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초로 기르는 파초는 키도 크고 잎도 넓고 무성하여 보는 이의 마음을 시원스럽게 한다. 열대의 이국적인 풍경을 선사하고 당당한 녹음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게 하지만 도시의 좁은 가정집에서는 재배할 수 없어 잘 볼 수가 없다.
1. 파초와 바나나
파초와 바나나는 상록의 여러해살이풀이다.
바나나와 파초의 계통은 다음과 같다.
계 : 식물계(Plantae)
문 : 속씨식물문(Angiospermae)
강 : 외떡잎식물강 (Monocotyledoneae)
목 : 생강목(Zingiberales)
과 : 파초과(Musaceae)
속 : 파초속(Musa)
그리고 파초 속(genus)의 하부 분류인 절(節, section, 속과 종의 중간 단계)에는 오스트랄리무사(Australimusa, 6종, 염색체 수 10), 칼리무사(Callimusa, 11종, 염색체 수 10), 무사(Musa, 11종, 염색체 수 11), 로도클라미스(Rhodochlamys, 9종, 염색체 수 11)가 있다.
과일로 재배하는 바나나(banana, 학명 Musa paradisiaca sapientum)와 화초로 기르는 파초(芭蕉, Hardy banana, Japanese banana, 학명 Musa basjoo)는 외떡잎식물로 파초과(芭蕉科, Musaceae) 파초속(芭蕉屬, Musa)의 여러해살이풀로 분류학상 같은 파초속(芭蕉屬)의 무사(Musa, 염색체 수 11) 절(節, section)에 속하지만 종(種, species)이 다르다.
바나나와 파초는 잎, 땅속줄기, 뿌리 등의 형태와 번식 방법 등이 거의 동일하지만 생장조건이 다르다.
재배용 바나나(학명 Musa paradisiaca sapientum)의 육종에 이용된 아종은 크게 두 종이 있는데 그중에 무사 아쿠미나타(Musa acuminata)는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에 걸친 동남아시아의 열대우림이 원산지이며, 그리고 무사 아쿠미나타(Musa acuminata)가 동남아시아 및 스리랑카에서 필리핀에 이르는 동남아시아 열대 계절풍 지역에 전파되어 아종으로 육종된 무사 발비시아나(Musa balbisiana)이다. 그리고 이들의 분포가 중복되는 지역에서 다양한 자연잡종이 형성되었다. 옛날부터 이들 지역에서는 기본종과 다양한 잡종을 식용으로 재배해 왔다. 처음에는 열매보다는 땅속줄기를 식용으로 했다. 이들 바나나는 선사시대부터 열대지방인 동아프리카지역 및 태평양 지역으로 전파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16세기에 이르러 포르투갈과 스페인이 서아프리카에서 식민지인 브라질과 서인도제도 등에 옮겨 심기 시작하면서 아메리카 대륙에 퍼졌다.
바나나는 추위에 약한 열대성 기원이므로 한국에서는 자연 상태로 재배하기가 어렵다.
파초(芭蕉, Hardy banana, Japanese banana, 학명 Musa basjoo)는 중국이 원산지(오키나와가 원산지라고도 함)이며 온대성으로 내한성이 바나나보다 강해 오래전에 우리나라에 전래되어 남부 지방 및 제주도에서 관상용으로 길러왔다. 그리고 서유럽, 미국, 캐나다 등의 온대지역에서도 널리 자라고 있다.
2. 바나나와 파초의 형태
바나나와 파초 형태는 거의 같다. 지상부에는 잎(엽, 잎몸-옆신, 잎집-엽초, 가경), 꽃줄기(花梗, 화경), 꽃, 열매가 있고 지하부에는 땅속줄기(根莖, 근경, 塊莖, 괴경, 吸芽 흡아가 있음), 뿌리로 구성되어 있다.
*흡아(吸芽, 吸枝, sucker, 분얼 눈, 분얼아, 分蘖芽, tiller bud, 곁눈, 側芽 측아의 일종)
*분얼 눈(분얼아, 分蘖芽, tiller bud)은 외떡잎식물 땅속줄기의 밑둥치 부분인 불신장절간(不伸長節間, 신장이 일어나지 않는 마디 사이)에 있는 눈으로 외떡잎식물의 가지치기 눈이다.
가. 뿌리
외떡잎식물인 바나나와 파초는 종자가 처음 땅속에서 발아되면 원뿌리(주근, 主根, taproot)가 먼저 발생되나 원뿌리는 죽고 생장점 부위에서 생긴 부정근(adventitious root)인 수염뿌리( fibrous root)로 대체되어 생장을 하게 된다. 뿌리는 땅속줄기에서 잎이 돋아난 부위의 아래쪽에서 발생한다. 초기에 발생한 뿌리는 하얗고 부드러우며 굵기가 가늘다. 그러나 생장이 진행되면서 점점 커져 굵기가 5~10mm, 길이 약 4~5m 정도의 뿌리로 자란다. 이들 뿌리 속에는 목질부도 생성된다. 이들 뿌리의 일부는 땅속 깊이 내려가 큰 지상부를 지탱한다. 이 뿌리에는 여러 개의 곁뿌리가 생성된다.
지하 20~30cm에서 수평으로 뻗은 뿌리는 2mm 길이의 뿌리털(근모)이 많이 생성되어 수분을 주로 흡수한다.
바나나의 뿌리는 일 년 동안에 모두 자라고 더 이상 자라지는 않는다.
바나나 뿌리 구조를 보면 표피, 피층, 내피, 내초, 관다발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오래된 뿌리의 피층에서는 산소 등이 운반되고 있다.
내피는 피층의 가장 안쪽에 있는 한 층의 세포로 관다발을 둘러싸서 공기가 물관에 들어가지 못하게 한다. 내피세포벽에는 니그린, 슈베린 성분이 있어 물과 공기의 이동을 제한할 수 있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공기가 물관에 들어가면 물의 응집력이 없어져 물기둥이 중간에 끊어지므로 물이 상승할 수 없다. 양수기의 펌프에 공기가 들어가면 물을 끌어올리지 못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내초는 내피 안쪽에 있으며 곁뿌리가 생겨나는 조직이며 측생분열조직을 생성하여 뿌리를 비대생장케 하고 영양소나 이온을 물관부 세포로 운반한다.
바나나는 외떡잎식물이므로 쌍떡잎식물과는 관다발이 다르다.
초기 뿌리의 관다발은 가운데에 물관이 방사상을 이루고 체관이 그 사이에 존재하며 내초가 이들을 싸고 있다.
내초에서 비대생장이 일어나면 관다발을 이루는 원생 물관부, 후생 물관부, 원생 체관부, 후생 체관부는 혼재하게 되며 체관 조직은 중심주의 속 부위까지 분포한다. 바나나의 성숙한 뿌리의 관다발은 형성층이 없고 물관은 안쪽에, 체관은 바깥쪽으로 모인 관다발이 불규칙하게 산재한다.
물관 조직은 뿌리의 신장이 끝날 때 구조가 완성된다.
나. 줄기
파초와 바나나는 지상에 줄기가 없다.
파초와 바나나의 줄기는 땅속에 있는 땅속줄기(근경, 根莖, rhizome, 지하경, 地下莖)로 만 존재한다. 땅속줄기 중에서 많은 양분이 저장된 덩이줄기(괴경, 塊莖, tuber)이다. 땅속줄기는 땅속에 있어 뿌리와 비슷하지만 눈이 있고 초기의 관다발 배열이 줄기와 같기 때문에 뿌리가 아니고 줄기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땅속의 덩이줄기(괴경)의 흡아(吸芽, 분얼 눈, 곁눈, 측아 側芽의 일종, 땅속줄기의 마디에 있는 눈)에서 작은 덩이줄기가 생성되므로 포기 나누기(영양번식)로 번식이 가능하다.
줄기의 관다발은 형성층이 없고 물관은 안쪽에, 체관은 바깥쪽으로 모인 관다발이 불규칙하게 산재한다.
다. 잎(leaf, 엽)
파초와 바나나의 잎은 땅속줄기의 생장점에서 조금 떨어진 측면의 곁눈(측아, 側芽)에서 생성되어 지상으로 올라온다. 후에 나오는 잎일수록 생장점에 가까운 곳에서 돋아난다.
파초와 바나나 잎은 긴 타원형이고 잎몸(엽신, 엽편, lamina), 잎자루(엽병, petiole), 잎집(엽초, sheath)로 구분된다.
바나나 잎의 잎몸(엽편)은 폭이 60cm, 잎의 길이가 1.5~2m 정도로 크고 녹색이다. 잎몸의 중심으로 큰 잎맥인 주맥(主脈, main vein, midrib)이 뻗어있고 그 좌우에 측맥(lateral vein)이 연결되어 있다. 파초와 바나나는 외떡잎식물이지만 잎맥은 주맥이 있고 측맥(lateral vein) 있는데 측맥은 나란히맥이다.
땅속줄기에서 돋아나 지상으로 올라온 잎들은 각각 분리되지 않고 잎자루 밑에 붙어 있는 잎집(엽초, sheath)이 감싸고 있는데 먼저 올라온 잎의 잎집이 뒤에 올라온 잎의 잎집을 감싸고 있다. 잎집(엽초, sheath)이 싸고 있는 형태가 줄기와 같은 모양을 하고 있어 가경(假莖, 의경, 疑莖, 위경, 僞莖, pseudostem)이라 한다.
바나나의 가경은 직경이 30cm(파초 20cm) 정도이고 10~15장의 잎집(엽초, sheath, 잎집)으로 이루어진다.
새로 나는 잎은 먼저 올라온 잎들의 잎집이 싸여진 속으로 올라오며 새잎의 잎몸은 촛불같이(캔들, candle) 말려진 상태로 싸여진 잎집 속으로 올라와 펼쳐진다. 잎차례(엽서)는 어긋나기로 그 각도는 일정치 않으나 초기에는 1/3 정도의 잎차례(엽서)를 나타내다가 좀 더 생육이 진전되면 3/7에 가깝다가 완전히 성숙되었을 때는 4/9가 된다.
바나나의 키는 10m, 파초의 키는 5m 정도로 크다.
라. 꽃줄기(화경, 花梗, peduncle)와 꽃
파초와 바나나 꽃줄기(화경, 花梗, peduncle)는 땅속줄기에서 생성되는데 잎이 난 곳의 밑 부분에서 돋아나 잎집 속으로 자라서 올라오며 처음에는 꼿꼿하나 곧 꽃의 무게로 끝부분이 밑으로 굽는다.
파초와 바나나 꽃은 100~400개의 낱꽃이 모여 한 송이를 이룬다. 하나의 꽃줄기(화경, 花梗, peduncle)에 피는 모든 낱꽃들이 모여 한 송이 꽃이 되는 것이다.
바나나 꽃차례(화서, 花序, inflorescence)는 복합수상화서(穗狀花序, spike inflorescence, 이삭 모양)이다.
(사진에서 꽃잎같이 보이는 것은 꽃을 보호하는 포엽(苞葉, 꽃자루에 달리고 꽃을 보호하는 잎처럼 생긴 구조)이고 그 속의 꽃술같이 보이는 것이 12~20개의 낱꽃들이다. 이어서 다음 포엽이 열려 꽃들이 피는 형태로 계속된다. 암꽃의 낱꽃 하나하나가 자라서 익으면 바나나 낱개가 되고 이들 낱꽃 12~20개가 붙은 것이 과손(hand, 과장)의 바나나가 된다.)
단단한 꽃줄기(화경, 花梗, peduncle)의 마디에 12~20개의 낱꽃이 두 줄로 붙어 있으며 이들 낱꽃 집단이 붙는 마디는 1/3 윤생으로 어긋나기로 나선상으로 배열되고 각 마디마다 큰 포엽이 나선형으로 배열하여 꽃을 감싸 보호한다. 포엽은 꽃이 핀 다음에 떨어진다. 바나나의 포엽은 적자색, 파초의 포엽은 황색이다.
꽃줄기(화경, 花梗, peduncle)에 붙은 꽃은 위치에 따라 성이 다른데 밑 부분에 붙은 꽃은 암꽃, 끝부분에는 수꽃, 중간 부분에는 양성화가 달린다.
낱꽃에는 수술이 5개, 암술이 1개 있다. 암술의 씨방은 녹색이고 위치는 하위(下位)이며, 씨방 속은 3실로 갈라지고, 밑씨의 수가 많다.
황백색의 꽃덮이(화피, 꽃잎과 꽃받침이 유사함)는 상하 2쪽으로 되어 있는데 윗부분은 외꽃덮이(외화피) 3개와 내꽃덮이(내화피) 2개가 합쳐져서 5개의 돌기로 되며 밑부분의 것은 내꽃덮이(내화피) 1개가 주머니처럼 되고 그 속에 꿀이 들어 있다.
마. 바나나 열매
과경(果梗, fruit stalk)에 약 15cm 간격으로 부풀어 오른 마디마다 12~20개의 바나나가 열린다.
꽃가루가 암술머리에 수분되어 정상적인 수정이 일어나면 바나나 열매가 자라고 열매 속에 종자가 생성된다.
암꽃에 문제가 발생하여 불임이 된 재배 종들은 수정이 되지 않아 종자는 생성되지 않지만 단위결실(單爲結實, 수정 없이 씨방이 자라 열매가 됨)로 바나나 열매는 자란다.
꽃이 핀 후 100일 정도 지나면 바나나가 완전히 자라게 된다.
바나나 열매는 장과(漿果, berry, 수분이 많고 연한 조직의 열매)에 속하며 색깔은 흰회색, 노란색 등이 있고, 향기와 단맛 등이 다양하다. 종자는 짙은 갈색이고, 편평한 둥근 모양이며, 지름이 5mm이다.
바나나 열매껍질을 벗겼을 때 굵은 줄 모양으로 길게 뻗은 것은 수분과 영양분이 이동하는 물관부(xylem)와 체관부(phloem)로 구성된 관다발(vascular bundle)이다.
우리가 먹는 바나나 낱개를 과지(果指, finger)라 하고 시장에서 파는 12~20개의 과지 덩어리를 과장(果掌, hand, 과손)이라 하며 하나의 과경(果梗, fruit stalk)에 달린 10~40개의 과장(果掌, hand, 과손) 전체를 과방(果房, bunch, fruit cluster)이라 한다.
과경(果梗, fruit stalk)에 과장(果掌, hand, 과손)이 꽃차레와 같이 1/3~4/9 어긋나기로 나선형으로 달려 있다. 그래서 과방은 과장(果掌, hand, 과손)를 층층으로 쌓아 놓은 단처럼 보이므로 한 층을 과단(果段, 하나의 마디에 붙은 과장)이라고 한다.
3. 파초와 바나나의 차이
바나나(banana, 학명 Musa paradisiaca sapientum)와 파초(芭蕉, Hardy banana, Japanese banana, 학명 Musa basjoo)의 가장 큰 차이점은 생장조건이 다르다. 바나나는 동남아의 열대 원산으로 추위에 약하지만 파초는 중국 원산(오키나와가 원산지라고도 함)의 온대성이다.
파초는 우리나라에서 잘 자라고 바나나를 닮은 꽃이 피지만 열매가 잘 맺히지 않는다. 그래서 오랫동안 화초로 길러 왔다.
그런데 파초도 열대지방에서는 수분이 이루어져 흑색의 단단한 종자가 생성된다. 열매는 크기가 5cm ~10cm로 작고 씨가 많으며 맛이 없어 식용이 불가능하다.
바나나와 파초는 다음과 같은 차이로 구별된다.
첫째, 꽃을 감싸는 포(苞, 苞葉 포엽, 꽃자루에 달리고 꽃을 보호하는 잎의 일종)의 색깔이 다르다. 파초의 포는 황갈색(黃褐色) 혹은 황색(黄色)이지만 바나나의 포는 일반적으로 자주색(紫朱色) 혹은 적자색(赤紫色)이다.
둘째, 파초의 키는 5m 이하이고 바나나의 키는 10m에 이른다. 가경(假莖, 위경, 僞莖, pseudostem)의 지름도 파초는 20cm, 바나나는 30cm 정도이다.
셋째, 바나나 잎의 뒷면은 분(粉) 모양의 흰 가루가 발생되지만 파초에는 흰 가루가 없고 옅은 녹색이다.
넷째, 바나나는 온대지방에서는 생장이 어렵지만 파초는 온대지방에서도 잘 생장하고 꽃을 피우기도 한다.
4. 재배용 바나나
바나나는 맛, 향기, 크기, 모양, 색 등이 사람들의 기호에 알맞도록 잡종화하여 가장 좋은 품종을 재배한다.
그리고 바나나를 상품화하기 위해서는 한 종류의 동일 품종이어야 한다.
가. 재배용 바나나 육종
파초와 바나나의 게놈에서 반수체(半數體, haploid)의 염색체 수는 n= 11개이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에 걸친 동남아시아의 열대우림 지역에는 품질이 우수한 바나나가 열리는 무사 아쿠미나타(Musa acuminata)가 있었으며 이를 재배하여 오던 중 암술에 문제가 생겨 씨가 생성되지 않는 무사 아쿠미나타(Musa acuminata) 아종이 개발되어 재배되었다. 그리고 동남아시아 및 스리랑카에서 필리핀에 이르는 동남아시아 열대 계절풍 지역에서는 무사 아쿠미나타(Musa acuminata)가 전파되어 새로운 아종으로 생성된 씨가 생성되는 무사 발비시아나(Musa balbisiana)를 주로 재배하여 왔다.
현대의 바나나 재배종은 이 두 아종을 기반으로 육종되었다.
무사 아쿠미나타(Musa acuminata)의 반수체(半數體, haploid) 게놈을 n= A라 하면 무사 아쿠미나타 종은 2배체(diploid, 二倍體, 2n=2A=22, AA), 3배체(2n=3A=33, AAA), 4배체(2n=4x=4A=44, AAAA) 등이 있으며 모두 불임으로 종자가 생성되지 않지만 단위결실로 열매는 맺는다(n은 생식세포인 반수체 haploid, 2n은 체세포, x는 배수성 set, x는 일배체 monoploid, 4x는 사배체 tetraploid).
그리고 무사 발비시아나(Musa balbisiana) 게놈의 반수체(半數體, haploid)를 n=B라 하면 2배체(2n=2B=22, BB)는 종자를 생성한다. B 게놈의 무사 발이시아나 계통과 꽃가루는 정상이지만 암술에 문제가 있어 종자가 생기지 않는 2n= 2A 게놈의 무사 아쿠미나타 계통을 교잡하여, 종자가 없는 이질2배체(2n=2x=AB=22), 이질3배체(2n=3x=AAB, 3x=ABB), 이질4배체(2n=4x=AAAB, 4x=AABB, 4x=ABBB) 등을 만들고 그중에서 품질 좋은 품종을 육종하여 재배하는 것이다.
현재 재배되고 있는 바나나 종의 대부분은 삼배체(三倍體, triploid)인 캐번디시 바나나(Cavendish banana)이다. 삼배체(三倍體, triploid)인 캐번디시 바나나(Cavendish banana)는 체세포분열과 발생이 일어나 생장하고, 감수분열은 일어나지 않아 씨는 생성되지 않지만 단위결실(單爲結實 parthenocarpy, 수정 없이 씨방이 자라 열매로 되는 것, 씨 없음)이 일어나 열매는 맺히는 것이다.
나. 바나나 번식
바나나의 재배품종은 좋은 품질을 얻기 위해 잡종 방법으로 우량종을 육성한다.
대부분은 종자가 생성되지 않는 품종이다.
그런데 종자가 생성되는 품종도 잡종의 씨를 받아 다시 심는다면 잡종의 잡종이 되어 열리는 바나나 열매는 상품이 될 수 없는 야생종 열매 같은 불량품이 섞여 나올 것이다.
더욱이 씨 없는 품종으로 개발된 품종은 종자로 번식시킬 수 없다.
그래서 동일 품질의 바나나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영양번식으로 개체를 복제해서 번식시켜야 한다.
옛날부터 분얼 눈(땅속줄기 밑 마디에서 나오는 눈, 흡아 吸芽, 곁눈, 측아 側芽의 일종)으로 번식하였다. 포기나누기로 번식하였던 것이다.
오늘날에는 생장점배양(生長點培養, growing point culture)으로 만든 어린 묘를 이용한다.
바나나는 여러해살이 풀이고 열대지방에서 재배하므로 겨울이 되어도 지상의 잎은 말라죽지 않으며 다음 해에 계속 새잎이 나와 자라고 열매를 맺지만 품질이 나빠져서 상품이 될 수 없다. 그래서 바나나 열매를 생산한 다음 지상의 잎을 잘라 버리고 새순을 키워서 바나나를 생산한다. 이를 모주 갱신이라 한다.
바나나를 대량으로 생산하는 농가에서는 맛이 있고 빨리 무르지 않아 멀리 운반이 가능한 상품성이 있는 단일 품종으로 재배한다. 그래서 전 세계적으로 거의 단일 품종이 재배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치명적인 바나나 곰팡이 병이 발생되어 여러 대륙으로 전파되고 있다. 전 세계에서 재배되는 바나나가 거의 단일종이므로 한 그루가 전염되면 전체로 번져서 멸종에 이를 위험에 처해있다. 새로운 종이 개발될 때까지 바나나가 귀해지고 값이 올라갈 수도 있을 것이다.
*분얼 눈(분얼아, 分蘖芽, tiller bud)
외떡잎식물도 가지치기를 하는데 이를 분얼(分蘖, tillering)이라 하고 가지가 나오는 눈을 분얼 눈(분얼아, 分蘖芽, tiller bud, 액아 腋芽의 일종)이라 하며 분을 눈은 줄기의 밑둥치 부분인 불신장절간(不伸長節間, 신장이 일어나지 않는 마디 사이, 벼의 마디는 12~16개이고 그중 밑에서 10개의 마디 사이는 불신장절간이며 불신장절의 전체 길이가 2cm임)에 있다. 벼, 보리, 바나나 등 외떡잎식물에 있으며 이들 식물이 생장하면서 분을 눈에서 가지가 여러 개 올라와 여러 포기가 된 것처럼 보인다.
전통적인 바나나의 번식방법은 분을 눈에서 나온 줄기를 분리해 심는 것이었다.
* 생장점배양(生長點培養, growing point culture)
식물의 생장점(生長點, growing point, 분열조직)을 분리하여 오옥신을(혹은 오옥신과 사이토키닌) 처리한 배지(培地, culture medium)에 배양하면 캘러스(callus, 미분화된 부정형의 세포 덩어리)가 형성된다.
그런데 오옥신(auxin)과 사이토키닌(Cytokinin)을 같은 농도로 함께 처리된 배지(培地, culture medium)에서 캘러스(callus)을 배양하면 분화가 일어나지 않고 캘러스(callus) 상태의 덩어리가 분열하여 계속 커지게 된다.
이렇게 커진 캘러스(callus) 덩어리를 여러 조각으로 나누어서 사이토키닌(Cytokinin) 등을 처리한 여러 배지에 이동하여 배양하면 각각의 조각이 뿌리, 줄기, 잎의 분화가 일어나 새로운 개체가 된다.
그리고 일부 캘러스(callus) 조각을 오옥신(auxin)과 사이토키닌(Cytokinin)을 같은 농도로 함께 처리된 배지(培地, culture medium)에서 다시 배양하면 분화가 일어나지 않고 캘러스(callus) 상태의 덩어리가 계속 커지게 되므로 한번 캘러스(callus)를 생성하면 계속 배양하여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캘러스(callus)를 분화시키기 위해서는 호르몬의 농도를 달리한 여러 배지에 옮겨 배양해야 한다.
오옥신(auxin)보다 사이토키닌(Cytokinin) 농도를 더 높게 처리한 배지에 캘러스(callus)를 배양하면 눈(bud)과 싹(shoot)의 분화가 촉진되고 오옥신(auxin)농도를 사이토키닌(Cytokinin)보다 높게 처리한 배지에 캘러스(callus)를 배양하면 뿌리의 분화가 촉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