ~ 1998, 미국) 등은  뜨겁고 건조한 조건하에서 200개의 아미노산으로 이루어진 폴리펩타이드를 생성하는 데 성공하여 단백질(폴리펩타이드)이 합성되는 것을 실험으로 증명하였다.

4. 세포막 형성

 오파린(Aleksandr Ivanovich Oparin, 1894 ~ 1980, 소련)은 단백질에 열을 가한 후 식히면 막 구조가 형성된다는 것을 발견하고 이 막구조를 코아세르베이트( coacervate)라고 하였다. 오파린은 최초의 생물의 세포막은 단백질 막이었을 것이고 했다.
폭스(Fox, Sydney W, 1912 ~ 1998, 미국) 등은 뜨겁고 건조한 자연 조건하에서 생성된 단백질(폴리펩타이드)의 집합을 열성 프로테노이드(thermal proteinoid)라 하였으며 식히면 마이크로스피어(microsphere, 막구조) 형태를 가진다고 하였다.
 현재 세포막은 단백질막이라기보다는 2층으로 된 인지질 막이 생명 생성에 간여했을 것이라고 한다. 현재의 모든 생물의 단위막 구조는 인지질과 단백질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실험으로 물에 많은 양의 인지질을 넣으면 물에 인지질이 분산되어다가 인지질의 친수성과 소수성에 의해 재배치가 되어 물방울을 둘러싸는 인지질이 두 층으로 된 막 구조를 만들 수 있으며 이를 리포솜(Liposome)이라 한다.
리포솜(Liposome)은 1961년 영국의 케임브리지 대학교의 알렉 D. 뱅햄(Alec Douglas Bangham, 1921 ~ 2010, 영국, 생물 물리학자)이 처음 밝혔으며 여러 분야에 이용되고 있다.
리포솜(Liposome)은 성장하고 분리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막 구조물은 살아있는 세포가 아니다. 막 구조물은 어떤 물질대사 작용도 할 수 없고 핵산을 복제하여 세포분열을 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5. 핵산의 생성과 진화

 핵산은 원시 핵산에서부터 TNA → RNA → DNA로 화학 진화가 일어났다.
일단 어느 정도 길이의 핵산이 되면 그 다음부터는 가장 안정화된 형태를 유지한 핵산들이 자연선택과 유사하게 중간체를 보존하면서 계속 반응이 일어나는 누적 선택(cumulative selection)이 작용하게 된다.

가. 뉴클레오타이드와 핵산의 합성 및 핵산의 복제

 생명이 탄생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물질은 뉴클레오티드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핵산의 생성이다. 핵산의 기원은 40억 년 전 지구의 원시 바닷속에서 당, 염기(base) 등의 합성으로 생성되었다.
염기 분자, 당분자, 인산 분자가 결합하여 뉴클레오타이드(당-염기-인산으로 구성, 보통 간단히 염기라고 함, AGCT-DNA 구성, AGCU-RNA 구성)가 합성되었다. 이들 뉴클레오타이드 여러 개가 결합된 핵산이 합성되고 자기 복제가 이루어져 자기 복제 분자(self-replicating molecules)를 합성하는 것이 생명 탄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다.
 최초의 원시 생명체는 인지질 막 속에 있던 핵산이 우연히 자기 복제가 일어나 똑같은 생물 개체가 생성되었을 것이고 이후 자기 복제를 계속해서 같은 유전정보를 가진 개체 수가 많아졌을 것이다.

나. DNA 기원설

 현존하는 대부분의 생물체에서는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유전정보가 DNA에 있다. 단백질(protein)은 DNA에서 전사(transcription)된 mRNA(유전정보-아미노산 결합 순서)가 리보솜에 결합되면 mRNA 유전정보에 맞추어 아미노산(amino acid)이 tRNA에 의해 끌려와 아미노산 사이에 펩타이드 결합이 일어나 폴리펩타이드로 합성되는데 이를 번역(translation)이라 하며 이때 합성된 폴리펩타이드가 단백질이다.
생명체에는 형질이 다양하고 이 형질을 나타내는 물질이 단백질이므로 단백질이 유전자일 것이라고 생각되어 왔으나 정자와 난자에 의해서 이렇게 많은 단백질이 자손에 전해질 수 없다는 것이 밝혀졌으며 단백질 합성에 있어서 DNA가 유전정보로 작용하고 RNA는 정보 전달자로 작용하는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처음 생겨난 핵산 형태는 DNA라고 알려져 왔다.

다. RNA 기원설

 그런데 생명체가 탄생할 때 처음부터 DNA가 존재했다는 기존 생명 기원설은 생명기원의 역설이 된다. 
원래 단백질이 번역되려면 주형가닥이 되는 DNA와 전사되는 mRNA가 있어야 하고, 단백질은 정보를 담은 DNA 핵산이 있어야 만들어진다.
최초 생명체가 탄생에 필요한 자기 복제가 가능한 핵산이 나오려면 최초에 DNA와 단백질이 동시에 모두 갖추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원시 지구에서 이런 환경이 형성되기는 어려운 것이다.
 1981년 토머스 체크(Thomas Cech, 1947 ~ , 미국)가 테트라히네마(Tetrahynema)란 작은 벌레에서 리보자임(ribozyme)을 발견하였다.
리보자임(ribozyme, Ribonucleic acid + Enzyme)은 리보오스(ribose)에 효소를 뜻하는 엔자임(enzyme)을 합성한 단어다. RNA가 효소의 기능도 수행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의 몸에는 여러 종류의 RNA가 있는데 그 중 짧은 micro RNA 등의 특정 RNA는 자기 스스로 효소(단백질) 없이 촉매(catalyst)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오늘날 모든 RNA는 자신을 복제할 때 효소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리보자임만은 다른 효소의 도움 없이도 스스로를 분해하고 결합시킬 수 있으며 복제하는 능력이 있다.
RNA 분자가 자기 복제 분자(self-replicating molecules) 능력을 가지는 것이다. 즉 RNA는 자가 촉매 작용으로 주위 염기들을 모아 자신을 복제할 수 있다. 특정 조건에서 자기 복제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현재에는 최초 생명체의 핵산이 DNA가 아니라 혼자서 간단히 유전정보 저장과 효소로 작용할 수 있는 RNA라는 것이다.
2001년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화이트헤드 연구소(the Whitehead Institute) 존스턴(W. K. Johnston) 연구팀은 인공 합성한 리보자임을 이용해 RNA를 염기서열 14개 길이까지 정확히 복제하는 데 성공했다. 성공률도 98.5%로 매우 높았다. 이 사실은 단백질이 존재하지 않았던 먼 옛날, RNA가 효소의 기능도 함께 수행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RNA는 뉴클레오타이드와 결합할 수 있기 때문에 효소의 도움을 받으면 자신의 정보를 DNA로 옮기는 역전사를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생물에서는 현재 일어나고 있지 않지만, 레트로바이러스(retrovirus) 계열(RNA만 있는 바이러스, HIV - AIDS 바이러스 등) 등 일부 바이러스 생물체에서는 아직도 RNA를 유전정보로 이용하고 있으며, RNA에서 DNA에로의 역전사(Reverse transcription)가 일어난다.
 RNA가 DNA로 진화가 일어난 다음에는 DNA가 유전정보 저장 기능을 함에 따라 RNA는 다른 기능을 하게 되었다. RNA는 DNA보다 불안정하여 돌연변이가 잘 일어나므로 더 많은 변종이 태어날 수 있었다.
RNA는 새롭고 유익한 기능을 가진 mRNA, rRNA, tRNA 외에도 여러 종류가 생성되었다. mRNA, rRNA, tRNA는 DNA의 유전정보에 따라 단백질을 합성하는 일에 관여하게 되었으며 외부의 적과 싸우는 데도 관여한다.
마이크로(micro) RNA는 20 ~ 25개 염기서열로 이뤄진 작은 RNA 조각으로, 수백 종이 있으며 세포 곳곳에서 유전정보 발현을 조절한다.
그리고 마이크로 RNA는 사람 세포에서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는 역할도 한다.
그리고 RNA에는 병을 일으키는 침입자인 바이로이드(viroid)가 있다. 바이러스가 RNA 또는 DNA와 이를 둘러싼 단백질 껍질로 이뤄졌다면, 바이로이드는 껍질 없이 RNA 만으로 이뤄졌으며 바이러스 처럼 숙주 세포(host cell)를 이용해 자신을 복제한다.
주로 식물에서만 병을 일으키며, 생명 활동을 영위하는 것들 중 가장 작은 존재다. 모든 RNA가 세포 내에서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지만 바이로이드는 독립적인 병원체로 행동하는 특이 종이다.
 세포의 핵심 기능을 맡았던 원시 리보자임은 오늘날 일부 종에서만 남아있다.

라. 큰 RNA 분자 생성

 RNA 분자 스스로 복제하는 능력의 생성으로 세균(박테리아)과 같은 원핵세포(prokaryote)의 생명이 탄생했으며 이어서 점점 복잡한 생명체로 진화하였다고 과학자들은 생각해 왔다. 그러나 현재의 분석 모델들에 의하면, 원시 바다에 존재하는 작은 RNA 분자들은 복제에 필요한 유기물질의 농도가 낮으므로 큰 RNA 분자를 가진 복잡한 원시 생명체로 발생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과학자들은 심해 열수 분출구(hydrothermal vents)가 복잡한 생명체의 진화를 촉진했다는 것이다. 화산지대 심해 열수 분출구(hydrothermal vent)의 다공성 바위 속에 긴 RNA 분자들이 존재하고 있었고, 이곳은 독특한 온도 조건을 갖추고 있어 복잡한 생물체가 진화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열수 분출구란 지각의 갈라진 틈에서 초고온의 물이 분출되는 곳을 말한다. 초기 지구는 지각변동이 활발히 일어나, 오늘날보다 열수 분출구가 많이 존재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열수 분출구의 물에는 특히 유기물질이 풍부하여, 생명 탄생이 적합한 곳으로 알려져 왔다.
2007년 디터 브라운(Dieter Braun, 1970 ~ , 독일, 실험 생물물리학) 등은 열수 분출구 주변의 바위에 난 구멍을 관찰하여 다음과 같은 가설을 세웠다.
구멍은 위와 아래가 열려 있고, 다양한 크기의 RNA 분자들이 있는 희석액으로 가득 차 있다. 뜨거운 쪽(초고온수가 분출되는 곳에서 가까운 곳)의 용액은 밀도가 낮아져 구멍을 통해 솟아 오르게 된다. 그중 일부는 위 구멍으로 흘러나오고, 구멍의 아랫부분은 유기물질이 좀 더 풍부한 물로 채워지게 된다. 나머지 용액은 차가운 쪽으로 확산되며 다시 아래로 내려간다.
열 영동(thermophoresis, 열 이동, 열 확산, 관의 중간중간에 퇴적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 놓고는 관의 아래쪽에 혼합물을 넣고 아래쪽에서 열을 가하면 관 속의 혼합물은 대류를 일으키는데 대류를 일으키는 열에너지가 위로 갈수록 약해져 온도 경사(구배)가 형성됨에 따라 혼합물 중의 입자가 큰 분자들은 아래쪽에, 입자가 작은 분자들은 위쪽까지 이동함으로 점진적으로 분리되어 중간중간에 쌓여 분리됨)이라는 물리적 효과로 인해 용액 속의 대전(帶電)된 분자들은 차가운 물 속에 축적되는데, 큰 분자는 전하를 더 많이 갖고 있기 때문에 작은 분자들보다 더 많이 축적된다. 따라서 작은 RNA 분자는 위 구멍으로 탈출할 가능성이 높고 큰 분자들은 구멍 내부에 모이게 된다. 그 결과 구멍 내부에는 지속적으로 유기물질을 공급받아 농도가 높아지므로 계속 복제가 일어날 수 있어 큰 분자가 생성될 수 있다. 온도의 주기적 변화가 일어나 RNA 이중나선을 분해하는 작용을 함으로써, RNA의 복제가 더욱 용이하게 되었다고 해석했다.
 이상과 같은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브라운 교수는 유리로 된 모세관망(網)을 이용하여 다공성 암석을 구현했다. 그러고는 구멍에 물을 채우고 한쪽에서 열을 가했다. 그리고 구멍의 아래쪽에서 DNA를 용해시켜 구멍으로 들어가게 했다.(RNA를 사용하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실험실에서 RNA를 복제하는 것은 매우 어렵고 DNA는 PCR이라는 표준방법을 이용하면 쉽게 복제할 수 있다. 열 영동 및 포획 메커니즘은 DNA나 RNA나 동일하게 적용된다.)
실험 결과 큰 DNA 분자들이 작은 DNA 분자보다 모세관 안에 더 많이 축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큰 RNA 분자는 열수 분출구 암석의 구멍 안에서 더 많이 복제가 일어나 수가 많아졌고, 작은 RNA 분자들은 물에 희석되어 사라졌다고 할 수 있다.

마. RNA에서 DNA로 진화

 외가닥인 RNA만을 가진 생물은 RNA가 쉽게 잘려 분해되고 복제 과정이 불안정하여 돌연변이가 일어나기 때문에 불안정하여 종으로 고정되기 어려우므로 세월이 흐름에 따라 복제나 정보 저장에 더 안정적인 DNA를 가지는 생물로 진화되었다. DNA는 두 가닥이 서로 단단히 결합하고 있어 화학적으로 매우 안정하다.

바. RNA보다 TNA가 먼저 생성

 원시 지구에서 자연적으로 RNA가 생겨나기엔 RNA가 너무 복잡하므로 원시 생명체가 탄생할 때 RNA보다 더 간단한 물질이 먼저 유전정보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
 존 차풋(John Chaput, 1893 ~ 1983, 미국) 교수는 RNA가 생명의 기원이 되었을 거라는 가설에 대해 의문을 가졌으며 RNA 보다 더 간단한 물질인 TNA(threose nucleic acid, 트레오스 핵산)을 핵산의 기원 물질이라 했다.
 차풋 교수팀은 TNA에서 효소 기능을 발견했는데 TNA가 RNA처럼 특정 단백질에 달라붙을 수 있게 3차원 구조에서 접히는 현상이 나타났으므로 TNA가 생화학 반응을 조절하는 효소로 기능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 분자 구조상 TNA는 RNA보다 탄소 원자가 하나 적고 크기도 작기 때문에 더 단순한 반응에서 만들어질 수 있으므로 생물 발생 이전(prebiotic) 시대에 TNA가 RNA보다 먼저 생성되었다는 것이다.
TNA는 DNA나 RNA와 비슷한 고분자 화합물이지만 당골격(sugar backbone)에서 다르며 자연적으로 형성되지 않고 화학적인 합성은 가능하다. DNA와 RNA는 디옥시리보오스(데옥시리보스, deoxyribose, 5탄당, C5H10O4)와 리보오스(ribose, 5탄당, C5H10O5)라는 당골격(sugar backbone)을 갖고 있다.
그러나 TNA의 당골격(sugar backbone)은 인산 결합(phosphodiester bonds)에 의해 연결되는 알데히드 형의 단당인 트레오스(threose, 4탄당, C4H8O4)로 이루어져 있다. 이 트레오스 분자는 리보스(ribose, 5탄당, C5H10O5)보다 결합하기가 훨씬 쉽기 때문에 RNA의 전구체(precursor)가 되기 용이하다. 생물 발생 이전에 TNA(threose nucleic acid, 트레오스 핵산)가 합성되었으며 다시 RNA(Ribonucleic acid, 리보핵산)로 변화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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