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수(艮水, 염화마그네슘, 苦鹽 고염, 苦汁 고즙)
김진국
바닷물에는 여러 종류의 염이 많이 녹아 있다. 바닷물에 녹아 있는 염류(염의 종류)는 염화나트륨, 염화칼슘, 염화마그네슘, 염화칼륨, 황산마그네슘, 황산나트륨 등 종류가 많지만 염화나트륨(NaCl) 량이 가장 많다.
이들 염류의 조성비는 어느 바닷물에서나 일정하여 '염분비 일정 법칙(law of the regular salinity ratio)'이 성립한다.
해수에 녹아 있는 모든 염류의 총량을 해수 양에 대한 비로 나타낸 것을 염분(鹽分, salinity)이라 한다. 보통 해수의 염분은 35퍼밀(‰, 천분율, 3.5%) 정도로 민물(0.5‰이하)보다 매우 높다. 민물에 비해 바닷물의 염분이 높은 이유는 오랜 기간 비가 오면 흙, 모래 등에 있는 염이 물에 녹아서 바다로 계속 유입되고 바닷물에서는 물이 증발해도 염류는 배출되지 않으므로 바닷물의 염이 농축되었기 때문이다.
바닷물을 가두고 햇볕으로 물을 증발시켜 염류를 농축시키면 염화나트륨 등이 결정화하여 고체의 소금으로 된다. 이를 천일제염이라 한다.
이때 천일제염 속에 있는 무색 결정체의 염화마그네슘은 조해성(공기 중의 수분을 흡수하여 녹는 성질)이 있으므로 공기 중의 수분을 흡수하여 끈적끈적한 성질을 가지는 비중 1.3 정도의 액체가 되는데 이를 간수(苦鹽 고염, 苦汁 고즙)라 한다. 간수의 성분에는 염화마그네슘(MgCl2) 외에도 염화칼륨(KCl), 염화칼슘(CaCl2) 등이 있다. 이 중에서 간수의 주성분은 염화마그네슘이다.
간수는 독특한 자극성이 있고 쓴맛이 있다. 그래서 식용으로 천일제염을 그대로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간수를 제거해야 한다. 보통 액체 상태의 간수는 천일제염에 배어 있기 때문에 처음 제조한 천일제염을 오랜 기간 쌓아 놓으면 밑으로 흘러내린다.
간수는 두부의 응고제로 예전부터 사용되어 왔으며, 황산나트륨(망초, 芒硝), 칼슘염(석고·염화칼슘), 마그네슘염(수산화마그네슘, 마그네시아, 탄산마그네슘, 황산마그네슘, 염화마그네슘, 금속 마그네슘), 칼륨염(염화칼륨 KCl, Carnallite KMgCl3·6H2O 카르날라이트 염화마스네슘칼륨) 및 브롬을 채취하는데 이용되었다. 현재도 브롬(bromine, Br)과 마그네슘염의 채취에 이용되고 있다.
간수는 염화마그네슘, 염화칼슘, 염화칼륨 등이 주성분이며 단백질을 응고시키는 작용을 하므로 옛날부터 두부(豆腐, Tofu, beancurd)를 응고시키는 데 사용하였다.
우리가 간수를 섭취하면 간수는 혈액에서 단백질을 응고시키므로 혈액순환이 어려워져 동맥 경화, 뇌출혈을 일으키며 심장에 무리를 주는 등 많이 섭취하면 문제가 된다.
우리나라 고유의 소금 제법은 자염(煮鹽)이며 천일제염의 기술이 일제 때 일본에 의해 대만으로부터 한국에 전해짐에 따라 값싼 천일제염이 많이 공급되었다. 간수의 위험을 알고 있었으므로 소금을 가마니로 구입하여 한 일 년 동안 도장 등에 저장해 놓아 간수를 제거하고 사용하였다. 염화마그네슘은 조해성(공기 중의 수증기를 흡수하여 녹는 성질)이 있어 공기 중에 오랫동안 노출되면 녹아내리기 때문이다.
콩으로 두부(Tofu, 豆腐, beancurd)를 만드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콩을 물에 불려 맷돌로 갈아 만든 콩 국물을 천주머니에 넣고 압착하여 걸러서 맑은 콩국을 얻는다. 보자기에 남는 찌꺼기는 비지가 된다. 걸러진(여과) 콩국을 가열하는 중에 간수를 가하면 단백질이 응고되는데 이를 다시 천 보자기 속에 넣어 누르면 물과 간수는 빠져나가고 천 보자기 속에 응고된 단백질이 단단한 고형으로 남은 것이 두부다. 이렇게 만든 두부를 찬물에 넣어두면 간수가 물에 녹아 빠짐으로 안전한 두부가 된다.
두부를 만들 때 간수 맞추기가 가장 중요하다. 간수를 사용하면 응고되는 속도가 너무 빨라 두부 응고를 끝내야 할 시간을 정할 수가 없고 간수의 양이 조금만 더 첨가되어도 두부가 너무 단단해진다.
그래서 전통적인 제조방식에서는 간수를 이용해 왔지만 두부를 대량으로 생산하는 공장에서는 간수 대신에 염화마그네슘
(Magnesium chloride)을 일반적으로 사용하며 순두부 용으로는
GDL(glucono‑δ‑lactone, 글루코노델타락톤, G.D.L, 밀키마그네슘)을 두부 응고제로 사용한다. GDL(glucono‑δ‑lactone, 글루코노델타락톤)은 염화마그네슘, 식물성유지, 유화제, 정수를 배합한 것으로 식물성 유지가 염화마그네슘을 감싸 염화마그네슘의 응고 속도를 느리게 함으로 응고 시간 조절을 용이하게 한다. GDL(glucono‑δ‑lactone, 글루코노델타락톤)은 두부를 부드럽게, 탄력성 있게 또 맛있게 해준다.
고급의 두부 응고제인 밀키마그네슘 (Milky magnesium,
MgCl2·6H2O)은 염화마그네슘(MgCl2)에 물분자가 결합된 것으로서 천연 간수형태이다.
콩을 맷돌로 갈아 걸은 콩국을 만들어 가열하는 중에 간수를 가하여 응고되어 엉긴 것을 눌러서 굳히지 않고 먹는 것을 순두부(초두부, 初豆腐, sundubu, 水豆腐, 수두부)라 하고 천 보자기 속에 넣고 약간 눌러서 수분을 조금 제거하여 굳힌 것을 연두부(Yeondubu, Silken Beancurd, Silken Tofu Salad), 제대로 눌러서 수분을 많이 제거하여 단단하게 굳힌 것을 두부(豆腐, Tofu, beancurd)라 한다.
그래서 두부는 수분함량에 따라 두부(豆腐, Tofu, beancurd), 연두부(Yeondubu, Silken Beancurd, Silken Tofu Salad), 순두부(sundubu, soft tofu, 초두부, 初豆腐, 水豆腐, 수두부)로 구분되며 순두부와 연두부는 수분함량이 높아 부드럽다.
간수(염화마그네슘)에 관한 간단한 설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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