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형질의 발현과 조절(operon)
유전형질의 발현과 조절(오페론, operon)
김진국
1. 유전자와 유전형질
사람과 동물의 눈을 비교해 보면 눈 모양, 홍채 색, 눈의 크기 등 모양이 다르고 색 구별 유무, 시각 범위, 시력 등 눈에서 일어나는 작용도 다르다. 이와 같이 생물에서 모양, 색, 작용 등 외부로 나타나는 모양과 작용을 유전형질이라 한다. 이런 유전형질을 나타내는 물질은 단백질이다. 그러므로 어떤 단백질이 만들어지느냐에 따라 생물의 모양과 작용이 정해지는 것이다.
어떤 단백질을 합성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정보를 유전 정보라 한다. 이 유전 정보를 가진 물질은 세포핵 속 염색사의 DNA에 있는 유전자이다. 부모가 푸른색 눈을 가지고 있고 아들딸이 푸른색 눈을 가진다면 푸른색 눈을 결정하는 유전자와 푸른색 눈을 만드는 단백질이 부모나 아들딸 모두 같아야 한다. 즉 눈 색깔을 결정하는 부모의 유전자가 자손에게로 전달되어야 한다. 이와 같이 DNA에 들어 있는 정보는 자손으로 유전되므로 유전자라고 한다.
2. 유전 정보에 의한 유전형질 발현
우리는 모든 생각을 한글 24자를 사용하여 문장으로 나타낼 수 있다.
한글 24자를 사용하여 문장을 쓴다면 이 문장을 생각의 발현이라고 할 수 있다.
한글 24자를 어떤 순으로 나열하느냐에 따라 문장이 결정되므로 24자를 나열하는 순서를 정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만들 수 있는 문장 수는 무한대가 될 것이다.
생물에서 유전 정보에 의한 유전형질의 발현 과정을 문장 작성 과정과 관련시켜 보면 문장은 유전형질을 발현하는 단백질로, 한글 24자는 20여 종류의 아미노산으로, 쓰고 싶은 생각은 DNA의 유전 정보로 대비된다. 세포에서는 DNA의 정보에 따라 20여 종류의 아미노산을 결합하여 필요한 단백질을 만든다. 이렇게 만들어진 단백질은 각 종 유전형질을 나타낸다. 또 만들 수 있는 단백질의 종류는 무한대로 많기 때문에 수많은 유전형질을 담당할 수 있다.
1개의 DNA에는 수천 개의 유전자가 있으며 유전자 1개는 1개의 단백질을 만들 수 있으며 1개의 단백질은 1개의 유전형질을 나타낸다. 단백질은 20종류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되며 한 개의 단백질은 수백 개 이상의 아미노산이 펩타이드 결합으로 이어진 물질이다. 20종류의 아미노산이 어떤 순서로 결합하느냐에 따라 단백질의 종류가 결정된다. 1개의 유전자는 1개의 단백질을 합성하게 하는데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이 결합하는 순서를 정해주는 역할을 한다. 1개의 유전자에 의해 1개의 단백질이 만들어지는 현상을 유전형질 발현이라 한다. 1개의 단백질은 1개의 모양이나 작용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그런데 DNA를 이용하여 바로 단백질이 합성되는 것이 아니고 DNA에서 단백질 1개를 만들 수 있는 부분, 즉 유전자 1개 부분을 복사하는데 이것을 RNA라 하며 핵 속에서 일어난다. RNA는 핵 밖 세포질의 리보솜으로 이동하여 단백질 합성에 이용된다. 이때 DNA로부터 RNA를 복사하는 것을 전사라 하며 리보솜에서 RNA의 정보에 따라 단백질을 합성하는 작용을 번역이라 한다. DNA는 수천 개의 유전자가 있고 2가닥이며 DNA 중 1개의 유전자 부분을 전사한 것이 RNA이므로 RNA는 DNA에 비해 매우 짧고 1가닥으로 되어 있다.
3. 유전형질 발현의 조절
세포의 핵 속에 있는 DNA에는 그 생물의 모양과 작용에 관계되는 모든 유전자가 있다.
유전자는 필요에 따라 금방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고 진화에 의해 조금씩 변하지만 거의 일정하다.
진핵생물에서는 필요한 단백질을 번역할 때 핵 속의 DNA에서 하나의 유전자를 mRNA(시스트론 mRNA, cistronic mRNA)로 전사하여 핵공을 통해 세포질로 이동하여 리보솜에서 한 종류의 단백질로 번역된다.
그런데 원핵세포인 박테리아는 핵막이 없고 세포질에 있는 DNA(deoxyribonucleic acid)에는 한 종류의 단백질 합성에 관련된 여러 개의 유전자가 인접하여 집단으로 존재하고 하나의 mRNA에 여러 개의 유전자가 전사된다(폴리시스 트론 mRNA, polycistronic mRNA).
그런데 DNA에 존재하고 있는 모든 유전자가 항상 작용하여 유전형질을 발현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존재하고 있는 모든 유전자 중에서 어떤 유전형질이 발현되어야 할 때에는 그 유전형질을 나타내는 유전자가 작동을 하는 것이며 유전형질이 나타날 필요가 없을 때는 그 유전자가 억제되어 유전형질 발현이 안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유전형질 발현의 조절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으며 그중에 대표적인 방법이 박테리아에서 발견된 오페론이란 것이 있다. 오페론 학설은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작동 방법의 하나이다.
오페론의 작동으로 세포가 처해 있는 시기와 위치에 따라서 DNA를 전사해서 RNA를 합성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다. RNA 전사 여부에 따라 단백질을 합성 여부가 결정되고 유전형질의 발현 여부가 결정되는 것이다.
대부분의 진핵생물에서는 오페론이 거의 발견되지 않고 있다.
가. 오페론(operon)
오페론(operon)이란 박테리아의 DNA(deoxyribonucleic acid)에는 한 종류의 단백질 합성에 관련된 여러 개의 유전자가 인접하여 집단으로 있다. 그래서 이 부분의 DNA를 전사하면 관련된 유전자 여러 개가 하나의 mRNA로 전사된다. 오페론은 단백질로 번역되는 여러 개의 구조 유전자, 그리고 번역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결정하는 작동 유전자(operator, 작동자, 작동 부위), RNA 전사를 시작하기 위해 중합 효소가 결합하는 부위인 프로모터(promoter)로 구성된다.
작동 유전자(operator, 작동자, 작동부위)는 유전자의 RNA 전사의 개시 및 종료의 스위치로 작용되며, 구조 유전자는 작동 유전자(operator, 작동자, 작동부위)에 의해 활성화되어 단백질의 생성을 위한 RNA를 전사한다. 작동 유전자(operator, 작동자, 작동부위)는 구조 유전자에 가까이 있다.
또한 오페론에는 또 하나의 오페론인 조절 유전자가 존재하는데 조절 유전자는 앞에 언급한 오페론의 작동 유전자(operator, 작동자, 작동부위)에 작용하는 억제물질(repressor, 억제 단백질)을 합성한다.
작동 유전자(operator, 작동자, 작동부위)는 작동하는 상태와 작동하지 않는 상태의 2가지 상태로 존재한다. 작동하는 상태에서는 작동 유전자(operator, 작동자, 작동부위)의 작동에 의해 구조 유전자가 발현되어 단백질이 합성되지만, 억제물질(repressor, 억제 단백질)이 작동 유전자와 결합하면 작동 유전자는 작동하지 않는 상태가 되어 RNA 전사가 되지 않아 단백질 합성이 불가능해진다.
또 하나의 오페론인 조절 유전자에서 RNA가 전사되어 합성되는 억제물질(repressor, 억제 단백질)은 유도물질(젖산 오페론에서는 젖산이 유도물질임)이라는 특정물질에 의해 그 작용이 없어지는데, 유도물질은 억제물질과 작동 유전자(operator, 작동자, 작동부위) 간의 상호작용을 방해함으로써 작동 유전자(operator, 작동자, 작동부위)가 그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한다. 억제물질(repressor, 억제 단백질)이 유도물질에 의해 방해를 받으면 구조 유전자가 RNA를 전사하게 되고 이 RNA로부터 단백질이 합성된다.
1) 젖당 분해효소 오페론
예를 들어 어떤 세균을 배양할 때 포도당 배양액을 사용하다가 다시 젖당 배양액으로 옮겼다면 세균은 젖당(유당, 락토오스-이당류)을 분해해서 포도당과 갈락토오스(-단당류)를 이용해야 한다. 이때 세균은 젖당을 분해하는 효소인 락테이스(lactase)를 합성해야 할 것이다.
단백질인 락테이스(lactase, 젖당 분해효소)를 합성하기 위해서는 DNA에 있는 젖당 분해효소 유전자를 전사해서 RNA를 합성하고 리보솜에서 이 RNA의 정보에 따라 아미노산과 아미노산이 펩타이드 결합을 이루게 되면 락테이스(lactase, 젖당 분해효소)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세균을 포도당 배양액으로 배양할 때에는 세균에는 락테이스(lactase, 젖당 분해효소)가 필요 없기 때문에 만들어지지 말아야 하며 세균을 젖당 배양액으로 옮겨 배양할 때에는 락테이스(lactase, 젖당 분해효소)를 합성해야 한다.
세균의 DNA에는 락테이스(lactase, 젖당 분해효소) 유전자가 있다. 그렇다고 해서 항상 락테이스(lactase, 젖당 분해효소)가 합성되는 것이 아니고 젖당이 많이 있을 때 락테이스(lactase, 젖당 분해효소)를 많이 합성하고 젖당이 적을 때 락테이스(lactase, 젖당 분해효소)를 적게 합성하는 것이다.
그래서 락테이스(lactase, 젖당 분해효소) 합성의 조절에는 두 개의 오페론이 작동한다. 락테이스(lactase, 젖당 분해효소) 합성하는 오페론과 억제 단백질을 합성하는 오페론이다.
락테이스(lactase, 젖당 분해효소)를 합성하는 오페론에는 프로모터(promoter), 작동 유전자(operator, 작동자, 작동부위), 구조 유전자가 있으며 여기에 억제 단백질, RNA중합효소가 관계한다.
억제 단백질(repressor, 억제물질)을 합성하는 오페론은 조절 유전자라고 불리는 부분으로 프로모터(promoter), 작동 유전자(operator, 작동자, 작동부위), 구조 유전자로 구성되며 RNA중합효소의 작용으로 RNA를 전사하고 이 RNA를 이용해 리보솜에서 억제 단백질(repressor, 억제물질)을 합성하여 DNA에 있는 젖당 분해효소(lactase) 오페론에서 전사에 관계하는 작동 유전자를 방해하는 것이다. 작동 유전자(젖당 분해효소 유전자에 있는)가 억제 물질(repressor, 억제물질)에 의해 방해를 받으면 젖당 분해효소를 합성할 구조 유전자에서 RNA가 전사되지 않아 젖당 분해효소(lactase)를 합성할 수 없게 된다.
이들 오페론의 위치를 보면 젖당이 있을 때에 젖당을 분해해 에너지원을 얻기 위해 작동하는 구조 유전자가 있고 그 곁에는 억제 단백질을 만들어 구조 유전자의 작동을 억제하는 조절 유전자가 있다.
억제 단백질(repressor, 억제물질)을 합성하는 오페론에서 조절 유전자는 젖당이 있을 때나 없을 때나 언제나 조금씩 억제 단백질(repressor, 억제물질)을 만들어 구조 유전자가 작동하지 못하도록 한다. 젖당이 없을 때는 억제 단백질(repressor, 억제물질)이 구조 유전자(젖당 분해효소 유전자에 있는)의 작동부위(작동자)에 결합해서 구조 유전자의 RNA 전사를 막는다.
그런데 젖당(유도물질)이 있으면, 조절 유전자에 의해 합성된 억제 단백질(repressor, 억제물질, 조절 유전자에서 RNA가 전사되어 리보솜에서 합성된 단백질)이 젖당에 결합되어서는 작동 유전자(operator, 작동자, 작동부위, 젖당 분해효소 유전자에 있는)에 결합하지 못하므로 구조 유전자를 억제할 수 없게 된다. 억제 단백질(repressor, 억제물질)이 젖당에 결합되어 작동부위(젖당 분해효소 유전자에 있는)에 결합하여 작용하지 못하므로 구조 유전자에서는 RNA가 전사되어 젖당 분해 효소 등을 만들어낼 수 있게 된다.
이 과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가) 조절 유전자에 의한 억제 단백질 합성과정(억제 단백질 합성 오페론)
조절 유전자는 억제 단백질 합성에 관계하는 RNA를 합성한다.
조절 유전자에서 억제 단백질 합성에 관계하는 RNA가 합성되는 과정을 보면 먼저 RNA 중합효소(뉴클레오타이드를 연속적으로 결합시켜 RNA를 만드는 효소)가 조절 유전자 자체의 앞쪽에 있는 프로모터((promoter, 억제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에 있는)에 결합한다. 유전자의 염기서열 중의 앞쪽 부위인 프로모터(promoter)에 RNA중합효소가 결합함으로써 RNA 전사가 개시된다. 프로모터(promoter)는 유전자 발현의 시작인 RNA중합효소가 작업을 개시하기 위해 결합하는 유전자의 첫 부위이다. RNA중합효소는 DNA의 유전자에서 뉴클레오타이드를 연속적으로 결합시켜 RNA를 전사하는데 관계하는 효소이다.
이렇게 핵 속에서 DNA에서 RNA가 전사되면 RNA는 세포질에 있는 리보솜으로 이동하여 아미노산의 펩타이드 결합의 순서를 결정하며 RNA가 지령하는 데로 아미산들이 펩타이드 결합으로 합성된 물질이 단백질이다. 이 단백질이 억제 단백질(repressor, 억제물질)이다. 억제 단백질이 다른 오페론(젖당 분해효소 유전자)의 작동 유전자(operator, 작동자, 작동부위)에 결합되면 이에 따른 구조 유전자는 RNA를 전사할 수 없다. RNA가 전사되지 않으면 젖당 분해효소가 합성될 수 없다. 이와 같이 젖당 분해를 억제하는 작용이 하나의 형질이며 조절 유전자에 의해 억제 단백질(repressor, 억제물질)이 만들어져 젖당 분해를 억제하는 것이 형질 발현이다.
나) 젖당 분해효소 합성과정(젖당 분해효소 오페론)
젖당(유도물질)이 많아져 젖당이 억제 단백질(억제물질)과 결합하게 되면 억제 단백질은 젖당 분해효소 오페론의 작동 유전자(operator, 작동자, 작동부위)에 결합하지 않게 되어 억제 단백질(억제물질)의 작용이 무위로 돌아가므로 젖당 분해효소 오페론의 구조 유전자가 작동하여 RNA를 전사하게 된다.
젖당 분해효소 오페론의 구조 유전자에 의해 젖당 분해 효소가 합성되는 과정을 보면 먼저 RNA 중합효소(뉴클레오타이드를 연속적으로 결합시켜 RNA를 만드는 효소)가 젖당 분해효소 오페론의 구조 유전자의 앞쪽에 있는 프로모터(promoter)에 결합한다. 유전자의 염기서열 중의 앞쪽 부위인 프로모터(promoter)에 RNA중합효소가 결합함으로써 RNA 전사가 개시된다. 프로모터(promoter)는 유전자 발현의 시작인 RNA중합효소가 작업을 개시하기 위해 결합하는 유전자의 첫 부위이다. RNA중합효소는 DNA의 유전자에서 뉴클레오타이드를 연속적으로 결합시켜 RNA를 전사하는데 관계하는 효소이다. DNA에서 RNA가 전사되면 RNA는 리보솜에 결합되어 아미노산의 펩타이드 결합의 순서를 결정하여 단백질이 만들어진다. 이 단백질이 젖당 분해효소인 락테이스가 된다. 락테이스에 의해 젖당이 포도당과 갈락토오스로 분해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젖당 분해 작용이 하나의 형질이며 락테이스 합성유전자에 의해 락테이스가 합성되어 젖당을 분해하는 것이 형질 발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