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

담수와 해수에서 어류의 적응(담수어, 해수어, 기수어)

진국 2015. 10. 15. 08:14

담수와 해수에서 어류의 적응
(담수어, 해수어, 기수어, 회유)

김진국

1. 담수(민물), 해수(바닷물) 및 기수

 원시 지구가 생성될 때 지구가 냉각됨에 따라 대기 중의 수증기는 빗물이 되어 지표로 내려오고 이들이 모여 지하수, 하천, 호소, 강을 형성하고 다시 지표의 낮은 곳으로 모여 바다를 형성하게 되었다. 해수에 염류의 농도가 높은 것은 암석에 있던 염류들이 물에 녹아 바다에 모이고 바다에서는 물만 증발하여 다시 바다로 내리거나 육지에 내려 암석의 염류를 녹여 다시 바다로 흘러들어오는 일이 수없이 되풀이됨에 따라 바닷물에 무기염류가 농축되었기 때문이다.  
민물은 무기염류가 0.5 ‰(0.5 퍼밀) 이하로, 바닷물은 무기염류가 3.5%(35 ‰ 퍼밀) 정도로 함유되어 있으므로 민물과 바닷물은 녹아있는 무기염류의 농도(염분)가 다른 것이다.
그리고 기수(汽水, brackish water, 소금기 있는 물)란 강 하구처럼 바닷물과 강물이 혼합되는 곳의 물로 민물(0.5 ‰이하)보다는 염분이 높고, 바닷물(무기염류 30 ~ 50 ‰ 퍼밀)보다는 염분이 낮은 물(무기염류 0.5 ~ 30 ‰ 퍼밀)을 의미한다.
 지구상에 있는 물 부피의 97%는 바닷물(해수, 무기염류 농도 3.5%)이고, 민물(담수, 무기염류 농도 0.5% 이하)은 3%인데 민물 중에서 지하수 등을 제외한 민물 생물이 살 수 있는 지표수는 1%에 불과하다.

* 주연성 담수어(peripheral freshwater fish)

담수어를 구분할 때 담수에서만 사는 종을 1차 담수어(붕어, 잉어, 피라미 등), 담수에서 살지만 일시적으로 해수에서도 살 수 있는 종을 2차 담수어(연어, 은어, 뱀장어 등), 그리고 스스로 삼투 조절 능력이 있어 담수와 해수를 왕래할 수 있는 어류를 주연성 담수어(얼룩동사리, 등황밀어, 큰 볏 말뚝망둥어 등)로 구분하기도 한다.

2. 어류

 물속에는 어류가 살고 있는데 어류는 척추동물 중에서 종류가 가장 많다. 물고기가 민물에 사느냐 바닷물에 사느냐 아니면 양쪽을 오가면서 사느냐에 따라 담수어, 해수어, 기수어로 분류한다. 이들 어류를 모두 합하면 21,600여 종이다. 이중 담수어가 41%, 해수어가 58%, 기수어가 1% 정도이다. 지구상의 바닷물(해수)이 담수(민물)보다 양이 훨씬 많지만 담수 어종이 상대적으로 상당히 많다. 이는 바닷물은 교류가 일어나  환경이 거의 비슷한데 비해 민물은 땅에 의해 격리돼 있어 지역 특성에 맞는 새롭고 다양한 환경이 생성되어 있어 이에 적응된 다양한 종들로 분화되었기 때문이다. 수중 생물들은 물속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몸의 삼투압을 맞추어 몸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물종에 따라서 가장 최적화된 체액의 농도가 있으며, 그리고 대부분의 척추동물들은 주변 환경과는 상관없이 체액의 농도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여야 하는, 즉 삼투압이 항상 일정한 동물(체액의 농도가 항상 일정한 동물)이다.
 척추동물인 어류 중 뼈가 단단한 경골어류는 체액의 농도가 약 1.5% 정도로 민물(무기염류 농도 0.5 ‰ 이하)보다는 높고  바닷물(무기염류의 농도가 3.5% 정도)보다는 낮다.

3. 삼투현상 

두 종류의 용액 사이를 막으로 구분하였을 때 용액 중에서 막에 있는 구멍보다 입자가 작은 용매(물)는 막을 통과하고, 막 구멍보다 입자가 큰 용질은 통과하지 못하는 막을 반투과성 막이라 하며 세포막, 셀로판지 등이 반투과성 막이다. 삼투 현상이란 반투과성 막을 사이에 두고 농도가 서로 다른 용액이 존재할 경우, 농도가 묽은 쪽에서 진한 쪽으로 용매가 이동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때 반투과성 막에 용매가 이동하게 하는 압력을 삼투압이라고 한다. 농도 차이가 많이 날수록 삼투압이 크다.
 이런 삼투현상을 예로 들어보면 마른 딱딱한 다시마를 물에 넣으면 물이 흡수되어 물러지면서 부피가 늘어난다. 부피가 늘어나는 이유는 마른 다시마 세포의 세포질은 물보다 농도가 높으므로 삼투 현상에 따라 물이 다시마 세포 안으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배추에 소금을 많이 뿌리면 배추 세포 속 용액보다 배추 표면에 녹은 소금물의 농도가 높으므로 배추 세포 안의 수분이 빠져나오기 때문에 배추는 숨이 죽는다. 그런데 소금 분자도 세포막 구멍보다 작으므로 배추 세포 속으로 들어간다.
 세포 구멍보다 작은 물질은 세포막 유무에 관계없이 확산이 일어난다. 확산은 농도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소금을 뿌린 배추에서 물은 세포 밖으로 소금 분자는 세포 속으로 확산되는 것이다. 즉 상대적으로 소금물에 포함된 물 농도는 낮고 배추 세포의 물 농도는 높으므로 물 분자는 배추 세포 속에서 세포 밖으로 나가게 되며 반대로 소금물에 포함된 소금 분자 농도는 높고 배추 세포의 소금 분자의 농도는 상대적으로 낮으므로 소금 분자는 배추 세포 밖에서 세포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래서 배추를 진한 소금물에 넣어 두면 물이 빠져나가 숨도 죽지만 소금 분자가 들어가므로 짜게 된다.

4. 삼투현상과 생물

 물속에서 살아가는 생물들의 세포는 주변의 무기염류의 농도가 체액의 농도보다 높으면 무기염류는 세포 속으로 들어오고 물은 밖으로 빠져나가는 자연의  힘이 작용하므로 그대로 있다면 체액의 농도가 높아져 항상성이 깨어지므로 세포가 죽는다. 그래서 생물 세포는 에너지(ATP)를 사용하여 무기염류의 흡수와 물의 방출을 막고 일부 들어온 무기염류를 배설하고 빠져나간 물을 흡수해야 살 수 있다. 반대로 주변의 무기염류의 농도가 체액의 농도보다 낮으면 무기염류는 세포 밖으로 나가고 물은 들어오게 되는 자연의 힘이 작용한다. 그대로 있다면 체액의 농도가 처음보다 낮아져 항상성이 깨어지므로 세포가 죽는다. 그래서 생물 세포는 에너지(ATP)를 사용하여 물의 흡수와 무기염류의 방출을 막고 일부 들어온 물을 배설하고 빠져나간 양만큼의 무기염류를 흡수해야 살 수 있다. 물속에서 살아가는 생물들은 체액의 농도가 물의 농도와 같지 않으므로 에너지(ATP)를 사용하여 체액의 농도를 일정하게 하여야 한다. 그래서 물속에서 살아가는 생물들은 늘 삼투압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수중생물 중에는 주변 환경과 체내의 농도가 같도록 진화해 삼투압이 발생하지 않는 종류들도 있다. 이런 동물들을 삼투 순응형 동물이라고 하는데 해파리와 같은 해양 무척추동물들 중 다수는 이런 삼투 순응형 동물이다. 상어나 가오리 같은 연골어류도 체액 속에 요소를 다량 함유하여 체액 농도가 바닷물의 농도와 비슷해 삼투 현상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포유동물은 신장에서 걸러 소변으로 배설하는 노폐물인 요소를 이들은 다시 흡수하여 체액의 삼투압을 높임으로써 바닷물과 같게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생물체가 삼투 순응적 특성을 가진 것은 아니다. 경골어류의 경우, 체액 농도는 약 1.5% 정도로 민물(염분 0.5 ‰ 이하)보다는 높고 바닷물의 염분 3.5%보다는 낮다. 따라서 담수어 경우에는 삼투 현상으로 물이 몸에 흡수되어 팽창하고, 해수어의 경우 물이 몸에서 빠져나가 몸이 수축되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 능동적 작용으로 조절해야 한다. 체액의 농도가 낮은 물에 사는 민물고기와 체액의 농도보다 높은 바닷물에 사는 바닷물고기의 삼투 현상에 대해 대응하는 방식은 전혀 다르다.

5. 어류의 삼투압 적응 방식

가. 담수어(淡水魚)의 삼투압 적응 방식

 담수어는 주변 물보다 체액의 농도가 더 높아 물이 몸 안으로 유입되는데 흡수된 물을 내보내어야 한다. 이때 담수어는 에너지를 사용하여 물을 퍼낸다. 즉 담수어는 농도가 낮은 물의 흡수로 체액의 농도가 낮아지는 것을 막기 위해 에너지를 사용하여 신장에서 물의 재흡수를 억제하고 무기염류의 재흡수를 촉진하여 체액보다 묽은 소변을 배설하는 방식으로 체액의 농도를 유지한다. 그러나 담수어는 농도가 높은 해수에서는 적응하는 방식을 갖지 않아 적응하지 못한다.

나. 해수어(海水魚)의 삼투압 적응 방식

  농어목에 속하는 나폴레옹 피시는 바닷물고기이다. 바닷물고기들은 삼투압에 의한 탈수를 막기 위해 입으로 바다 물을 계속 받아들여 장속에서 에너지를 사용하여 역삼투 방식으로 물은 몸으로 전달하고 농축된 무기염류를 아가미에 있는 무기염류 배출 세포를 통해 밖으로 버린다. 신장에서도 ATP를 사용하여 오줌을 진하게 배설한다.
 해수어는 체액의 농도가 상대적으로 해수보다 낮으므로 에너지를 사용하여 농도가 높은 해수로 물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고 흡수한 무기염류를 걸러 내보내는 방식이다. 다량의 바닷물을 마시고 소화관을 통해 수분과 염류를 흡수한 뒤, 에너지를 사용하여 염류를 농축해 아가미에 존재하는 무기염류 배출 세포를 통해 몸 밖으로 배설시키고 신장에서 무기염류를 오줌에 농축해서 배설하여 체액의 농도가 높아지는 것을 막아 항상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대개의 물고기들은 물을 퍼내는 방식과 무기염류를 걸러 내보내는 방식 중 하나의 방식을 가지고 주변 환경에 적응해 살아가므로 급작스럽게 환경이 바뀌면 적응하지 못하고 죽고 만다. 담수어를 바다 물에 방류한다든가, 해수어를 민물 어항에 넣어두면 얼마 못 가 죽어버리고 마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이다.

다. 기수어(汽水魚)의 삼투압 적응 방식

 어류 중에는 물을 퍼내는 방식과 무기염류를 걸러 내보내는 방식 이 두 가지 방법을 모두 사용하고 있는 종류가 있는데 이런 물고기들을 기수어(汽水魚)라고 한다. 기수 어가 존재하는 기수지역은 매우 넓고 무기염류 농도도 다양해 거의 민물에 가까운 곳부터 심지어는 해수보다 염분이 높은 곳도 있다. 이런 곳에서 물고기들이 적응해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삼투 적응 방식이 다양해야 한다. 그래서 이들은 주변 염류의 농도가 체액보다 낮은 곳에서는 묽은 소변을 다량 배설하고, 염류의 농도가 체액 보다 높은 곳에서는 아가미를 통해 무기염류를 배설하여 체액의 농도를 유지시키며 살아간다. 기수 어종에는 기수지역에서 사는 은어, 숭어, 전어 등이 있으며, 뱀장어나 연어처럼 성장 시기에 따라서 강과 바다를 오가며 살아가는 회유 물고기들도 기수어이다.

6. 회유

 유럽에서 서식하는 민물 뱀장어의 산란장은 대서양의 버뮤다 섬 근처이며 한국, 중국, 일본의 강에 사는 동북아 뱀장어의 산란장은 한반도에서 3,000㎞나 떨어진 마리아나 열도와 필리핀 근처에 있는 서북 태평양이다. 이렇게 뱀장어가 회유하는 것을 보면 옛날에 심해에 살던 바닷고기인 뱀장어가 육지의 민물로 이동하여 살게 되었으며 산란기가 되면 산란하기 위해서 옛날 살던 바다로 본능적으로 되돌아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청어목 연어 과 연어 속의 냉수성 어류인 연어는 민물인 하천에서 태어나 먼바다로 나아가 살다가 자기가 태어난 하천으로 돌아와서 알을 낳고 삶을 마감하는 일생을 가지고 있다. 연어는 뱀장어와는 달리 옛날에 민물인 강에 살던 민물고기였는데 바다로 내려가 살게 되었으며 산란기가 되면 본능적으로 옛날 살았던 강으로 되돌아온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수어들이 어떻게 두 가지 삼투압 적응 방식을 가졌는지는 확실히 알지는 못하지만 원시 지구에 무기염류의 농도가 높은 바다에서 진화한 어류들은 점차 민물과 혼합되는 기수지역 근처까지 진출하였으며, 먹이가 풍부한 연안 기수지역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 이들 중 일부는 원래 가지고 있던 무기염류를 걸러 내보내는 방식에 물을 퍼내는 방식을 동시에 지니게 되었다. 이들이 기수 어이다. 기수어 중 일부는 다시 강을 거슬러 민물에 올라오게 되었으며 민물에서는 무기염류를 걸러 내보내는 방식은 필요가 없으므로 도태되어 민물고기가 되었을 것이다.
 기수어가 다양한 삼투압에 쉽게 적응하지만, 바다에 살고 있는 뱀장어를 잡아서 민물에 바로 넣으면 적응하지 못하고 죽는다. 실제 회유하는 어류는 민물과 바다 물을 오가는 중 두 지역의 삼투압을 맞추기 위해 기수지역을 지나면서 적응하는 기간을 가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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