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모(酵母,yeast,이스트)
김진국
1. 효모
효모는 진핵생물(핵막을 가진 생물)로 균류(곰팡이와 버섯류)에 속한다. 균류 중에서 자낭균류에 속하며 뜸팡이라고도 한다. 곰팡이 종류는 포자(홀씨)로 번식하고 몸체가 균사(팡이실, 실모양)로 되어 있다. 효모는 곰팡이 종류에 속하지만 균사가 없고 둥글둥글하다.
대부분의 효모는 무사 분열인 출아법(세포막이 부풀어 나오고 핵이 이동해와 경계 부분에서 핵과 세포질이 분리됨)이란 무성생식으로 번식하지만(출아 효모, budding yeast) 유사분열로 두 세포로 분열하는 분열효모(fission yeast)도 있다.
그리고 환경이 나빠지면 접합을 하고 포자를 생성한다.
크기는 작아 현미경으로 관찰이 가능하다.
효모의 용도는 당(단당류와 이당류)을 알코올로 발효시키므로 술 제조에 많이 이용되고 알코올로 발효시키는 과정에서 방출되는 이산화탄소가 반죽을 부풀게 하므로 빵 제조에 이용된다.
그리고 효모는 실험실에서 실험재료로 많이 이용된다. 효모는 진핵생물이고 쉽게 배양할 수 있으며 성장이 빠르다. 또 효모는 게놈이 완전히 밝혀져 있고 원핵생물들에 있는 원형의 DNA 구조인 플라스미드(plasmid)를 갖고 있어 유전자에 의한 형질전환을 용이하게 할 수 있다.
효모(酵母)의 효(酵)는 술 밑(쌀과 누룩을 섞은 것)을 의미하며 효모(酵母)라는 이름은 발효의 근원, 혹은 효소(酵素)의 어머니라는 뜻으로 일찍이 수많은 종류의 효소를 구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원료(맥주 효모)였다.
그리고 영어의 yeast(이스트)도 그리스어인 gyst(끓는다)에서 유래하였다.
2. 효모(酵母, yeast)의 역사
효모(酵母, yeast)는 약 5천 년 전부터 인간이 식품에 이용해 온 미생물이다.
밀가루를 반죽해서 무심코 공기 중에 놓아두었다가 공기 중의 효모 포자가 들어가 반죽이 부풀어 오르는 것을 발견해서 빵을 만들게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잘 익은 포도가 오래되면 포도껍질에 붙은 효모에 의해 술이 되는 것을 보고 포도를 으깨어 놓아두어 포도주를 생산함으로써 포도주를 발명하였을 것이다.
또 빵을 물에 녹여 먹다가 오래 놓아두어서 공기 중의 효모 포자가 들어가 발효되는 것을 보고 술을 발견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 고대 사람들은 효모의 존재와 작용을 알지 못했다. 그냥 그렇게 놓아두면 자연적으로 술이 되고 빵이 된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고 빵과 술 등을 생산하였던 것이다.
효모를 처음으로 관찰한 사람은 1683년 네덜란드인 레벤후크(Anton van Leeuwenhoek, 1632 ~ 1723)이다. 그리고 효모의 작용이 알려진 것은 루이 파스퇴르(Louis Pasteur, 1822 ~ 1895, 프랑스)가 1876년에 맥주가 발효되는 과정에 효모의 작용에 대한 논문을 발표하면서였다.
그 후 1897년 부흐너(Eduard Buchner, 1860 ~ 1917, 독일)는 효모를 모래로 으깬 액을 설탕 용액에 첨가하니 이산화탄소 기포가 발생했다. 이것으로 무세포 발효(cell-free fermentation), 즉 생명체가 없어도 효소만 있으면 효소가 작용하여 발효가 일어난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부흐너(Eduard Buchner)는 효모에서 알코올 발효효소를 추출하고 치마아제(zymase, 찌마제)라고 명명하였지만 실제 알코올 발효는 엠덴-마이어호프-파르나스의 경로(Embden-Meyerhof-Parnas pathway, EMP pathway)라고 하는 해당 과정(glycolysis)으로 포도당에서 피루브산(pyruvic acid)이 생성되고 알코올이 생성되며 이에 12종류의 효소가 작용한다.
치마아제(zymase, 찌마제)는 하나의 효소가 아닌 것이다.
영어로 발효는 fermentation이라고 하는데 fervere는 라틴어로 ‘끓어오르는’이란 뜻이다. 효모에 의해 당분이 무산소 상태에서 발효가 일어날 때 이산화탄소가 기포로 괴어오르는 현상을 보고 붙인 것이다.
18세기 이후 생화학, 영양학의 발달과 함께 효모 세포 내의 조성 성분, 생화학적 의의 등이 해명되었다.
맥주 효모는 단백질이 약 50%, 무기질이 약 6 ∼ 10%이며 약 세포벽 성분이 약 20%이다. 세포벽은 장에 도움을 주는 식이섬유로 되어 있다. 그리고 비타민 B군이 풍부하고 핵산과 다당체를 많이 함유하고 있다. 그래서 효모는 정장 작용과 소화 촉진, 식욕 증진제로 이용되고 있다.
독일에서는 세계대전 중 식량이 부족하여 효모를 식용으로 사용하였고 일본에서는 1932년 '에비오스(EBIOS, 소화제, 영양제 )', '와카모도(WAKAMOTO, 소화효소, 유산균)'라는 상품명으로 판매되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1956년 원기소라는 건강보조식품이 출시되었다. 1951년 미국의 게이로이드 하우저(Gayelord Hauser, 1895 ~ 1984, 영양학자)가 효모를 경이 식품의 하나로 소개한 이래 건강식품으로 알려져 세계 각지로 확산되었다.
3. 효모의 물질대사
보통 진핵생물들은 미토콘드리아에서 일어나는 물질대사로 산소를 이용해 에너지를 이용하는 유산소 호흡(유기 호흡)을 한다. 유산소 호흡(유기 호흡)을 하면 영양분이 대부분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되어 배출된다.
그런데 산소가 부족해지면 무산소 호흡(무기 호흡)을 해서 적은 양의 에너지와 부산물을 만든다. 이렇게 생성된 적은 양의 에너지로는 일시적인 도움을 받게 되겠지만 오랜 기간을 무산소 호흡(무기 호흡)만으로는 살 수 없다.
그런데 효모는 단당류나 이당류를 이용하여 유산소 호흡으로 잘 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산소가 없는 상황에서 무산소 호흡(무기 호흡)만으로도 계속 살 수 있다. 그런데 효모가 무산소 호흡으로도 생존은 가능하지만 에너지 부족으로 생장과 번식이 느리다. 효모와 같이 산소가 있는 환경에서는 산소호흡을 하고 산소가 없는 환경이 되면 무산소 호흡을 하는 것을 통성 호기성(通性好氣性, facultative aerobe aerobic) 혹은 통성혐기성(通性嫌氣性, facultative anaerobic)이라 한다.
효모는 단당류나 이당류를 이용하여 무산소 호흡(무기 호흡)을 하면 부산물로 알코올과 이산화탄소를 생성한다.
그래서 당을 알코올로 발효시키기 위해서는 산소를 공급시켜 효모가 유기 호흡을 하여 개체수가 늘어나게 한 다음 산소공급을 끊어 무산소 호흡으로 알코올을 생성하게 한다. 효모가 만들어낸 알코올 때문에 일반적인 균들은 술에서 생존하기 어렵고, 그래서 술은 쉽게 상하지 않는다. 그런데 생성된 알코올이 16%을 넘으면 효모도 스스로 만들어낸 알코올에 죽는다. 그래서 발효주(양조주)는 알코올이 16%를 넘지 않는다.
4. 효모의 생활사
효모는 무성생식인 출아법으로 주로 번식하지만 유성생식의 일종인 접합을 하고 포자를 형성하기도 한다.
효모는 2 배체(Diploid phase)와 반수체(Haploid phase)의 두 가지 게놈 상태로 생활한다. 효모는 2 배체(Diploid phase) 상태와 반수체(Haploid phase) 상태의 두 가지 상태 모두에서 체세포 분열(Mitosis)에 의한 출아법으로 번식할 수 있다.
그리고 반수체 세포(Haploid phase)는 두 세포가 만나 접합할 수 있다. 그런데 반수체 세포(Haploid phase)에는 각각 서로 다른 접합 인자( a, α)를 가지는 2종류가 있다. 반수체 세포의 접합은 서로 다른 접합 인자를 가진 개체끼리만 일어난다.
반수체 세포(Haploid phase)들은 체세포 분열(출아법)을 하여 반수체 상태로 계속 살아갈 수 있지만 서로 다른 접합 형태의 두 반수체 세포(Haploid phase)가 만나 접합하여 2 배체 (Diploid phase)로도 된다.
반수체 세포(Haploid phase)들이 살아가는 중에 양분이 고갈되거나 수분이 부족하게 되는 등 환경이 생활하기 어려워지면 접합하여 2 배체(Diploid phase)로 되는 것이다. 반수체 세포(Haploid phase)로 생활하기보다는 2 배체(Diploid phase)로 되어 포자를 형성하는 것이 나쁜 환경에 생존하기 쉬운 것이다.
그리고 2 배체 세포는 감수분열을 하여 4개의 반수체(Haploid phase) 상태의 포자를 형성한다.
4개의 반수체 상태의 포자들은 다시 환경이 좋아지면 주머니에서 발아하여 4개의 반수체(Haploid phase) 상태의 효모 세포로 된다. 다시 두 종류의 반수체(Haploid phase) 세포가 생성되는 것이다.
5. 효모의 분류 계통과 종류
계 균계
문 자낭균 문(Ascomycota)
강 효모 강(Saccharomycetes)
목 효모 목(Saccharomycetales)
과 효모 과(Saccharomycetaceae)
속 효모 속(Saccharomyces)
종에는
맥주효모, 빵효모(Saccharomyces cerevisiae 모식종. 애일 맥주)
쉐리 효모(Saccharomyces bayanus)
포도주 효모(Saccharomyces ellipsoideus)
맥주효모(Saccharomyces eubayanus 라거 맥주)
맥주효모(Saccharomyces pastorianus 라거 맥주)
진저 와인 효모(Saccharomyces florentinus) 등 1,500여 종이 있다.
효모의 종류마다 성질이 조금씩 다른데 빵효모는 이산화탄소를 잘 생성하며 와인용 효모는 맥주용 효모보다 높은 알코올 농도에도 살 수 있는 특성이 있다.
6. 배양 효모 상품의 종류
배양 효모는 압착 효모(compressed yeast)와 건조효모로 나눈다. 압착 효모(compressed yeast)는 발효탱크에서 얻은 생 효모 덩어리를 압착하여 수분을 70%로 유지한 것인데 세포가 살아 있기 때문에 생 효모(fresh yeast)라 부른다. 건조효모에 비해 활성은 높지만 수분이 높아 부패하기 쉬우며 냉장고에 1~2주일 정도 보관이 가능하다. 그래서 공장으로 직송되고 가정에는 공급되지 않는다.
빵을 굽을 때 생 이스트의 사용량은 보통 밀가루 량의 2 ~ 3%를 사용한다.
건조효모는 압착 효모(compressed yeast)를 저온에서 건조한 것으로 활성 건조효모(active dry yeast)와 인스턴트 효모(instant yeast)가 있다.
활성 건조효모(active dry yeast)는 수분이 7 ~ 9%로 낮기 때문에 상온 보관이 가능하지만 사용할 때 활성화에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사용하기 전에 사용할 이스트 량의 4배 정도의 미지근한 물에 5 ~ 15분가량 넣어 두어(수화, 水和, 수분 공급) 활성화시켜야 한다. 활성 건조효모의 사용량은 압축 효모 사용량의 40 ~ 50%가량을 사용한다.
활성 건조효모는 물에 5~15분가량 넣어 두어(수화, 水和, 수분 공급) 활성화시켜서 사용해야 하므로 불편하다. 이를 개선한 것이 인스턴트 효모이다. 인스턴트 효모는 생 효모를 양분과 함께 과립화하여 진공 포장한 것이므로 사용 시 수화시킬 필요가 없으며 1년 이상 보관이 가능하다. 그러나 사용하고 남은 인스턴트 효모는 밀봉하여 냉장고에 보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