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토크롬(phytochrome, 피토크롬)
김진국
1. 파이토크롬(phytochrome, 피토크롬) 발견
1918년 이래 식물이 빛을 받아 성장하고 꽃을 피우는 시기가 결정되고 빛을 향해 뻗어 자라는 것을 연구한 결과 광주기성(photoperiodism)과 같이 식물이 빛에 대해 반응을 한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1952년 미국 생물학자 H.A. 보스윅(Harry A. Borthwick)과 S.B. 헨드릭스(Sterling B. Hendricks) 등은 상추 종자의 발아에 미치는 빛의 작용 스펙트럼을 측정한 결과 660nm의 적색광이 발아를 촉진하는 효과가 가장 크고, 730nm의 원적색광(근적외선에 가까운 적색광)은 적색광에 의한 촉진 효과를 소멸시키는 효과가 있으며, 또한 두 파장의 빛을 서로 1분씩 교차하여 비출 경우, 횟수에 관계없이 최후에 비춘 빛의 파장에 따라 발아율이 결정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동물이 빛에 대해 반응하는 것과 같이 식물에서도 이와 같이 빛을 흡수하여 생리학적 기능을 조절하며 이에 관계하는 물질로 색소 단백질인 파이토크롬(phytochrome) 등이 존재한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1959년 버틀러(Warren L. Butler)와 시겔만(Harold Siegelman)이 피토크롬의 존재를 다시 확인하고 피토크롬(phytochrome)이라 명명하였다.
1983년 퀘일(Peter Quail)과 라가리아스(J Clark Lagarias) 등은 피토크롬을 분리하였으며, 1985년 허시(Peter Hershey)와 퀘일 (Peter Quail) 등은 피토크롬 유전자 서열을 분석하였다. 여러 종류의 식물에서 염기서열이 분석되면서 피토크롬 유전자가 식물종마다 다른 여러 가지가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1989년 Robert A. Sharrock와 Peter H. Quail는 피토크롬에는 피토크롬 A(Phy A), 피토크롬 B(Phy B), 피토크롬 C(Phy C)의 단백질을 밝혔다. 이외에도 피토크롬 D, E, F 등이 있다.
2. 파이토크롬(phytochrome, 피토크롬)의 작용
식물에 존재하는 파이토크롬이 빛에 반응하여 성장, 개화를 유도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식물에 존재하는 파이토크롬은 빛에 반응하는 적자색 색소 단백질이며, 빛의 유무와 일조시간을 감지하고, 식물체 내에서 빛의 파장에 따라 빛에 처음으로 반응하는 시발 작용(방아쇠 작용)을 일으켜 식물의 성장과 발육을 조절한다. 파이토크롬은 불활성형인 Pr형( phytochrome red, 적색광흡수형 파이토크롬)과 활성형인 Pfr형(phytochrome far red, 원적색광흡수형 파이토크롬)의 2가지 형이 있으며 Pr형(red형 파이토크롬)은 주로 흡수하는 파장이 660㎚(적색광)이고, Pfr형(far red형 파이토크롬)은 730㎚(원적색광, 근적외선에 가까운 적색광)이다. Pr형 파이토크롬은 적색광(赤色光)을 흡수하면 Pfr형으로 전환되고, Pfr형은 원적색광을 흡수하면 Pr형으로 되돌아가, 서로 가역적(可逆的)으로 전환될 수 있다. 예를 들어 검은 상추씨 발아에서 파이토크롬의 Pr형과 Pfr형의 2가지 형의 빛에 의해 발아가 촉진되고 억제되는 가역 반응이 일어난다.
검은 상추씨는 Pr형으로 불 활성화되어 있어 적색광을 흡수하면 활성형인 Pfr형이 되어 발아된다. 적색광을 쪼인 후 다시 원적색광을 쪼이면 불활성인 Pr형으로 전환되어 발아가 억제된다. 빛이 없으면 Pfr형이 서서히 Pr형으로 되돌아가는 식물도 있다. 파이토크롬 분자의 발색단(發色團)은 열린 테트라피롤 고리로서, 남조류의 색소인 피코시아닌과 매우 비슷하다. 생리적으로 활성형은 Pfr형이며 쉽게 Pr형으로 불 활성화된다. 파이토크롬은 빛에 관계되는 여러 가지 형태를 형성하여 생체(生體)의 생리적 기능 조절에 관여하는데 식물호르몬의 양적 변동과 효소의 합성을 유도하는 시발점이 되는 것이다.
또한 모든 식물에 함유되어 있어 색소 진화의 측면에서 흥미 있는 주제가 되고 있다.
국화에서의 파이토크롬(Phytochrome)작용을 예로 보면 다음과 같다.
국화는 낮의 길이가 짧고 밤의 길이가 긴 기간에 꽃을 피우는 단일 식물이다. 낮의 길이가 긴 봄, 여름에는 영양생장(잎, 줄기, 뿌리의 생장)을 하며 가을에는 생식 생장(꽃, 열매의 생장)을 한다.
이와 같이 국화가 낮의 길이에 따른 빛의 변화를 인지하는 것은 잎에 존재하는 파이토크롬(Phytochrome)이다. 파이토크롬(Phytochrome)은 국화의 개화를 조절하며 영양생장(잎, 줄기, 뿌리의 생장)의 경우에는 국화가 영양생장만 하게 자극하고, 생식의 형태에서는 개화 호르몬을 자극하여 생식 생장(꽃, 열매의 생장)을 유도한다.
특히 어린잎만 있는 경우에는 외부 환경이 생식 생장 환경으로 접어들어도 내부 생식 환경이 적절하지 않으므로 다시 영양생장으로 되돌릴게 할 수도 있다.
노화된 국화잎에서는 생식 생장 형태에서 영양생장 형태로 되돌리는 것은 불가능하게 하고 꽃봉오리를 빨리 만들 수 있게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노화된 식물 개체에 새순을 접붙이면 새순에서 꽃봉오리가 빠르게 형성되는 것으로 보아 꽃봉오리 형성(생식 생장)은 노화된 식물 개체에서 생성되는 파이토크롬 호르몬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식물은 낮에 광합성을 하여 동화 물질(포도당)을 만들고 이런 동화 물질들이 축적되면 단일 조건에서 생식 생장 유도 물질을 합성하도록 유도한다.
이와 같이 파이토크롬의 작용은 잘 알려져 있지만 파이토크롬이 흡수한 빛의 양이나 밝기를 적절히 조절해 세포가 최적의 상태를 만드는 작용 원리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
최근 우리나라 및 외국 과학자들의 연구로 파이토크롬에 의해 인지된 빛의 정보를 정교하게 조절하여 최적화하는 등의 핵심 기능을 가진 유전자를 발견하고 'PAPP5'로 이름 붙였다. PAPP5이 파이토크롬의 인산화 상태를 다양하게 조절, 빛의 신호에 따라 파이토크롬 단백질의 수명과 이로부터 빛 신호를 전달받는 중간 매개자들에 대한 결합력을 제어한다는 새로운 사실을 밝혀냈다.
이 유전자를 정상 식물체에서 유전공학적 기법을 응용하여 과다하게 발현시킨 결과 빛 신호에 대한 민감성이 20~30% 정도 증가하였다. 이것은 적은 양의 빛으로도 생육이 가능한 농작물을 개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 준다.
*광선
• 적외선은 파장이 0.75㎛(750nm) 이상이며
0.75∼3㎛의 적외선을 근적외선, 3∼25㎛의 것을 적외선, 25㎛ 이상 1,000㎛ 까지의 전자파를 원적외선이라 한다.
• 가시광선은 380~750nm(nanometer) 범위의 파장을 가진다.(적색 파장 범위 620~750nm)
• 자외선은 파장이 380(397)∼10nm인 전자기파이다.
식물의 색소 중에서 빛에 감응하는 색소단백질이 파이토크롬(phytochrome)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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