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이 되면 새들은 알을 까고 포유동물들은 새끼를 낳는다. 이와 같이 봄철에 많은 동물들이 생식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봄에 자손을 낳으면 이어지는 봄, 여름, 가을 모두 생산성이 높은 계절이므로 기르는 동안에 먹이 얻기에 용이하다. 그런데 몸에서 생식기관이 이런 상황을 어떻게 지각할까? 동물의 뇌에 있는 시교차 상핵(suprachiasmatic nucleus)에서 밤 동안 펄스를 발생하며 이 펄스는 송과선(松果腺, pineal gland)을 자극하여 멜라토닌(melatonin) 생성을 촉진한다.
송과체에서는 여러 종류의 송과선 호르몬을 분비하는데 그중 멜라토닌은 생식선자극호르몬(gonadotropic hormone) 분비를 억제하여 생식활동을 못하게 하는 호르몬이다.
그런데 봄이 되어 밤의 길이가 짧아지면 송과선의 멜라토닌 분비가 억제됨에 따라 생식선자극 호르몬의 분비가 촉진되어 생식활동에 들어가게 된다. 여기서 멜라토닌의 분비는 빛의 양과 관계있지만 눈과는 간접적인 관계이며 다른 기관과 관계가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이 밤낮의 길이가 길어졌다 짧아졌다 하며 밤과 낮이 교대로 나타나는 현상을 광주기성(光週期性, photoperiodism)이라고 한다.
이런 광주기 현상을 실제 생활에 이용한 예로는 가을이나 겨울 동안 양계장에 전등불을 오래 동안 켜 두는데 이것은 밤의 기간을 짧게 하여 닭이 많은 산란을 하도록 돕는 것이다.
사람도 어릴 때는 송과선이 발달하여 멜라토닌이 많이 분비되어 생식을 억제하지만 사춘기 이후로는 송과선의 기능이 약해진다. 따라서 사람의 경우 꼭 밤의 길이가 짧아지는 봄이 아니라도 사춘기 이후의 성인에게는 생식활동이 항상 가능하다.
사람은 사냥과 농경문화의 발달로 충분한 식량을 획득하여 언제나 자손을 길을 수 있게 됨에 따라 생식활동이 항상 가능하게 진화되었으며 사람이 먹이를 공급하여 기르는 가축도 사철 생식이 가능하게 진화되었다.
식물에서도 광주기 현상을 볼 수 있다. 밤이 짧아지는 봄과 여름에 꽃이 피는 식물을 장일 식물이라 하고 밤의 길이가 길어지는 가을에 꽃이 피는 식물을 단일 식물이라 한다.
단일 식물에서는 밤의 길이가 임계 시간 이상으로 길어질 때 꽃눈 형성 호르몬(플로리겐, florigen)이 잎에서 생성되어 개화를 유도한다. 국화와 같은 단일 식물을 봄에 개화시키기 위해서는 가리개로 빛을 차단시켜 밤에 해당하는 시간을 길게 한다.
1952년 미국 생물학자 H.A. 보스윅(Harry A. Borthwick, 1898 ~ 1974)과 S. W. 헨드릭스(Sterling Brown Hendricks, 1902 ~ 1981)가 식물에 존재하는 피토크롬(phytochrome)이라는 색소 단백질이 빛을 흡수하여 생리학적 기능을 조절한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식물이 피토크롬에 의해 빛에 반응하여 성장, 개화, 신장을 일으키는 작용은 다음과 같다.
피토크롬은 식물에서 빛에 반응하는 적자색 색소 단백질이며. 빛의 유무를 감지하고, 일조시간, 빛의 특성에 따라 식물의 성장·발육을 조절한다. 피토크롬은 Pr형과 Pfr형의 2가지 형이 있으며 Pr형은 주로 흡수하는 파장이 660㎚(적색광)이고, Pfr형은 730nm의 원적색광(근적외선에 가까운 적색광)이다. Pr형 피토크롬은 적색광(赤色光)을 흡수하면 Pfr형으로 전환하고, Pfr형은 원적색광을 흡수하면 Pr형으로 되돌아가, 서로 가역적(可逆的)으로 전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검은 상추 씨 발아에서 피토크롬의 Pr형과 Pfr형의 2가지 형의 빛에 의해 발아가 촉진되고 억제되는 가역 반응이 일어난다. 빛이 없으면 Pfr형이 서서히 Pr형으로 되돌아가는 식물도 있다. 피토크롬 분자의 발색단(發色團)은 열린 테트라피롤(tetrapyrrole) 고리로서, 남조류의 색소인 피코시아닌과 매우 비슷하다. 생리적으로 활성형은 Pfr형으로 쉽게 (Pfr)′형으로 불활성화 된다. 피토크롬은 빛에 관계되는 갖가지 형태 형성과 생체(生體)의 생리적 기능 조절에 관여하며 식물호르몬의 양적 변동과 효소의 합성을 수반하는 경우가 알려져 있다. 또한 모든 식물에 함유되어 있어 색소 진화의 측면에서 흥미 있는 주제가 되고 있다.
국화에서의 피토크롬(Phytochrome) 작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국화의 잎은 낮의 길이에 영향을 받는데 빛의 변화를 인지하는 것은 피토크롬(Phytochrome)이다. 피토크롬(Phytochrome)은 국화의 개화를 조절하며 영양생장의 경우에는 국화가 영양생장만 하게 자극하고 다른 하나는 생식의 형태에서는 개화 호르몬을 자극하여 생식 생장을 유도한다.
특히 어린잎에서는 이런 형태가 생식 생장으로 접어든 후에도 환경이 적당하지 않으므로 다시 영양생장으로 되돌아갈 수도 있게 한다.
우리나라 연구 팀은 노화된 국화 잎에서는 생식 생장 형태에서 영양생장 형태로 되돌리는 것은 불가능하고 노화된 잎에서는 빨리 꽃봉오리를 만들 수 있게 한다. 노화된 모주의 삽수는 꽃봉오리를 빠르게 형성하므로 생식 생장은 피토크롬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식물이 낮에 광합성을 하는 동안에 식물들은 동화 물질(포도당)을 만들고 이런 동화 물질들은 단일 조건에서 생식 생장 유도물질로 합성되도록 한다.
이와 같이 피토크롬의 작용은 잘 알려져 있지만 피토크롬이 흡수한 빛의 양이나 밝기를 적절히 조절해 세포가 최적의 상태로 활용하도록 만드는 작용원리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
연구로 피토크롬에 의해 인지된 빛의 정보를 정교하게 조절하여 최적화하는 등의 핵심기능을 가진 유전자를 발견하고 'PAPP5'로 이름 붙였으며 PAPP5는 피토크롬의 인산화 상태를 다양하게 조절, 빛 신호의 정도에 따라 피토크롬 단백질의 수명과 이로부터 빛 신호를 전달받는 중간 매개자들에 대한 결합력을 제어한다는 새로운 사실을 밝혀냈다.
이 유전자를 정상 식물체에서 유전공학적 기법을 응용하여 과다 발현시킨 결과 빛 신호에 대한 민감성이 20 ~ 30% 정도 증가하였다. 이것은 적은 양의 빛으로도 생육이 가능한 농작물 개발에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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