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

인체의 적응과 진화

진국 2014. 5. 28. 16:00

인체의 적응과 진화 


                                                     김진국

1. 지역별 환경의 차이

 지구는 둥글기 때문에 위도에 따라 각 지방이 받는 빛의 양, 자외선의 양이 다르고, 기온도 다르다. 위도에 따른 기후환경요인의 차이를 보면 저위도 지방(열대지방)은 고위도 지방(극지방)에 비해 연중 일사량이 많아 상대적으로 밝고, 기온이 높으며 자외선도 많이 들어온다. 저위도 지방(열대지방)이 태양에너지를 많이 받는 이유는 고위도 지방(극지방)은 햇빛을 경사지게(태양의 고도가 낮음) 받는데 비해 저위도 지방은 햇빛이 땅에 직각으로(태양의 고도가 높음) 비추이기 때문이며, 자외선은 대부분이 오존층에 의해 차단되지만 일부가 지구로 들어오는데 그중 일부가 공기 중의 오염물질에 의해서 흡수된다. 고위도 지방에서는 햇빛이 경사지게 쪼이면 단위면적당 받는 자외선 양도 적을 뿐만 아니라 빛이 공기층을 길게 통과하게 되어 저위도에 비해 고위도에 들어오는 자외선이 오존층과 오염된 공기 중에 많이 흡수되므로 고위도에서는 자외선을 적게 받는 것이다.
해발고도가 높은 산간지방일수록 기압이 낮아지고 그에 비례하여 산소분압이 낮아진다.
그 외에도 지역이 해안지방이냐 내륙이냐에 따라, 그리고 지형과 해류에 따라 기압, 바람, 기온, 강수량 및 습도 등이 다르며  태풍, 지진, 화산 같은 자연재해, 농산물 생산량과 같은 재화 등도 지방에 따라 다른 환경을 만든다.
현대에는 산업이 발달함에 따라 이산화탄소 등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되어 지구온난화가 일어나고 있다.
신생대 말기인 258만 년 전부터 발생한 빙하기는 남북 아메리카의 연결로 멕시코만 만류가 차단되는 등의 이유로 기온이 낮아졌으며 빙하기 사이의 간빙기에는 기온이 높아졌다. 현재는 제4 간빙기에 해당한다.

2. 환경요인에 따른 인체 적응 및 진화

 인체는 이런 환경의 영향을 받아 체격, 체질, 체력 등의 육체적 변화와 정신적 변화가 다양하다. 인간은 과거의 빙하기(氷河期, glacial epoch)와 간빙기(間氷期,  an interglacial period) 등 큰 기후 변동에도 살아남았으며 현재에도 연평균 기온이 29°C이나 되는 열대 지방에서부터 영하 15°C나 되는 한대 지방에까지 생존하고 있는 것이다. 지구의 연평균 기온은 15°C이다.
 이와 같이 인간의 몸은 환경의 변화에 따라 적응하여 진화하였다.
 한랭한 기후에서의 인간은 추운 기온에 손실되는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해 물질대사를 활발히 하여 열 발생량을 높인다. 극지방에 사는 사람의 체온은 열대 지방의 사람과 같지만 기초대사는 15~30%나 활발하다는 것이다. 그 결과 손과 발에 흐르는 혈액의 양이 50~70% 많아져서 추위를 이겨내고 피부가 냉각된 후에도 회복되는 속도가 빠르다.
체격을 보면 키는 크고, 몸이 뚱뚱하여 둥글며, 귀, 손가락, 발가락 등 말단이 짧아 신체의 체중에 대한 표면적 비율을 낮추어 열의 손실을 막는다.
그리고 극한의 추위에 직면하는 특별한 경우에는 피부로 순환하는 혈관을 수축하여 혈액이 흐르지 못하게 하여 열이 피부로 손실되는 것을 최소로 줄이고 체내의 주요한 장기로 따듯한 혈액을 많이 보내어 주요 장기를 보전함으로써 보다 긴 시간 동안 치명적인 위험이 발생하지 않게 한다. 그 결과 손과 발 같은 말단의 피부에 동상이 걸릴 수 있지만 생존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열대 기후에서 인간은 고온을 견디기 위해 물질대사 속도를 낮추어 열 발생량을 낮춘다. 그리고 열대 지방에 사는 사람들의 땀샘 수가 추운 지방의 사람들보다 많은데, 땀샘 수가 많으면 그만큼 땀을 많이 배출하게 되고 이들이 증발할 때 많은 기화열을 빼앗아 감으로 체온이 높아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체격을 보면  몸이 가늘며, 귀, 손가락, 발가락 등 신체 말단이 길어 신체의 체중에 대한 표면적 비율이 높아 땀샘 수를 많게 하므로 증발을 쉽게 하여 열의 발산을 촉진한다.
 이렇게 체내 열 발생량은 줄이고 체외로 방출되는 열량을 늘이는 형태로 적응되면 고온에서도 체온은 그다지 상승하지 않고 혈압도 높아지지 않게 된다.
 그런데 열대기후에서의 인간의 생리적 적응은 다습한 지방과 건조한 지방이 다소 다르다. 같은 흑인종이라도 건조한 초원이나 고원에 사는 사람은 장신이고 습도가 높은 삼림에 사는 사람은 키가 작은데 이것은 온도만이 아니라 습도가 관계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인종들이 앞에서 언급한 조건과 다르게  분포하는 것은 이들 인종이 이동하여 살고 혼혈이 되었기 때문이다.
 기온이 높고 습기가 많은 곳에서는 땀이 잘 증발하지 않으므로 열을 방출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물질대사 수준을 높여 체열 생산량이 많아지면 체온 발산이 어려우므로 체온이 높아지고 호흡이 빨라지는 등 신체에 악영향을 주게 된다. 그래서 기온이 높고 습기가 많은 곳에서는 물질대사의 수준을 매우 낮추어 체열 생산량을 줄이는 형태로 적응되어 있다. 땀의 성분도 지방산 함유량을 증가하여 땀방울의 표면장력을 감소시킨다. 땀이 막의 형태로 되어 방울방울 맺힐 때보다 증발하기 쉽기 때문이다. 그리고 열대 지방에 사는 사람들의 땀샘 수가 추운 지방의 사람들보다 많은데, 땀샘 수가 많으면 그만큼 땀을 많이 배출하게 되고 이들이 증발할 때 많은 기화열을 빼앗아 감으로 체온이 높아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그래서 천천히 움직이고 운동량을 줄이는 등 게으르게 보이는 생활 형태를 취한다. 고온 다습한 열대 기후에 적응되면 기초대사는 10~15% 낮아지고 혈압이 15~25mmHg쯤 낮아지게 된다.
체격 조건을 보면 마르고 키가 작다.
 고온 건조한 지역에서의 인간은 생리적으로는 한랭한 지역보다 물질대사의 수준이 낮으며, 키는 크고, 체격은 마르며, 손가락 등 말단이 길어 신체의 체중에 대한 표면적 비율이 높아지므로 땀의 증발량을 많게 하여 발열량을 늘인다.
저위도인 열대 지방에 살고 있는 흑인종(Negroid, 니그로이드)의 피부색이 짙은 것은 검은 색소인 멜라닌(melanin) 색소량이 많기 때문이며 멜라닌 색소는 자외선 차단 능력이 강하다.
 고위도 지방에 사는 백인종(White, Caucasian, Caucasoid, 코카소이드)의 피부나 모발에는 멜라닌 색소량이 적다.
고위도 지방은 자외선이 적게 들어오므로 자외선을 차단하는 멜라닌 색소의 필요성이 작으며 오히려 비타민D의 생성 등에 어느 정도 자외선이 필요하므로 자외선을 받기 쉽게 피부색이 흰 것이다.
백인종(White, Caucasian, Caucasoid, 코카소이드)의 원 고향은 코카서스 지방(3000 ~ 8000년 전 돌연변이로 발생)으로 건조한 온대지방이지만 후에 고위도의 지방으로 이동하였고 다시 남으로 이동하였으며 몽골로이드(Mongoloid, 황인종)의 고향은 중앙아시아 초원이며 남북 여러 지역으로 이동하였다.
고위도 지역으로 이동한 백인종은 비타민D의 생성을 위해 자외선이 필요했으므로 자외선을 차단하는 멜라닌 색소를 적게 생성하여 피부가 흰색이 되었으며 극지방으로 이동한 몽골리안 에스키모인은 한랭 다습한 지역에서 경작이 불가능하여 주로 생선이나 날고기를 주식으로 생활함에 따라 고위도이지만 비타민 D를 충분히 공급하였으므로 멜라닌 색소가 많이 생성되어 피부색이 황색이고 햇빛을 잘 흡수하여 추위에 적응할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북반계 황인종인 몽골로이드(Mongoloid)와 남방계 황인종인 남방계 몽골로이드(Mongoloid)는 신장과 피부색 모두가 백인종(White, Caucasian, Caucasoid, 코카소이드)과 흑인종(Negroid, 니그로이드)의 중간이다.
동남아, 오세아니아, 태평양의 하와이, 폴리네시아 제도 등은 따듯한 지역을 이동하여 정착한 남방계 황인종인 남방계 몽골로이드(Mongoloid)이며 추운 지방으로 이동하여 정착한 만리장성 이북지역,  만주, 한반도, 일본, 핀란드, 남북 아메리카 등지의 민족들을 북방계 황인종인 북반계 몽골로이드(Mongoloid)이다. 북반계 몽골로이드(Mongoloid)는 황색 피부에 털이 적고 태어날 때 나타나는 몽골반점(몽고반점, 蒙古斑, 몽고반, Mongolian spot)이 있다.
북방계 몽골로이드(Mongoloid)의 신체적 특징은 단두(短頭, brachycephaly), 부푼 눈꺼풀,  쌍꺼풀이 없는 작은 눈, 눈꺼풀 주름인 몽골주름(Mongolian fold), 검은색의 직상모(直狀毛), 튀어나온 광대뼈, 넓은 얼굴, 길고 작은 코, 모세혈관이 집중된 작은 입술 등이 있으며 이들은 한랭한 기후와 높은 습도에 적응한 신체적 특징이다.
이에 반해 남방계 몽골로이드(Mongoloid)는  단두애 코가 넓고 턱뼈가 약간 돌출하였으며 중국인(한족, 漢族, Chinese)은 남방계와 북방계의 중간으로 중두(中頭, mesocephaly)이며, 키가 크고 얼굴이 길며 몽골로이드(Mongoloid) 반점은 나타나지 않는다.
몽골반점(몽고반점, 蒙古斑, 몽고반, Mongolian spot)은 북방계 몽골로이드(Mongoloid) 92%, 흑인종 90%, 백인종 10% 정도로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남방계 몽골로이드(Mongoloid) 중에서 폴리네시아인과 미크로네시아인은 몽골로이드(Mongoloid) 반점이 나타난다.
 연구에 의하면 신체의 크기가 기후 변동과 밀접한 관계가 있었는데 기후가 한랭한 때는 키가 컸고 온난한 때는 작았다.
 사람의 털도 기후에 적응한다. 의복이나 주거가 발달하지 못했던 고대에는 사람의 몸에 털이 많았다. 그 이유는 심한 기후 변동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하기 위한 적응이었을 것이다. 현대에도 한랭한 곳에 사는 북유럽이나 아이누 등은 털이 많고 따뜻한 곳에 사는 인종일수록 털이 적은 경향이 있다.
 눈과 뇌도 위도에 따라 다르다.
적도에서 북쪽으로 올라갈수록 지표면에 내리쬐는 빛의 양과 겨울철 낮의 길이도 점점 줄어든다. 고위도에 사는 사람들은 긴 겨울철과 흐린 날씨 때문에 빛이 부족하다. 빛이 부족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더 큰 눈과 뇌를 갖게 되었다. 이들의 뇌가 크다 해서 지능이 더 높아진 것은 아니며 더 잘 보기 위해서 뇌가 확대된 부분에 시각 처리 영역이 더 크게 자리 잡은 것이다.
빛의 양이 줄어들수록 눈은 점점 커지는데 이는 안구가 더 많은 빛을 얻기 위해서인 것으로 보인다. 이는 새벽에 노래하는 새들이나 한밤중에 사냥하는 부엉이가 다른 새들에 비해 더 큰 눈을 가진 것처럼 사람도 같은 진화적 추세를 따른다는 점을 시사한다. 인류가 유럽과 아시아 고위도에 산 기간은 몇 만 년에 불과한데도 이들의 시각 체계는 구름 낀 하늘과 흐린 날씨, 긴 겨울에 놀랍도록 빨리 적응한 것이다.
 코의 형태에도 기후의 영향을 받는데 특히 기온과 습도에 따라 다르다. 건조하고 추운 곳에 사는 사람의 코는 들이 쉰 공기가 폐에 도달하기 전에 습도와 온도를 높여 주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공기가 차고 건조할수록 이 기능을 증대시키기 위해서 콧구멍이 길쭉하며 코가 높고 날카롭게 되어 있다. 반면에 따뜻하거나 습한 곳에 사는 사람의 코는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춥고 건조한 곳에 오랫동안 살았는 북유럽 인과 알프스 인은 코가 높고 뾰족하지만 더운 곳에 사는 사람은 코가 낮고 넓적하다.
한랭 다습한 지역에 오랜 기간 생활하였던 북반계 몽골로이드(Mongoloid)는 심한 추위에 적응하기 위해 말단이 둥글고 짧게 되어 코가 낮고 작은 것이다.
다른 환경권으로 이주한 종족은 그 적응에 수많은 세월이 걸린다.
고도가 높은 지역에는 고도가 낮은 평야지역과는 달리 상대적으로 기압이 낮아 산소분압(酸素分壓, oxygen partial pressure)도 낮다. 그래서 고도가 높은 산지에 사는 고산족은 산소가 부족한 환경에 맞추어 폐활량이 크고 혈액의 단위 부피당 적혈구 수가 많으며 산소 해리 곡선(oxygen dissociation curve, 酸素解離曲線)에서 낮은 산소분압에 잘 결합되고 분해되어(산소 헤모글로빈 결합도가 크다) 체내에  필요한 산소를 충분히 공급할 수 있도록 적응되어 있다.
해발 고도가 높은 지역에 사는 고산족은 폐활량이 크고 적혈구 수가 많아 헤모글로빈량은 평지 인보다 조금 더 많지만 고산증을 해결하는 역할은 크지 않으며 그보다는 헤모글로빈의 산소 결합도(해리도)가 평지 인보다 높아(해리 곡선이 평지 인보다 오른쪽 위에 있음) 산소가 희박하여도 잘 결합하여 운반할 수 있으며 산화질소가 많아 혈관이 확장되어 혈액순환이 빨리 일어남에 따라 산소 공급이 원활하여 고산증이 나타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고산족은 에너지 저장 능력도 뛰어나 영양소 섭취가 어려운 고산지대에 잘 적응되어 있다.

* 진화(進化, evolution)

생물이 여러 세대를 거치면서 돌연변에 의해 유전적으로 다양해지고 이들 생물이 자연선택에 의해 환경에 맞게 점차 변화된 것으로 그 결과 생물종이 다양해지고 대부분의 생물은 기관이 복잡한 방향으로 진화되었지만 퇴화한 것도 있다.

* 적응(適應, adaptation)

생물이 환경에 맞추어 살아가는 현상으로 개체가 내성 한계(耐性限界, tolerance limit)까지 변화되는 개체변이에 의한 적응과 오랜 세월에 걸쳐 일어나는 진화적 적응 모두를 포함한다.

3. 인체 기관의 특별한 진화

 그리고 사람의 진화의 가장 큰 특징은 다른 동물과는 달리 고도의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인간의 모든 기관이 어느 동물보다 가장 진화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진화는 진화가 필요한 부분에만 이뤄지기 때문에 인체에는 다른 동물의 기관보다 진화하지 못한 기관이 많다.
 원시 인간의 발과 발목은 나무를 타기 쉽도록 많은 뼈들로 이뤄져 있으므로 분리되거나 뒤틀릴 위험이 많다. 또한 정강이뼈와 발목이 직립보행에 최적화된 방향으로 진화되었으므로 측면으로는 안전하게 디딜 수가 없다.
 인간도 직립보행(直立步行) 하기 전에는 현재의 고릴라나 침팬지처럼 앉아서 생활을 하였으며 꼬리가 있었다. 현재 원숭이 꼬리의 기능을 보면 달릴 때 몸의 균형을 잡아주고 몸에 달라붙는 곤충이나 작은 물체를 제거하는 역할을 하며 높은 나뭇가지를 붙잡고 매달릴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인간에게는 꼬리가 퇴화되었는데 그 시기는 직립보행을 하면서 이다. 직립보행으로 손이 자유로워져 꼬리의 기능을 대신함에 따라 꼬리가 필요 없거나 진화에 걸림돌이 되었기 때문이다.
 여성은 골반이 좁아 출산이 어렵다. 골반이 넓어지면 직립보행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간은 다른 동물과 달리 조산사(助産師, midwife) 등 출산을 돕는 사람이 필요하다.
 사람의 근육은 약하다. 같은 영장류(靈長類, Primates) 중에 사람만이 유독 힘이 약한 이유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근육이 붙어 있는 위치의 차이, 근섬유의 밀도가 낮기 때문인데, 아마도 머리가 발달하고 직립하며 도구를 사용함에 따라 근육을 적게 사용하기 때문일 것이다.
 눈의 기능에서도 사람 눈보다 매의 눈이 더 정확하고 멀리 보며 빠르게 작동한다. 사람의 눈은 천연색으로 봄으로서 작동이 복잡하여 느리고 멀리 보는 정확성도 떨어진다.
 코의 형태는 대뇌의 발달과도 관계가 있다. 어린아이 때는 대부분 코가 똑바르지만 사춘기 이후가 되면 급속도로 코가 한쪽으로 굽는다.
 농촌보다 도시 사람의 코가 많이 굽고 성인이 되면 93퍼센트가 오른쪽으로 휜다는 것이다. 또 여자보다 남자 쪽이 코가 휜 사람이 많다고 한다. 농촌보다 도회지 사람의 코가 많이 휜다는 것은 머리를 많이 쓰고 있는 도시 사람의 대뇌가 그만큼 더 발달하기 때문일 것이다.
 동물에는 맹장이 존재하는데 사람의 맹장은 발달되지 못했으며 그리고 맹장에는 충양돌기(충수, vermiform appendix)가 붙어있다. 충양돌기는 별 기능이 없어 제거해도 별 영향이 없는 것으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태아 때 면역체계를 훈련시키는데 도움을 준다고 하며, 소화에 도움을 주는 세균들의 안전한 은신처 역할을 한다는 이론이 있다.
그리고 어류나 조류의 눈에는 눈을 감지 않고 볼 수 있게 하고 눈을 보호하는 순막(瞬膜, nictitating membrane, 물안경과 같은 역할)이 있지만 사람은 순막이 퇴화하여 흔적 기관으로 남아 있다.
 사람은 오른손잡이와 왼손잡이가 있는데 오른손잡이가 많다.  대개 좌뇌에 언어와 관련된 부위가 있고, 좌뇌가 신체의 오른쪽을 관장한다. 그래서 좌뇌가 발달되어 언어를 잘 구사하는 사람은 오른손잡이다.
언어 구사력이 뛰어난 사람이 적응하기 쉽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은 오른손잡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이론은 완전하지 않다.
 아이를 낳지 않아도 항상 불룩한 가슴을 갖는 것은 인간의 여성이 유일하다. 여성의 불룩한 가슴은 남성을 유혹하기 위해서 커졌다는 설로 남성이 여성이 가슴이 풍만하면 자식을 더 잘 먹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 가슴이 큰 여성을 더 선호하므로 여성은 가슴이 큰 형태로 진화되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설로는 다른 동물에 비해 큰 두뇌를 가진 사람의 아기가 생장하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고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가슴이 커졌다는 것이다.
 인간의 세포 한 개당 10개가량의 미생물이 산다. 미생물의 전체량을 계산하면 체중의 3%에 이른다. 여러 미생물이 사람이라는 개체에 생태계를 이루어 살아가는 것이다. 대부분의 미생물은 인체에 도움을 주지만 인체에 해로운 박테리아(세균), 바이러스도 있는데 이들이 대량 번식하여 병을 일으키기도 한다.
 인간의 소화관에 기생하는 기생충들은 오래전부터 인간을 숙주로 삼았다. 이런 기생충들은 살아남기 위해 인체 면역반응을 억제한다. 현대에 기생충 감염률이 크게 낮아져 기생충에 의한 인체 면역반응 억제가 해소됨에 따라 면역체계가 예민해지면서 작은 자극에도 과민하게 반응하게 되었으며 그 결과 엘러지나 자가면역질환 환자수가 급증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원시인에게는 음식을 포획하거나 경작하는 것이 어려워서 이들 음식 섭취가 큰 문제였지만 비만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식량이 풍부해진 지금 현대인에게는 비만이 가장 큰 문제가 된다. 인체의 물질대사에는 음식 섭취가 어려울 시기를 대비해 영양소를 축적하는 프로그램은 있지만 비만을 예방하거나 해소하는 프로그램은 없다. 진화로 비만을 해소하는 프로그램이 생성되기까지는 많은 기간이 필요할 것이다. 예를 들어 고대에 소나 양을 사냥으로 잡아먹던 시절에 인간은 우유를 먹지 않아 우유의 젖당을 소화시키는 능력이 없었지만 이들을 사육하여 젖을 식용으로 이용한 후에는 우유의 젖당을 소화시키는 능력을 갖게 된다. 어느 한 종족이 처음 소를 사육한 이후 우유의 젖당을 소화시킬 능력을 갖는 인간이 90%로 증가하는데 9,000년이 걸렸다.
야생 동물은 먹이 공급이 원활한 계절에 새끼를 낳아 기른다. 먹이가 부족하면 새끼가 죽을 수 있기 때문에 먹이 얻기가 쉬운 계절에 생식을 하는 것이다. 사람은 농축산업의 발달로 식량을 저장하여 사철 식량을 공급함에 따라 겨울에 아기를 낳아도 아기를 기르는데 문제가 없다. 그래서 사람은 사철 생식이 가능하며 사람으로부터 먹이를 얻어먹는 가축도 사철 생식이 가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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