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

잡종(hybrid, 雜種)

진국 2015. 2. 11. 12:01

잡종(雜種, hybrid)

                                                          김진국

잡종(雜種, hybrid)이란 유전형질이 서로 다른 부와 모의 교배로 태어난 자손이다.
한 형질을 나타내는 유전자가 동형(homo) 일 때 순종(homo)이라 하고 유전자가 이형(hetero) 일 때 잡종(hetero)이라 하는 것과는 구별된다.
 보통 잡종이라는 말은 동일 종 내의 종족, 품종, 혈통 또는 변종 간의 교배로 생기는 혼혈이나 교배종을 의미하지만 서로 다른 종(種), 속(屬)이나 과(科)인 부모 사이에서도 자손이 생성될 수 있으므로 잡종(hybrid, 雜種)이라는 용어는 매우 넓은 의미로 사용된다. 두 종간의 잡종은 자연적으로도 나타나지만 대부분 인위적으로 만들어진다. 종간의 교배는 대개 근본적인 생물학적 불화합성으로 인해 자손이 생겨도 자손이 이어지지 않는다. 예를 들어 암말과 수 당나귀 사이에서 새 세대를 만들지 못하는 불임성 잡종의 노새를 만든다.
종간 잡종이 되면 수정된 세포의 염색체는 정자 난자의 염색체가 달라 상동염색체가 아니다. 그래도 체세포 분열은 가능하여 생장하지만 상동염색체가 아니면 생식세포를 생성하는 제1 감수분열 중기에 상동염색체 짝을 이루지 못하여 발생하는 염색체 비분리(chromosome nondisjunction) 현상으로 감수분열(생식세포분열)이 일어나지 않으므로 생식세포가 생성되지 않아 불임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어떤 종간 잡종은 자손 대대로 생식능력이 있는 새로운 종이 생성되기도 하므로 새로운 종의 형성을 가능하게 하는 원천이 될 수도 있다. 실제 자연에는 오리나무, 참나무, 나무딸기 등과 같이 종간 잡종이 많이 존재한다. 그리고 바나나, 커피, 땅콩, 달리아, 장미, 밀, 알팔파 같은 종은 자연적으로 잡종형성이 된 것도 있지만 화학적 방법, 온도 변화, 방사선 조사 등에 의해 인위적으로 생성된 잡종이다.
 노새는 암컷 말과 수컷 당나귀 사이에서, 버새는 수컷 말과 암컷 당나귀 사이에서 태어난 종간 잡종이다. 또한 라이거는 수컷 사자와 암컷 호랑이 사이에서, 수컷 호랑이와 암컷 사자 사이에서 태어난 티글론(tiglon, tigon, tion, 타이온, 타이곤)도 같은 종간 잡종이다. 버새는 체질이 약해 힘을 별로 쓸 수 없지만 노새는 체질이 강건해서 거친 먹이도 잘 먹고, 체격에 비해 힘도 세고 지구력도 강하므로 노새를 많이 사육한다. 이처럼 종간 잡종이 양친 보다 강건하고 생활력도 강한 형태를 잡종 강세라고 한다. 그런데 이런 잡종들은 대부분 생식능력이 없다. 이들 잡종들은 양친으로부터 받은 염색체가 서로 달라 상동염색체가 없다. 그래서 생식세포를 만들기 위한 감수분열을 할 때 상동염색체의 접합이 이뤄지지 않아 염색체 비분리(chromosome nondisjunction) 현상으로 감수분열이 일어나지 않으므로 정상적인 배우자(정자, 난자)를 만들지 못한다.
 제1 감수분열 전기에 상동염색체는 각각 접합해 2가 염색체(사분 염색체)를 형성하고, 이것이 중기에 적도면에 배열된 다음 후기에 양쪽으로 나뉘어 이동한다. 그런데 노새는 상동염색체가 너무 달라서 서로 인식하지 못해 접합이 잘 일어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염색체가 무작위로 분리되고 결국 비정상적인 배우자(정자, 난자)가 만들어지므로 생식이 되지 않는다. 다시 말하면 노새의 염색체는 완전한 2n가 아니다. 노새를 이루는 염색체는 암컷 말의 알세포 염색체와 수컷 당나귀의 정자의 염색체가 합쳐진 것이므로 이들 염색체 간에는 상동염색체가 조금 다르다는 것이다.
 그런데 아주 드물게 노새는 생식에 성공해 새끼를 낳아 기를 때도 있다. 노새의 생식세포 형성을 보면 수컷 노새는 정자를 만들기가 상대적으로 어렵고, 암컷 노새에서는 난자 만들기가 비교적 쉽다고 한다. 이들이 간혹 수정되어 자손을 낳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종간잡종이 하나의 종으로 생성되어 그다음 대에 정상적으로 자손을 낳기 위해서는 상동염색체를 형성하여 이질 배수체(Allopolyploid)가 되어야 한다.
이질 배수체(Allopolyploid)란 유전적으로 다른 종 사이에서 생성된 잡종의 염색체 수를 배가함으로써 형성된 배수체(이질 배수체 : 부모가 다른 종간에 생긴 자손이 배수체 된 것, 동질 배수체 : 부모가 같은 종간에 생긴 자손이 배수체 된 것)를 말한다. 기존의 각각 염색체가 복제되고 세포는 분열되지 않으면 같은 세포 속에 복제된 상동염색체를 갖게 되는 것이다.
이질 배수체(Allopolyploid)에는 그 구성 지놈(genome) 수에 따라 각각 이질 삼배체 (allotriploid), 이질 사배체(allotetraploid), 이질 N배체(allo N Ploid)라고 하며 이들을 이질 배수체라고 총칭한다. 근연 종간에 발견되는 자연배수종의 대부분은 이것에 속하는데 그 발생 원인으로는 종간교잡에 의하여 생긴 배아(embryo)에서 바로 배수 현상이 일어나거나, 또는 잡종의 비환원성(감수분열이 일어나지 않은 상태로 생성된) 배우자가 합하여 배수가 되는 두 가지 경우를 생각할 수 있다(환원성 배우자는 감수분열이 일어나 생성된 배우자이다).
 우장춘 박사의 합종설(1935)은 종간잡종을 처음으로 밝힌 것으로 배추와 양배추를 교배하여 유채라는 종을 합성한 것이다.  배추(염색체 수 : 2n=AA=20)의 생식세포의 염색체 수는 n=A=10개이고  양배추(염색체 수 : 2n=BB=18)의 생식세포 염색체 수는 n=B=9개이다. 그래서 배추 생식세포(n=A=10)와 양배추 생식세포(n=B=9)가 수정하면 염색체가 2n=AB=19개의 개체가 된다. 이들 염색체는 상동 염색체가 하나도 없는 반수체(半數體, haploid, 생식세포)와 같은 이질 이배체 즉 2n=2x=AB=19이다. 이질 이배체(2n=2x=AB=19)는 생장은 가능하지만 생식 능력이 없으므로 이질 이배체(2n=2x=AB=19)가 이질사배체(2n=4x=AABB=38)로 되어야 유채(염색체 수 : 2n=4x=AABB=38)가 된다(n는 반수체 haploid, 2n은 체세포, x는 배수체 set, x=monoploid 일배체, 2x=diploid, 3x=triploid, 4x=tetraploid 사배체).
 일본에서 1952년에 양배추(♀) ×배추(♂)의 교잡 후 유배(幼胚; 교배 후 30일 이내 고사)를 끄집어내어 배 배양(종자가 아직 익기 전의 어릴 때에 그 속에 있는 눈을 따내어 식물로 길러내는 기술)으로 유채 식물의 육성에 성공했다.
 배수체(倍數體, polyploid, 다배수체 多倍數體)는 염색체 비분리(Nondisjunction) 현상으로 생성되는데 처음으로 자연 상태에서 관찰한 사람은 모건(Thomas Hunt Morgan, 1866 ~ 1945, 미국)의 제자인 캘빈 브리지스(Calvin Blackman Bridges, 1889 ~ 1938, 미국, 1928, 거대 염색체의 유전자 지도 작성, 유전자 중복의 초파리 돌연변이체 발견)이다. 캘빈 브리지스는 1916년 초파리의 정자와 난자에서 염색체 비분리(Nondisjunction) 현상을 발견하고 이를 이용하여 염색체에 유전자가 있다는 유전 이론의 증거로 제시하였다. 콜히친(colchicine)을 처음으로 분리한 사람은 펠레티에르(P.S. Peletier, 1820, 프)이다.
  인위적으로 콜히친을 처리하여 배수체(倍數體, polyploid, 다배수체 多倍數體)를 생산할 수 있게 된 것은 1937년 앨버트 블레이크슬리(Albert Francis Blakeslee, 1874 ~ 1954, 미국, 콜히친 처리에 의한 배수성의 연구)에 의해 이루어졌다.
콜히친 처리에 의한 염색체 비분리(Nondisjunction) 현상은 미세소관(microtubule, 튜불린 단백질로 구성)의 신장(伸張, elongation)이 저해되어 일어난다. 
콜히친을 처리하면 핵분열은 일어나지만 중기에 멈추어서 세포질 분열이 일어나지 못하게 된다. 세포질 분열이 일어나지 않음에 따라 염색체의 비분리 현상이 일어나며 그 결과 배수체가 만들어진다.

* 4 배체(tetraploid)와 이질사배체(allotetraploid) 생성

인공의 4 배체(tetraploid)는 2 배체(diploid)의 종자나 생장점(growing point)에 식물 종에 맞는 저농도의 콜히친 수용액( 0.05% 정도)을 적정시간(12시간 정도) 처리하여 만들며 이질사배체(allotetraploid, 2n=4x=AABB)는 다른 종의 사배체(2n=4x=AAAA, 2n=4x=BBBB)를 교배하여 생성한다.

잡종.hwp






















잡종.hwp
0.02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