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

생물의 성 결정

진국 2008. 11. 4. 16:46

생물의 성 결정

                                                              김진국

 생물은 영원히 살기를 원한다. 그러나 생물의 수명은 유한하다. 예를 들어 동물의 수명은 성장기간의 5배 정도이므로 사람이 25세까지 성장이 가능하다고 보면 사람의 수명은 최대 125세이다.
 수명이 유한한 생물이 영원히 살기 위해서는 자기와 같은 자손을 만들어 대를 이어가야 한다.

1. 무성생식(asexual reproduction)과 유성생식(sexual reproduction)

 자손을 만드는 생식 방법에는 자신과 완전히 같은 자손을 만드는 방법인 복제(체세포 분열), 즉 무성생식과 다양한 자손을  만들기 위해 암수 두 개체가 생식세포를 형성하여(감수분열) 혼합하는 유성생식이 있다.
 무성생식 방법에는 이분법(이분열법, binary fission, 원핵세포의 핵분열은 무사 분열 amitosis-세균, 유글레나, 세포막의 중간에서 아령과 같이 수축하여 세포질과 핵을 나눔, 원생생물 세포의 핵분열은 유사분열 mitosis-짚신벌레, 아메바), 출아법(budding, 싹이 나듯이 세포막이 부풀어 나오고 후에 핵이 이동해와 경계 지점에서 핵과 세포질이 나누어짐, 핵분열은 유사분열 mitosis), 포자법(sporogenesis), 영양 생식(포기나누기, 삽목, 접붙이기, 휘묻이 등 잎, 줄기, 뿌리를 이용한 재생법) 등이 있다. 세균(박테리아)은 이분법(이분열법)으로 분열하여 증식한다.
무성생식은 체세포 분열과 같은 동형 분열로 생성된 세포들이 떨어져 새로운 생명이 되는 것이므로 부모와 자손, 자손 간에 유전자가 완전히 같은 클론(clone, 복제)을 형성한다. 무성생식을 하는 생물도 환경이 나빠지면 접합이나 유성생식을 하기도 한다.
 무성생식은 번식 방법이 간단하므로 짧은 시간에 대량번식이 가능하다. 그런데 자손이 동일하므로 환경이 나빠지면 모두 죽을 수도 있으므로 종족의 생존에 문제점이 있는데, 그래도 지금까지 종족이 살아남아있는 것은 돌연변이 등으로 어느 정도 다양성이 있기 때문이다. 영양 생식을 하는 종류는 본디 유성생식을 하였지만 영양 생식 방법이 발달함에 따라 꽃이 퇴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영양 생식은 잎, 줄기, 뿌리에 영양분이 충분해야 번식을 할 수 있는데 토양에 양분이 고갈되거나 물이 부족하게 되는 등 환경이 열악해지면 영양번식을 할 수 없게 된다. 생물은 최선을 다해 번식을 시도하므로 퇴화된 꽃을 다시 피워 유성생식을 하려고 한다. 이런 종류로는 대나무, 고구마 등이 있다.
 유성생식은 암수 다른 개체가 생식세포를 만들어 수정하므로 다양한 자손을 만들 수 있으며, 그 결과 환경이 나빠져도 다양한 자손 중에 변화된 환경에 적응된 자손이 있을 수 있으므로 종족이 살아남을 확률이 높은 것이다.
 유성생식에는 암수가 있어야 하는데 수컷은 유전자만 체세포의 반을 제공하고, 암컷은 체세포 유전자의 반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세포질과 발생과정 동안 필요한 양분을 제공하거나 몸속에 배아를 가지고 양분을 제공하면서 발생시키는 역할을 한다.
유성생식을 하는 생물은 모두 사람과 같이 여성(암컷)과 남성(수컷)으로 몸이 나뉘어 있는 것(동물-자웅 이체, 식물-자웅 이주)이 아니다.
식물의 꽃은 단성화와 양성화로 나눈다.
단성화는  다시 다른 그루에 암꽃과 수꽃이 따로 피는 자웅 이주와 자웅 동주 중에서 암꽃과 수꽃이 따로 피는 단성화로 나눌 수 있다. 단성화 중에 자웅 이주인 것은 은행나무, 유자, 수영, 뽕나무, 삼(대마), 식나무, 시금치 등이 있으며 암그루와 수그루가 따로 있으며 자웅 동주 중에 암꽃과 수꽃이 따로 피는 단성화에는 밤나무, 옥수수, 소나무, 오이, 수박, 호박, 박, 은행, 뽕나무 등이 있다. 암술과 수술이 한 송이 꽃에 같이 있는 양성화에는 봉선화, 채송화, 장미, 찔레 등이 있으며 식물의 약 70%가 양성화이다.
감나무는 대부분이 양성화이나 극히 일부는 한 나무에 수꽃이나 암꽃만 피는 자웅 이주인 나무도 있는데 이와 같은 종을 삼성화이주(三性花異株, trioecious, trioecy)라 한다.
그리고 어떤 식물은 단성화와 양성화가 같이 피는 종류도 있다.
 지렁이는 자웅동체로 암수 생식기가 한 몸에 있다. 그러나 같은 시기에 두 생식기 모두가 동시에 발육되는 것이 아니고 발육하는 시기가 다르다. 그래서 자가 수정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고 타가 수정이 일어난다. 그리 하여 자가 수정의 피해를 방지한다.   동물 중에 자웅동체(암수한몸, 지렁이, 달팽이 등)인 종은 양 생식기관을 가지고 있으므로 이동이 느려 접촉할 수 있는 개체가 적어도 수정 가능성이 높일 수 있으며, 식물도 자웅동주(암수한그루)인 종류는 암꽃과 수꽃이 가까이 있으므로 수정 가능성이 높다.

2. 접합(conjugation)

 세균(박테리아), 원생동물, 조류(藻類), 곰팡이 등의 하등생물은 이분법이나 출아법, 포자 등으로 주로 무성생식을 하지만 영양, 온도, 수분 등의 환경이 불충분하면 하등 한 유성생식의 일종인 접합(conjugation)으로 번식을 한다.
 1946년 조슈아 레더버그(Joshua Lederberg, 1925 ~ 2008, 미국 유전학)와 에드워드 테이텀(Edward Lawrie Tatum, 1909 ~ 1975, 미국 유전학)이 박테리아 개체 간에 유전적 재결합(genetic recombination)이 일어남을 발견하였다.
 William Hayes(1953)는 대장균(E. coli)에서 접합 과정을 관찰하여 세포의 유전물질이 한 방향으로만 옮겨간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그리고 접합을 가능하게 하는 요인을 fertility factor (F, 性因子, 성인자, 플라스미드)라 명명하였으며 이때 F factor를 가지고 있어, 접합할 수 있는 주(strain, donor 공여자)를 F+라 하고, F factor가 없어 수여자(recipient) 역할을 하는 주(strain)를 F-라고 했다.
 두 박테리아가 접합하는 과정을 보면 먼저 두 박테리아는 F+ 주가 가진 pilus(sex pili, conjugative pili, 선모 線毛)로 결합한 다음 두 박테리아 사이에 핵물질이 지나갈 수 있는 다리(bridge)를 만든다. F factor인 플라스미드 DNA(plasmid DNA, 박테리아에 있는 원형 DNA)의 한 가닥이 수여자 박테리아(recipient bacterium)로 전달되면서 각기 이중가닥의 DNA(double stranded DNA)로 재생된다.
 F factor란 접합을 중개하는 요소로 일종의 DNA이며 이를 플라스미드 라 하고 숙주 박테리아의 주 염색체와는 별개로 세포질에서 복제가 일어나며 이 플라스미드가 없어도 박테리아의 생존에는 관계가 없다.
 Luca Cavalli-Sforza는 F 플라스미드(F factor)가 염색체와 결합되어(박테리아의 F 플라스미드는 보통 염색체와 독립하여 존재한다.) F+에서 F-로 염색체의 유전자의 전달이 일어나 유전자 조합이 고빈도(高頻度)로 일어나는 재조합 고빈도( Hfr, High Frequency of recombination) 주(strain)를 발견하였는데 재조합 고빈도(Hfr) 주는 F 플라스미드만 옮겨가는 일반적인 F+ strain보다 약 1,000배나 높은 유전자 재조합(genetic recombinant)을 일으킨다.
 그 과정을 보면 독립적인 F factor가 대장균의 주(strain) 염색체(E. coli chromosome)에 결합한 Hfr균은 F-균과 접합하면 DNA의 두 가닥 중 내부의 한쪽 가닥만 절단되어 F-주(strain)로 옮겨가고 F+는 남은 DNA의 다른 가닥을 주형으로 상보적인 가닥을 합성하여 원래의 DNA가 된다. F-주(strain)로 완전히 옮겨간 염색체 DNA는 그 양단이 다시 결합하여 환상으로 되돌아가고 F인자도 완전한 것으로 된다.
그런데 염색체 DNA는 F인자 DNA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염색체 DNA가 완전히 옮겨가는 데는 거의 2시간이 필요하므로 염색체 DNA가 완전히 옮겨가지 못하고 대부분은 끊어져 F-주(strain)는  Hfr주(strain)가 되지 못한다. 
수여자인 F-주(strain)에서는 F+주(strain)에서 옮겨온 염색체와 F-주(strain)의 염색체 간의 상동 DNA 사이에 재조합이 일어난다.
이렇게 공여자인 Hfr 주(strain)의 유전자가 수여자인 F-주(strain)로 이동되는 것이다.
F+주(strain)에서 받은 Hfr주의 염색체로부터 F인자가 유리되면 다시 F+균으로 된다. 

3. 생식기관과 생식세포

 식물의 생식기관은 꽃의 암술과 수술이며 암술의 밑씨에서 알세포가 형성되며 수술의 꽃밥에서 화분이 형성된다.
 속씨식물에서 보면 수꽃은 수술의 꽃밥에서 감수분열로 화분(꽃가루)이 생성되어 암술머리에 앉으면 다시 2번 분열하여 정핵을 형성하며 암꽃은 암술의 씨방 속에서 감수분열이 일어나며 알세포가 다시 밑씨에서 3번 다시 분열하여 알세포를 생성한다. 그러므로 양성화에서는 꽃 속에 씨방이 있는 부분이 암컷에 해당되며 단성화에서는 보통 꽃의 아래 부분에 씨방이 있는 꽃이 암꽃이다.
 동물의 정자는 수컷의 정소에서 감수분열이 일어나 생성되며 난자는 암컷의 난소에서 감수분열이 일어나 생성된다. 난소를 가진 개체를 암컷이라 하며 정소를 가진 개체를 수컷이라 한다.

4. 생식에서의 암,수 역할

 유성생식을 위해 수컷은 정핵을 만들며 암컷은 알세포를 만든다. 정핵과 알세포의 차이를 보면 정핵은 체세포 핵의 반에 해당하는 핵만을 자손에게 주며 알세포는 체세포 핵의 반에 해당하는 핵과 세포질을 자손에게 준다. 예를 들어 동물의 정자와 난자가 수정하여 수정란이 되면 핵은 부와 모로부터 반반씩 받은 것이고 수정란의 세포질은 모로부터 받은 것이다. 또 정자는 수정을 위해 난자가 있는 곳으로 이동하여야 하므로 작고 난자는 수정 후 초기의 세포분열인 난할에 필요한 물질과 에너지(난황)를 가지고 있으므로 크기가 커서 이동이 불편하다.
 암컷은 수정 후 발생에 필요한 난황이나 양분을 계속 공급하기 위해 배를 몸에 붙이고 있어야 한다.
 결과적으로 생식에는 암컷이 역할이 매우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암컷의 수는 자손의 수를 결정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5. 성염색체에 의한 성 결정

 암수를 결정하는 것을 성 결정이라 한다.
생물의 성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염색체이다. 일반적으로 체세포의 핵 속에는 상염색체와 성염색체가 있다 상염색체는 암,수 공통으로 들어있으며 한 쌍씩 여러 종류가 있다. 암수의 구별이 있는 생물에는 상염색체 외에 암수에 따라 다른 모양과 개수가 다른 염색체가 있는데 이를 성염색체라 하며, 상염색체에 비해 모양과 행동이 다르다. 특히 동물의 X 성염색체는 간기 및 핵분열 전기에 뚜렷한 이상 응축을 나타내며 감수분열 때는 다른 염색체보다 먼저 앞서거나 끌려가는 모습이 나타난다.
 동물에서 성염색체의 발견은 H. 헨킹(H. Henking, 1891, 독)이 별 노린재(Pyrrhocoris apterus, 성염색체 XO형)의 정소에서 일어나는 제1 정모 세포의 감수분열에 참여하지 않고 한쪽 딸세포로 이동하는 특별한 염색체를 발견하고 그 의미를 알지 못해서 X염색체라고 명명하였다.
1905년 네티 마리아 스티븐스(Nettie Maria Stevens, 미, 1861 ~ 1912)이 갈색 거저리(Mealworm, 밀웜, Tenebrio molitor, 갈색 딱정벌레)에서 Y염색체를 발견하고 성별에 관여한다는 것을 밝혔으며 알파벳 순서에 따라 "Y"로 명명하였다.
식물에서 성염색체의 발견은 C.E. 알렌(C. E. Allen, 1917, 미)이 이끼류의 일종인 스파이로카르푸스(Sphaerocarpus)에서 발견하였다.
 포유류에서 암컷의 동형(XX)인 성염색체가 체세포 등의 간기의 핵에서는 2개의 X염색체 중 1개의 성염색체는 염기성 색소에 비교적 강하게 염색이 되는 이상 응축의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것을 바소체(Barr body)라 하며 1948년 머레이 바(Murray Llewellyn Barr, 1908 ~ 1995, 캐나다)가 발견하였다. 이 현상은 XY형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성염색체의 구성이 XX인 경우, 체세포 등의 체세포 등의 간기 세포를 염색하면 1개의 바소체(Barr body갸 핵막에 붙어서 나타난다. 이런 현상을 태아의 성감별 방법에 이용되고 있다. 2개의 X염색체 중  성염색질로 농축된 성염색체 X는 성 결정 외의 작용에는 거의 불활성화 되어 있으며 다른 1개만 정상적으로 형질 발현에 사용되는 것이다.
  식물에서는 수그루와 암그루의 두 가지 구별이 있는 것 중 수영, 뽕나무, 삼(대마)과 같이 성염색체를 볼 수 있는 것과, 식나무, 시금치처럼 성염색체를 구분할 수 없는 것이 있다.
 생물의 성 결정 방법을 성염색체의 조합으로 나누어보면 
 첫째로 암컷이 동형, 수컷이 이형인 염색체를 가지는 형을 XY형이라 하는데  XY형은 수컷의 이형 염색체를 Y염색체, 암, 수 양쪽에 있는 공통의 염색체를 X염색체라고 한다. 이형에서는 감수분열 결과 암컷에서는 모두 같은 X를 가진 난자만을 형성하고, 수컷에서는 X나 Y를 가진  2종류의 정자를 형성한다. 여기에 속하는 종류로는 초파리, 사람, 뽕나무, 삼 등이 있다.
둘째로, XY형에서 수컷에서 Y가 없는 경우로 XO형(수컷의 성염색체는 X염색체 1개만 가짐)이다. 총 염색체 개수는 수컷이 암컷에 비해 염색체가 하나 적다. 여기에 속하는 종류로는 메뚜기, 여치, 쥐, 말, 고양이 등이 있다.
X염색체 1개만 가지는 XO형의 수컷 정소에서 X염색체는 제1 감수 분열에 참여하지 않고 한쪽 딸세포에 들어감으로 염색체 비분리 현상이 일어나지 않고 감수분열이 정상적으로 진행된다.
 셋째는 반대로 암컷이 이형, 수컷이 동형인 경우는 암컷의 성염색체는 ZW, 수컷은 ZZ가 되며, ZW형이라고 한다. 여기에 속하는 종류로는 누에, 양딸기 등이 있다.
 넷째는 ZW형에서 암컷의 성염색체에서 W가 업는 경우로 ZO형(암컷의 성염색체는 Z염색체 1개만 있음)이라 한다. 총 염색체 개수는 암컷이 수컷에 비해 염색체가 하나 적다. 여기에 속하는 종류로는 조류, 파충류 등이 있다.
 사람의 성 결정을 보면 다음과 같다.
 사람은 XY형이며 상염색체 44개(22쌍)와 합쳐 46개의 염색체(2n=44A+XX-여성, 2n=44A+XY-남성)로 되어 있다. 감수분열 결과 여성은 상염색체 22개와 1개의 X염색체, 즉 23개 염색체를 가진 난자(n=22A+X)를 만들고, 남성은 상염색체 22개와  X 성염색체 1개로, 총 23개의 염색체를 가진 정자(n=22A+X)와 상염색체 22개와 Y 성염색체 1개를 가진 정자(n=22A+Y)를 만든다. 만일 난자가 성염색체 X을 가진 정자와 수정하면 성염색체의 조성이 XX가 되어 딸이 되고, 성염색체 Y을 가진 정자와 수정하면 성염색체의 조성이 XY가 되어 아들이 된다.

※ 사람의 성 결정 이상(간성, 중성)

 사람의 성 결정은 성염색체에 의해 결정되는데 성염색체 결정형은 XY형이며, 남자의 염색체 구성은 상염색체 44개와 성염색체 XY 두 개로 모두 46개(2n=44A+XY)이고 여자의 염색체 구성은 상염색체 44개와 성염색체 XX 두 개로 모두 46개(2n=44A+XX)이다.
 그런데 성염색체의 수에 이상이 생기면 선천적 성 이상 질환이 나타난다. 보기로는 클라인펠터 증후군(XXY), 터너 증후군(X0)을 들 수 있다. 클라인펠터 증후군(XXY)은 성 염색체 중에 X염색체를 하나 더 가지는데 Y 성 염색체를 가지므로 남성의 모습에 가까우나 여성의 특징도 가지고 있다. 대부분이 무정자증이며 고환이 적고 가슴이 발달하는 것이 특징이다. 학습에는 큰 장애가 없으며 신생아 천 명당 한 명꼴로 볼 수 있는 흔한 질병이다. 터너 증후군(X0)은 X 성염색체 한 개 밖에 없는 개체로 성기의 외형은 여성형이나 음모의 발육이 전혀 없거나 불량하며, 유방, 자궁 및 질 등의 성기 발육이 불완전하고, 무월경이며, 신장이 120 ∼ 140cm 등 심한 기형을 나타낸다. 그 외에 성염색체의 구성이 XXX, XXXX, XXYY, XXXY 등으로 나타나는 사람들도 있다.
 이와 같이 성염색체수가 이상이 생기는 원인은 감수분열이 일어날 때 성염색체에 연결된 방추사가 어떤 원인으로 끊어져 한쪽 세포로 두 개의 성염색체가 몰리기 때문이다. 이를 성염색체 비분리 현상이라 한다.

*염색체 이수성(aneuploidy)과 동질 배수성, 同質倍數性, autopolyploidy)

생식세포를 형성하는 감수분열 때 어떤 원인으로 1~2쌍의 염색체가 비분리되면 염색체수가 1~2개 더 많거나 1~2개 적은 생식세포가 생성되고 수정되면 이수성 개체가 되며(2n+1,2, 2n-1,2) 염색체 전체가 비분리되면 이배체(2n)의 생식세포가 되고 같은 이배체(2n)의 생식세포가 수정하면 4 배체(4n)가 된다. 그리고 이배체(2n) 생식세포와 반수체(n) 생식세포가 수정되면 3 배체(3n)가 된다.
염색체 이수성(aneuploidy)과 동질 배수성, 同質倍數性, autopolyploidy) 개체는 체세포 분열로 일어나 살아갈 수도 있지만 감수분열이 일어나지 않아 생식세포를 만들지 못하여 자손을 생성할 수 없다.
이수체에서 상동염색체가 2개인 1쌍이 아니라 1개인 경우(2n-1=45)를 일염색체성(一染色體性, monosomy), 3개일 경우(2n+1=47)를 삼염색체성(三染色體性, 三重染色體性, trisomy), 4개인 경우(2n+2=48)를 사염색체성(四染色體性, tetrasomy)이라 한다.
 이와 같이 염색체수가 1~2개 더 많거나 1~2개 적은 것을 이수성이 이라 하고 불임이 된다.
그와는 달리 1n(반수체, haploid)의 배수로 염색체가 많은 2n(2 배체, diploid), 3n(3 배체, triploid, 씨 없는 수박, 씨 없는 포도, C. mossiae), 4n(4 배체, tetraploid, 예, 밀, Cym. Alexanderi), 5n(5 배체, pentaploid), 6n(6 배체, hexaploid, 예, 밀, Phalaenopsis amabilis), 7n(7 배체, heptaploid), 8n(8 배체, octaploid)..... 등을 배수성이라 한다. 유성생식에서 1n(반수체, haploid)는 생식세포이고 일반 개체의 체세포는 2n(2 배체, diploid)이다.
그리고 홀수 배수체인 3n, 5, 7n... 은 불임이 된다. 이수성 개체(2n+1, 2, 2n-1, 2)와 홀수 배수체가 불임이 되는 이유는 대부분 생식기의 발육이 부진하지만(성염색체수 이상) 생식기가 발육된다 해도(상염색체수 이상) 감수분열 중에 접합해야 할 짝이 없어 감수분열이 되지 않아 생식세포를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염색체 비분리, 染色體非分離, chromosome non-disjunction).
이를 이용한 예로는 씨 없는 수박(3n)을 생산하는 것이다(감수분열 중에 콜히친 처리로 방추사 절단).

※ 아들과 딸의 결정에 영향을 주는 요인 

 사람의 성ㅍ결정은 성염색체에 의해 결정된다.
여성이 생성하는 난자는 모두 X 성염색체 1개를 가지고 있고, 남성이 생성하는 정자에는 X와 Y 두 종류의 성염색체 중 하나를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난자와 정자가 수정할 때 난자 속에 들어간 정자가 X염색체를 가졌으면 XX가 되어 딸이 되고, Y염색체를 가졌으면 XY가 되어 아들이 된다.
 그래서 남자가 두 종류의 정자를 제공하므로 아들과 딸의 결정은 남자에 의해 결정된다고 말한다. 그런데 아들과 딸의 결정은 남자에 의해 결정되기보다는 정자와 난자가 만날 때의 환경에 의해 결정된다.
그 이유는 X 성염색체를 가진 정자와 Y 성염색체를 가진 정자는 다르기 때문이다.
Y 성염색체를 가진 정자는 산성에 약하고 알칼리성에 강하며, 가볍고 이동 속도는 빠르지만 수명이 하루 정도다.
X 성염색체를 가진 정자는 Y 성염색체를 가진 정자보다 산성에 강하고 크며, 이동 속도는 Y정자보다 느리지만 수명이 2 ~ 3일로 Y정자보다 길다.
여자의 질은 보통 강한 산성이지만 배란이 가까워지면 알칼리성을 띤다.
그러므로 정자가 질에 배란 2~3일 전에 들어오면 Y 성염색체를 가진 정자는 산에 약하고 하루 정도밖에 살 수 없으므로 배란일까지 생존하여 수정하기 어렵지만  X 성염색체를 가진 정자는 산에 강하고 수명이 2 ~ 3일이므로 배란일까지 생존하여 수정될 가능성이 높다. 배란일에 정자가 질에 들어오면 Y 성염색체를 가진 정자는 질이 알칼리성이므로 수정될 가능성이 높다.

6. 성염색체가 아닌 다른 요인에 의한 성 결정

1) 온도에 의한 성 결정

 파충류에서는 정자와 난자가 만나 수정할 때 성이 결정되지 않고, 이후 성장하는 단계에서 온도에 따라 성이 결정된다.
 성을 결정하는 온도는 종류마다 달라 바다거북의 경우 29℃보다 높은 온도에서 암컷이 태어나고 낮은 온도에서 수컷이 태어난다. 미시시피 악어의 경우 33℃ 보다 높으면 수컷, 낮으면 암컷이 태어나고, 어떤 거북은 20℃에서 암컷, 22 ~ 26℃에서 수컷, 28℃에서는 반반, 30℃ 이상에서는 암컷으로 부화된다.
 어류는 성이 결정되어 부화되지만 온도에 따라 성이 바뀌기도 한다. 피라미는 온도가 너무 높으면 일부 암컷에게서 수컷의 추성(追星, Nuptial organ) 돌기와 지느러미의 붉은색 변화가 나타난다. 유전자형은 분명 암컷인데 해부해 보면 난소 대신 정소가 발달되어 있다.

2) 호르몬에 의한 성 결정 실험

 쥐의 호르몬 실험에서 쥐가 임신한 직후 테스토스테론을 주입한 결과 암컷만 생성하였고 임신을 확인한 후에 주입하니 수컷만 생성하였다.
 어류를 산소의 농도가 낮은 조건에서 사육한 결과 수컷의 비율이 높아진다는 결과가 있다. 일반적인 산소 조건과 낮은 농도의 산소 조건에서 제브라피시를 사육하여 암수의 비율을 조사한 결과 낮은 농도의 산소 조건에서 수컷의 비율이 높아지는 결과로 나왔으며 낮은 농도의 산소의 실험군에서는 일부 수컷이 유전자는 암컷임에도 불구하고 수컷으로 나타났다. 낮은 농도의 산소 실험군에서 수컷의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 남성 호르몬의 일종)과 에스트라디올(estradiol; 난포호르몬 혹은 여포 호르몬)이 약 70 % 정도 낮게 검출되었고 암컷은 테스토스테론 농도 약 57%까지 상승하였다. 이러한 호르몬의 변화로 수컷 개체군의 증가를 초래하였다고 생각된다.
 시카고 대학 웨이스 교수는 모든 태아는 초기단계에서 모두 여아라고 밝혀 의학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태아의 성별은 임신 35 ~ 40일 사이에 결정되며 이때 남아가 될 태아는 남성으로서 생물학적 전환이 이루어진다고 하였다.
 한 개체에서 암꽃과 수꽃이 따로 피는 종류로는 호박, 오이, 조롱박, 수세미와 같은 박과 식물이 있는데 호박, 오이, 조롱박, 수세미와 같은 박과 식물은 먼저 수꽃이 7~8송이 핀 후 암꽃이 핀다. 수꽃이 피기 전에 암꽃이 먼저 피면 암꽃은 수분을 할 수 없으므로 수꽃이 먼저 피는 것이 효율적이다.
그런데 박과 식물의 씨가 발아하기 전부터 배아에 에틸렌을 처리하면 암꽃이 먼저 피고 다음에 수꽃이 핀다.

3) 영양분에 의한 성 결정

  과수원의 과수에는 꽃눈과 잎눈이 있는데 중간 눈도 있다. 이 중간 눈이 있는 묘목에 질소 비료를 많이 주면 중간 눈은 모두 잎눈이 된다. 반대로 질소 성분이 적으면 꽃눈이 되어 꽃이 핀다.
 개나리에는 암그루와 수그루가 따로 있으며 보통 대부분 수꽃이 피지만 어떤 해에는 수그루가 암그루로 바뀌며, 암그루는 다음 해에 바로 수그루로 바뀐다. 수꽃이 핀 나무에 묵은 꼬투리가 발견되는 것으로 보아 암그루가 수그루로 변환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천남성도 어릴 때는 자주색 꽃밥이 있는 수꽃이 주로 달리지만, 커지면 암꽃들이 모인 암꽃차례를 만들며 성을 바꾼다. 한번 암꽃으로 달려 열매를 잘 맺고 나면 이듬해에는 꽃을 피우지 않거나 아니면 다시 수꽃을 피운다.
 식물이 에너지를 가장 많이 소모하는 것은 암꽃이 열매를 맺는 것이다. 암그루는 씨가 발아할 때 이용할 양분을 씨에 저장해야 하므로 양분의 손실이 크다. 식물이 튼튼하고 영양상태가 좋을 때 암꽃을 피워 열매를 맺으며, 열매를 맺고 나면 그 나무는 부실해지므로 수꽃이 되어 열매를 맺지 않고 영양상태가 좋을 때까지 기다린다.

생물의 성 결정.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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