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질발현, DNA복제, RNA전사, 단백질 번역
김진국
1. 형질과 유전자
사람과 동물의 눈을 비교해 보면 눈 모양, 홍채 색, 눈의 크기 등 모양이 다르고 색 구별 유무, 시각 범위, 시력 등 눈에서 일어나는 작용도 다르다. 이와 같이 생물에서 모양, 색, 작용 등 외부로 나타나는 모양과 작용을 형질이라 한다. 이런 형질을 나타내는 물질은 단백질이다. 즉 생물의 세포에서 살아있는 물질인 원형질은 90% 이상이 단백질이다. 세포의 원형질을 구성하는 물질과 작용을 조절하는 물질인 호르몬과 효소의 대부분이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므로 어떤 단백질이 만들어지느냐에 따라 생물의 모양과 작용이 정해지는 것이다.
어떤 단백질을 합성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정보를 유전 정보라 한다.
이 유전 정보를 가진 물질은 세포 속 DNA이다. 하나의 단백질을 합성하여 하나의 형질을 나타나게 하는 유전정보를 유전자라 한다. 1개의 DNA에는 몇 천 개의 유전자가 있다.
부모가 푸른색 눈을 가지고 있고 아들딸이 푸른색 눈을 가진다면 푸른색 눈을 결정하는 유전자와 푸른색 눈을 만드는 단백질이 부모나 아들딸 모두 같아야 한다. 즉 눈 색깔을 결정하는 부모의 유전자가 자손에게로 전달되어야 한다. 이와 같이 DNA에 들어 있는 정보는 자손으로 유전되므로 유전자라고 한다.
2. 유전 정보에 의한 형질 발현
우리는 모든 생각을 한글 24자를 사용하여 문장으로 나타낼 수 있다.
한글 24자를 사용하여 문장을 쓴다면 이 문장을 생각의 발현이라고 할 수 있다.
한글 24자를 어떤 순으로 나열하느냐에 따라 문장이 결정되므로 24자를 나열하는 순서를 정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만들 수 있는 문장 수는 무한대가 될 것이다.
생물에서 유전 정보에 의한 형질의 발현 과정을 문장 작성 과정과 관련시켜 보면 문장은 형질을 발현하는 단백질로, 한글 24자는 20여 종류의 아미노산으로, 쓰고 싶은 생각은 DNA의 유전 정보로 대비된다. 세포에서는 DNA의 정보에 따라 20여 종류의 아미노산을 결합하여 필요한 단백질을 만든다. 이렇게 만들어진 단백질은 각 종 형질을 나타낸다. 또 만들 수 있는 단백질의 종류는 무한대로 많기 때문에 수많은 형질을 담당할 수 있다.
3. 유전 정보
옛날 봉화대에서 4~8개 연통의 연기를 조합(연기 올림과 안 올림-2진법, 예-6개 연통-2진법 6자리 수, 2의 6승=64가지 신호)하여 정보를 전달하고, 컴퓨터에서 0과 1을 조합(2진법)하여 8bit(8자리 수, 2의 8승=256)를 단위로 정보를 나타내듯이 생물의 유전 정보는 세포의 핵 속에 있는 DNA로 A, T, G, C의 4 종류(4진법)의 데옥시리보뉴클레오타이드(염기+5탄당+인산)라는 핵산 물질로 되어 있으며 4종류 중에서 3개씩(3자리 수)을 한 단위의 정보로 이용되는데 DNA에서는 트리플렛이라 하며 이를 전사한 RNA에서는 코돈(codon : 유전정보는 RNA의 정보를 기준으로 함)이라 한다. 이 정보들은 20여 종류의 아미노산의 배열 순서를 지정해 준다. 리보뉴클레오타이드 3개가 하나의 묶음(코돈)으로 아미노산을 지정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유전정보를 전달해 주기 위해서 필요한 정보의 종류로는 아미노산이 20개 이상을 지정하는 정보, 단백질 번역을 시작, 종료시키는 정보 등,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 4종류의 리보뉴클레오타이드 중 각각 하나가 한 종류의 아미노산을 지정한다면 4종류의 아미노산을 지정하는 정보밖에 전달할 수가 없고, 2개의 리보뉴클레오타이드가 아미노산 1개를 지정해도 16종류(4의 2승=16)의 아미노산만 지정할 수 있다. 그래서 3개의 리보뉴클레오타이드가 하나의 정보로 작용할 수 있다면 64(4의 3승=64) 가지 정보를 조합할 수 있으므로 20종류의 아미노산과 시작, 종료 등의 정보를 전달하는 데 충분하기 때문이다.
다소 논란이 있긴 하지만, 지놈 프로젝트로 밝혀진 유전자의 개수는 약 3 ~ 4만 개로 알려져 있다. 이 유전자의 발현은 유전자의 유전암호의 최소 단위인 코돈(codon : 유전정보는 RNA의 정보를 기준으로 함)을 통해 이루어진다. 코돈은 3개의 리보뉴클레오타이드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한 개의 코돈은 1개의 아미노산을 지정하는 의미를 가진다. 이러한 유전암호는 모든 생물체에 공통적으로 존재하고 있다. 2003년 발표 때에는 DNA에 있는 모든 염기가 유전자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고 단백질로 번역되는 DNA의 염기 순서(exon, 엑손)를 지니는 부분만이 유전자로 작용한다고 했다. 진핵 생물 DNA에는 유전자로 작용하지 않는 부분을 intron(인트론)이라 한다. 즉, 이중나선의 DNA는 엑손(exon)과 인트론(intron)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중 유전자 기능을 하는 부분을 엑손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2012년 발표에 의하면 intron(인트론)에 있는 유전자가 17가지의 암과 손가락이 6개인 돌연변이, 크론병 등에 관여하고 또 각종 유전자의 기능을 멈추게 하거나 활동하게 하는 ‘스위치 DNA’를 intron(인트론)에서 새로 찾았다고 발표했다. 유전자는 코돈(codon: RNA의 정보를 기준으로 함, 아미노산 1개 지정) 하나를 뜻하는 것이 아니고 단백질 1개(1 효소)를 지정하는 수백~수천 개의 코돈(codon)을 의미한다. 1개의 단백질은 수백~수천 개의 아미노산이 펩타이드 결합으로 이루어진 고분자 화합물이다.
4. DNA 구성
DNA는 4종류의 데옥시리보뉴클레오타이드(A, T, G, C)라는 핵산 물질로 구성되어 있다. 데옥시리보뉴클레오타이드는 염기, 5탄당(데옥시리보오스), 인산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염기(Base)는 질소를 포함하며 염기성을 띄기 때문에 염기라고 한다. 염기는 구조에 따라 크게 퓨린(Purine, A와 G)과 피리미딘(Pyrimidine, C와 T)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DNA의 구조는 사다리꼴의 2중 나선 모양이며 오른쪽 방향(우선, 옆에서나 위에서 보면 시계 반대방향으로 꼬임)으로 감겨있다. 4종류의 데옥시리보뉴클레오타이드(A, T, G, C)는 보통 염기, 뉴클레오타이드라고 줄여서 부르기도 하는데 A는 T만 2개의 수소결합으로 짝을 이루고 G는 C만 3개의 수소결합으로 짝을 이루는데 이를 상보적 결합이라 한다. 이렇게 짝을 이룬 염기쌍들이 중합 반응으로 길게 고분자를 형성함에 따라 2중 구조가 되므로 세포분열을 위한 복제가 가능하다. 간기 세포(분열기가 아닌 보통 활동 중인 세포)의 핵 속에는 DNA가 히스톤 단백질 8량체(octamer)를 감고 있는 뉴클레오솜(nucleosome)을 기본단위로 길게 연결된 염색사로 존재하며 데옥시리보뉴클레오타이드 10만 개, 길이가 2m가량 된다. 그러나 너무나 가늘어 광학 현미경으로 볼 수 없다. 세포 분열 때는 염색사가 이동에 편리하도록 라면과 같이 꼬이고 또 꼬여 굉장히 짧고 굵은 염색체가 되므로 광학 현미경으로 볼 수 있다.
모양은 여러 종류가 있지만 보통 X자 형을 이루고 있으며, X자 형으로 나타나는 이유는 복제된 DNA 두 가닥이 중간(동원체)에 붙은 상태로 꼬였기 때문이다.
5. DNA 복제
단백질로 형질을 발현시켜 생명 현상을 일으키게 하는 유전정보가 DNA에 있으므로 성장이나 생식을 위한 세포 분열을 하기 위해서는 DNA의 복제로 DNA 량을 배로 증가시켜야 한다.
박테리아 등 핵막이 없어 하등 한 원핵세포(세균)의 DNA 복제와 핵막이 있는 진핵세포의 DNA 복제 과정은 비슷하다. DNA 복제는 세포분열을 위한 준비시기인 간기의 S 기에 복제가 일어난다.
1953년 DNA 구조가 밝혀진 다음 프랜시스 크릭이 1956년에 센트럴 도그마(중심설) 설을 발표하였다. 센트럴 도그마(중심설) 설은 DNA는 복제(Replication)를 하고, 이때 복제된 DNA 중 한 가닥을 틀로 삼아 전사(Transcription)하면 RNA가 되며, RNA를 번역(Translation)하면 단백질(protein)이 된다는 이론이다. 1958년 메셀손(Matthew Meselson), 스탈(Franklin Stahl)은 방사성동위원소 15N를 이용한 원심분리(15N와 14N의 밀도차)로 DNA 복제가 반보존적 복제(Semi-conservative replication)로 일어난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1967년에 미국의 아서 콘버그(Arthur Kornberg, 1918 ~ 2007)가 처음으로 실험실에서 생물학적으로 활성화된 바이러스의 DNA를 합성하는 데 성공하였다.
DNA가 복제되기 위해서는 DNA 분자를 이루는 두 가닥 사이의 수소결합이 끊어져서 서로 분리되어야 한다. 복제 기점에 DNA helicase(나선 풀림 효소)가 작용하여 수소결합을 분해한다. 이 효소가 DNA 이중나선구조에 붙게 되면 한쪽 가닥이 다른 가닥을 풀어 데옥시리보뉴클레오타이드의 염기를 노출시키게 된다.
세포 속에 풍부하게 존재하는 데옥시리보뉴클레오타이드 분자들이 노출된 염기들과 쌍을 이루어 DNA polymerase(DNA 중합 효소)에 의해 3'-OH 기에 5'-OH 기가 공유 결합을 하게 된다. 각각의 母 가닥들은 원래대로 보존되고 그들을 주형으로 샤가프의 법칙(Chargaff’s rule, 염기 동량설)에 따라 새로 생긴 가닥들이 결합하여 두 개의 이중나선구조가 만들어진다. 이를 반보존적 복제라고 한다. 각 母 가닥과 새로 만들어진 가닥은 염기를 볼 때 서로 상보적이게 된다.
상보적 결합이란 분리된 가닥(주형가닥)에 떨어져 나간 가닥의 데옥시 뉴클레오타이드와 똑같은 데옥시 뉴클레오타이드를 가져와 수소결합으로 붙이는 것이다. 주형이 A이면 T를 가져와 A에 2중 수소결합을 하고, 주형이 G이면 C를 가져와 G에 3중 수소결합을 하는 것이다. 반대로 주형이 T이면 A를 가져와 T에 2중 수소결합을 하고, 주형이 C이면 G를 가져와 C에 3중 수소결합을 하는 것이다. 이것은 아데닌(A)과 티민(T), 그리고 구아닌(T)과 사이토신(C)은 항상 같은 양을 가진다는 에르빈 샤가프(어윈 샤가프, Erwin Chargaff, 우크라이나 체르노비츠 출생 미국인, 1905 ~ 2002)의 샤가프의 법칙(Chargaff’s rule, 염기 동량설)에 기초하여 크릭에 의해 밝혀진 것이다.
먼저 결합된 데옥시 뉴클레오타이드에 중합 반응으로 연결해서 분리되기 전과 같은 2가닥으로 만드는 것이다.
프라이머가 있어야 하는 이유는 데옥시리보뉴클레오타이드는 5'→ 3'방향으로 중합을 하는데 3'-OH 기가 있어야 데옥시리보뉴클레오타이드가 중합할 수 있다. 그래서 복제 시작점에 먼저 프라이머(짧은 RNA)가 상보적인 부분을 찾아 약한 수소결합이지만 12개 정도 붙여 고정하고 데옥시리보뉴클레오타이드가 중합할 수 있는 3'-OH 기를 제공하는 것이다.
DNA polymerase(DNA 중합 효소)에 의해 개개의 데옥시리보뉴클레오타이드를 단일 가닥에 상보적으로 중합시켜 새로운 DNA 가닥을 만든다.
DNA 복제 과정을 좀 더 상세히 알아보면 DNA helicase(나선 풀림 효소)의 작용으로 복제 원점에서 두 개의 데옥시리보뉴클레오타이드 나선 가닥의 수소결합을 풀어주고, 단일 가닥 결합 단백질이 작용하여 풀린 가닥에 결합하여 가닥이 다시 재결합하는 것을 막아주어야 한다. 헬리케이스(Helicase)에 의해 이중나선이 풀어져 나가면 그 앞부분의 DNA는 더욱 꼬여 양성 초나선(Superhelix)이 된다.
이 양성 초나선(Superhelix)을 자이레이스(gyrase, topoisomerase)로 분해하여 꼬임을 풀어서 다시 붙이는 과정이 있다. RNA 프라이메이스(RNA primase, RNA 프리마아제)라는 효소가 작용하여 복제할 DNA 앞부분을 전사하여 RNA 프라이머(리보뉴클레오티드 12개 정도)를 합성한다. 이렇게 합성된 프라이머를 먼저 풀어진 DNA 가닥 중에서 복제할 앞부분을 찾아서 수소결합을 한다. 리보뉴클레오타이드 12개가 상보적으로 결합함으로써 시작점을 공고히 하고 데 옥시뉴클레오타으드가 결합할 수 있는 3'-OH 기를 제공한다.
왜 DNA 프라이머(디옥시리보뉴클레오타이드로 구성)가 아닌 RNA 프라이머가 이용되는지는 정확히 알려진 것이 없다. 이어서 DNA 중합효소 III에 의해 상보적인 데옥시리보뉴클레오타이드가 프라이머에 중합해서 복제가 시작된다.
DNA의 데옥시리보뉴클레오타이드 중합은 5'에서 3' 쪽으로만 진행된다. 복제되는 DNA 가닥의 방향은 언제나 5탄당의 탄소를 기준으로 5'에서 3' 쪽으로 진행된다. template(주형) DNA 가닥은 3'에서 5'로 반대 방향이다.
따라서 한 가닥에서는 연속적으로 DNA가 합성되는데 이를 선도 가닥이라 하고, 다른 가닥에서는 DNA helicase(나선 풀림 효소)에 의해 어느 정도 충분히 분리되면 RNA 프라이머가 붙어 분리되는 방향과 반대 방향인 5'에서 3' 방향으로 복제된다. 먼저 RNA 프라이머가 붙었던 곳의 앞까지 복제가 되는 것이다. 이렇게 여러 곳에 RNA 프라이머가 결합되어 여러 조각으로 불연속적 합성이 되는 것이다. 합성이 끝나면 DNA 중합효소 I에 의해 RNA 프라이머는 분해되어 제거되고 그 자리에 데옥시느클레오 타이드로 교체된다. 여기서 합성된 조각들을 오카자키 절편이라 한다. 불연속으로 만들어진 절편은 DNA 연결 효소(리가아제)의 작용으로 중합된 데옥시리보뉴클레오타이드를 결합시켜서 연속적인 가닥으로 완성시키는데 이 가닥을 지연 가닥이라 한다. 지연 가닥은 복제 속도가 느리다. 그러나 DNA 복제는 두 가닥이 동시에 시작해서 동시에 끝난다. 지연 가닥 쪽에는 DNA 합성효소가 두 개 달라붙어 복제를 빨리 진행하기 때문에 선도 가닥의 복제 시간과 같아지는 것이다.
DNA를 복제하기 위해 처음 분리가 일어나는 곳을 복제 기점이라 한다. DNA 한 가닥에서 복제 기점을 기준으로 분기점이 양쪽으로 진행하므로 오른쪽 복제 진행이 5'→ 3' 방향의 선도 가닥이면 왼쪽 복제 진행 3'→5'방향의 지연 가닥이 된다. 상보 가닥은 반대로 오른쪽 복제 진행은 3'→5'방향의 지연 가닥이 되고 왼쪽 복제 진행은 5'→ 3'방향의 선도 가닥이 된다. 복제 기점 한 곳에서 실제 복제는 두 가닥 2곳이 아니라 한 가닥에 2곳으로 4곳에서 진행된다.
DNA를 구성하고 있는 데옥시리보뉴클레오타이드는
데옥시리보뉴클레오시드 1인산(dNMP: dAMP, dGMP, dTMP, dCMP)이다.
그런데 새로운 DNA 가닥을 만들기 위해서는 데옥시리보뉴클레오시드 3인산(dNTP: dATP, dGTP, dTTP, dCTP)이 이용된다.
데옥시리보뉴클레오시드 3인산(dNTP)은 중합 과정에서 먼저 2개의 인산이 분해되며 이때 발생한 에너지로 dNMP(데옥시리보뉴클레오시드 1인산)의 인산이 전에 결합된 디옥시리보오스 3`-OH에 약하게 중합 반응을 한다. dNTP(데옥시리보뉴클레오시드 3인 산)에서 분해된 2개의 인산 결합을 피로인산이라 하며 이들이 다시 각각의 인산으로 분해되는데 이때 발생하는 에너지로 중합 반응을 완성한다.
DNA 복제는 세포주기 및 세포 성장과 밀접히 연관되어 있어 DNA 복제는 세포주기(cell cycle) 중에서 간기의 S 기에 복제되고 2분 염색체로 응축된 후 분열기의 중기에 둘로 나뉘어 동일한 형질을 갖는 두 개의 세포로 나뉘어 들어간다.
DNA 복제가 세포주기 상에서 일정한 시각에 단 한번 시작되며 세포 성장 정도가 복제 시작 빈도에 좌우되는 점은 DNA 복제 시작이 엄격히 조절되고 있기 때문이다. 세포분열 속도는 필요에 따라 다르며 1시간에 몇 번 분열하는 것도 있으며 하루도 넘게 걸리는 것도 있다. 세포분열은 무한히 계속되는 것이 아니며 염색체 끝에 있는 텔로미어가 분열할 때마다 조금씩 짧아져 결국은 분열이 안된다(암세포는 텔로미어가 짧아지지 않음). 그러나 사실 복제 조절에 관여하는 요소들과 작용 기작에 관하여는 별로 알려진 것이 없다.
6. 전사
RNA는 mRNA(전령), tRNA(운반), rRNA(리보솜)의 3종류가 있다.
RNA는 4종류의 리보뉴클레오타이드(리보뉴클레오시드1인산:A, U, G, C)라는 핵산 물질로 구성된 단일 가닥의 고분자이다. RNA을 구성하는 리보뉴클레오타이드는 염기, 5탄당(리보오스), 인산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염기(Base)는 질소를 포함하며 염기성을 띠기 때문에 염기라고 한다. 염기는 구조에 따라 크게 퓨린(Purine, A와 G)과 피리미딘(Pyrimidine, C와 U)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DNA에서 아데닌(A)은 티민(T)과 염기쌍을 이루지만 RNA는 한 가닥이므로 염기쌍은 이루지 않고 번역할 때 티민(T) 대신에 우라실(U)이 상보적으로 전사된다. 즉 A, U, G, C의 4종류의 리보뉴클레오타이드라는 핵산 물질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 mRNA에서 A, U, G, C 중 3개가 한 묶음으로 단위가 되는데 이를 코돈이라 하며 유전 정보의 기준으로 삼는다.
핵 속에서 DNA를 주형(녹은 쇳물로 쇠 물건을 만들 때 모양을 정해주는 거푸집)으로 하여 RNA(한 가닥 임)를 찍어서 합성하는 과정을 전사라 한다.
유전정보를 가지고 있는 DNA는 핵 속에 있고, 단백질은 핵 밖 세포질 속의 리보솜에서 합성되기 때문에 단백질을 합성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정보가 있는 DNA의 한쪽 일부를 핵 속에서 전사(DNA를 틀로 하여 찍어냄 : 반대 모양이 됨)하여 핵 밖으로 나와야 한다. 이와 같이 전사된 물질을 mRNA라 하며 단백질 합성에 관한 정보를 가지고 있어서 세포질의 리보솜에서 단백질 합성을 할 때 아미노산 결합(펩티드 결합) 순서를 결정하는 정보 전달자로 쓰인다.
mRNA는 1958년 프란시스 크릭(Francis Crick, 1916 ~ 2004, 영국)이 센트럴 도그마(central dogma, 중심이론)에서 그 존재를 예견하였고 1961년 시드니 브레너(Sydney Brendner, 1927 ~ 2019, 남아프리카), 프랑수아 자코브(François Jacob, 1920 ~ 2013, 프랑스), 매슈 메셀슨(Matthew Stanley Meselson, 1930 ~, 미국)이 발견하였다.
전사는 단백질을 합성하도록 정보를 지령하는 것이므로 보통 세포가 일반적인 활동을 하는 기간인 간기에 핵 속에서 일어난다. 전사과정은 염색사의 DNA 중 필요한 정보가 있는 부분이 두 가닥으로 벌어지고 주형 가닥의 데옥시리보뉴클레오티드에 세포질에서 합성되어 있던 상보적인 리보뉴클레오티드(A와 U, T와 A 결합, G와 C, C와 G결합)가 끌려와 결합되고, 새로 결합된 리보뉴클레오티드끼리 5'→3' 방향으로 중합되어서는 원래의 DNA 가닥으로부터 분리된다. 이렇게 형성된 단일 가닥의 핵산 물질을 RNA라 한다.
좀 더 상세히 설명하면 RNA가 만들어지는 전사과정은 DNA 복제 과정과 유사하게 일어난다. DNA helicase(나선 풀림 효소)의 작용으로 두 개의 데옥시리보뉴클레오티드 나선 가닥을 풀어주고, 단일 가닥 결합 단백질이 작용하여 풀린 가닥에 결합하여 가닥이 다시 재결합하는 것을 막아주어야 한다.
전사는 RNA 중합 효소(RNA polymerase)가 DNA의 프로모터(유전자 조절 부위에 있음) 부위를 인식하고 결합함으로써 시작된다. RNA 중합 효소가 DNA의 프로모터에 결합된 다음 DNA 이중나선은 RNA polymerase(중합 효소)가 결합된 바로 앞부분에서 풀어지게 된다. DNA 복제와는 달리 RNA 전사에는 프라이머가 필요 없다. 그 이유는 RNA 중합 효소는 크기가 크고 -OH기가 효소 안에 있어 뉴클레오타이드를 중합시키기 때문이다.
RNA 전사도 한 방향으로 일어나게 된다. DNA의 두 가닥 중 주형이 되는 DNA 가닥을 3'에서 5'방향으로 읽고 RNA 전사는 5'에서 3'방향으로 RNA polymerase(중합 효소)의 작용으로 뉴클레오티드가 상보적(A와 U. T와 A 결합, G와 C, C와 G 결합)으로 중합되게 된다.
이렇게 전사된 RNA의 정보는 DNA 주형가닥의 상보 가닥인 5'→3'가닥의 정보를 의미한다. 즉 DNA 두 가닥 중 5'→3'가닥의 정보가 필요하면 상보적 가닥인 3'→5'가닥을 주형으로 하여 전사를 한다는 것이다.
진핵세포에서 RNA 중합 효소는 DNA 가닥을 따라 RNA를 만들어 가다가 종결 신호(termination signal)에서 중합을 멈추게 된다. 이때 새로 합성된 mRNA가 떨어져 나오고 풀린 DNA 이중 가닥은 다시 처음과 같이 결합하여 이중나선구조를 가지게 된다.
진핵세포의 경우 mRNA의 합성은 핵 안에서 이루어지는데, mRNA의 5'말단에는 메틸화 된 구아닌산 등이 붙어 매듭(capping)이 이루어지며, 3' 말단은 20~200개 정도의 폴리(A) 꼬리가 붙게 된다. 5'말단의 매듭은 RNA 분해효소(RNase)에 의한 mRNA의 분해를 방지하며, 3'말단의 폴리(A) 꼬리는 mRNA의 수명에 영향을 미친다. 합성된 mRNA는 리보핵단백질과 결합하여 리보핵단백질(ribonucleoprotein particle/RNP) 입자를 형성한 후 핵막을 통과하여 세포질로 나오게 된다. 원핵세포의 경우는 핵이 없기 때문에 전사가 이루어짐과 동시에 리보솜과 결합하여 단백질 합성이 이루어진다
tRNA는 1957년 자메크닉( Paul Zamecnik, 1912 ~ 2009, 미국)과 호그랜드(Mahlon Hoagland, 1921 ~ 2009)가 발견하였으며 프란시스 크릭(Francis Crick, 1916 ~ 2004, 영국)이 1958년 어댑터(adaptor molecule)로 그 존재를 예견하였다.
핵 속에서 이렇게 형성된 RNA는 핵공을 통해 세포질로 이동하여 mRNA(전령)은 단백질 합성을 위한 아미노산 지정의 정보로 쓰이고, tRNA(운반)는 정해진 아미노산을 mRNA로 운반하는 작용을 하고, rRNA(리보솜)은 단백질 합성 장소인 리보솜을 구성한다.
7. 번역
세포질에 있는 리보솜에서 mRNA의 유전정보에 따라 아미노산을 결합하여 단백질을 합성하는 작용을 단백질 번역(해독 작용)이라 한다.
1957년 Paul Zamecnik자메크닉(Paul Zamecnik, 1912 ~ 2009, 미국)이 리보솜이 단백질 합성 장소임을 발견하였다.
번역은 리보솜에서 일어나는데 리보솜의 합성은 핵 속에 있는 인이 관여한다.
인에서는 DNA을 전사하여 rRNA(리보솜 RNA)을 만들고, 세포질의 리보솜에서 합성한 단백질을 핵공을 통해 들여와 rRNA과 결합시켜 리보솜 부품(40s, 60s)을 만든다. 이렇게 만들어진 리보솜 부품은 세포질로 보내지고 이들 부품들이 결합하여 리보솜이 된다.
1957년 자메크닉(Paul Zamecnik, 1912 ~ 2009, 미국)과 호그랜드(Mahlon Hoagland, 1921 ~ 2009)가 tRNA 발견하였으며 1958년 Francis Crick는 DNA(실제로는 mRNA)와 그에 해당하는 단백질 간의 중개자로 작용할 수 있는 연결자(adaptor molecule) 존재 가정하였는데 tRNA가 연결자(adaptor molecule)이다.
1961년 시드니 브레너(Sydney Brendner, 1927 ~ 2019, 남아프리카), 프랑수아 자코브(François Jacob, 1920 ~ 2013, 프랑스), 매슈 메셀슨(Matthew Stanley Meselson, 1930 ~, 미국) 등이 mRNA를 발견하였다.
1961년 크릭(Francis Crick)은 동료들과 함께 그동안 밝혀진 연구결과를 토대로 유전암호(genetic code)가 코돈(codon)이라고 불리는 3개의 염기(triplet codon)로 이루어졌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1961년 니런버그(Marshall Warren Nirenberg, 1927 ~ 2010, 미국) 등이 대장균 추출물질(DNA, RNA 제외)에 우라실(U)만으로 합성한 mRNA와 20종류의 아미노산(1종류만 방사성 처리)을 넣어 20종류의 실험을 한 결과 방사성으로 표지된 페닐알라닌을 넣은 실험에서만 방사성 단백질이 생성되었다. 이는 mRNA 중에 우라실 염기가 연속되어 있으면(UUU)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 중에서 페닐알라닌을 지정한다는 의미이다.
1966년 니런버그(Marshall Warren Nirenberg, 1927 ~ 2010, 미국), 로버트 윌리엄 홀리(Robert William Holley, 1922 ~ 1993 미국), 하르 고빈드 코라나(Har Gobind Khorana, 1922 ~ 2011, 파키스탄) 등의 노력으로 1966년 모든 유전암호가 해독되었다. 1977년 필립 앨런 샤프(Phillip Allen Sharp, 1944 ~ , 미국), 리처드 J. 로버츠(Richard John Roberts, 1943~ , 미국)은 인트론을 발견하였다.
이들 과학자들의 단백질 번역 과정의 연구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세포질에 있는 리보솜에서는 핵에서 전사되어 온 mRNA의 코돈에 맞추어 tRNA의 안티코돈이 결합하면 tRNA에 끌려온 아미노산들은 아미노산끼리 펩티드 결합이 일어나 단백질로 합성된다.
mRNA의 코돈에 맞는 tRNA의 안티코돈이 정확히 결합함에 따라 유전 정보인 코돈의 순서에 맞는 단백질이 합성된다.
mRNA의 번역은 5'에서 3'방향으로 진행되며 mRNA에 상보적으로 결합하는 tRNA의 안티코돈은 3'에서 5'방향으로 된다. 3'끝에 아미노산이 결합되어 운반된다.
단백질 합성 과정은 다음과 같다.
(1) 개시 단계(Initiation)
단백질 합성 과정은 세포질에서 일어나는데 핵에서 전사되어 온 tRNA와 mRNA, 리보솜의 협동 작용으로 일어난다.
단백질 합성의 시작은 아미노산과 이를 운반하는 운반 RNA(transfer RNA/tRNA)와의 결합이다. 20종류의 아미노산은 각기 특이 아미노아실-tRNA 합성 효소(aminoacyl tRNA synthetase 아미노산 활성화 효소라고도 함)에 의해 ATP로부터 에너지를 얻어 tRNA의 3'의 OH가와 결합하여 아미 노아 실-tRNA 복합체를 형성하며, 리보솜에서 합성되는 폴리펩티드에 아미노산을 넘겨줄 수 있는 활성화 상태가 된다.
개시 아미 노아 실-tRNA 복합체가 리보솜의 소단 위체의 첫 번째 tRNA결합 부위에 결합하면서 해독 과정이 시작된다. 이어 mRNA가 결합하고 이어서 리보솜 소단위는 mRNA를 검색하여 개시 암호(AUG)를 찾는다. mRNA의 5’ 말단 부근에 결합한다. mRNA의 5’ 말단 부근에 결합하는 이유는 단백질 번역은 mRNA의 5’- 3’ 방향으로 일어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리보솜의 대단위체가 결합하면서 개시 복합체가 완성된다. 이때 많은 수의 ‘개시 인자’인 단백질들이 개시 과정에 관여하게 된다.
개시 tRNA의 역 코돈(anticodon)은 mRNA의 코돈 AUG와 상보적 염기쌍을 이룬다. 따라서 tRNA는 RNA의 염기 암호를 아미노산 암호로 번역해 주는 어댑터 역할을 한다. tRNA에 결합한 아미노산은 mRNA의 유전암호에 배정된 것으로 tRNA의 역 코돈이 염기쌍으로 결합한다. 이렇게 tRNA는 mRNA로부터 정보를 받아 해당 아미노산을 리보솜으로 운반하게 된다.
개시 tRNA는 mRNA의 AUG 코돈에서 번역을 시작한다. 이 개시 tRNA (initiator tRNA)는 메티오닌(Met)을 운반하는 tRNA이다. (박테리아 : 변형된 메티오닌인 포르밀메티오닌) 단백질의 첫 번째 아미노산은 항상 메티오닌(Met)이 되지만 나중에 특정 단백질 분해효소에 의해 제거된다. 개시 tRNA는 메티오닌을 정상적으로 운반하는 tRNA와는 구별된다.
(2) 신장 단계(Elongation)
리보솜에는 A 부위와 P 부위가 있으며 각 부위에 아미노산을 운반하는 tRNA가 하나씩 위치하게 된다. 리보솜의 A와 P 부위는 다음과 같은 역할을 한다. 처음 번역을 시작할 때 아미노산을 운반해 온 tRNA는 리보솜의 A 부위에 붙고 다음 아미노산을 운반해 온 tRNA가 붙기 위해서 A 부위의 tRNA는 리보솜의 P 부위로 옮겨가고 나면 리보솜의 A 부위에 새로운 tRNA가 붙고 리보솜의 P 부위에 있는 tRNA의 아미노산과 A 부위에 있는 tRNA의 아미노산 간에 펩타이드 결합이 일어나면 P 부위의 tRNA는 떨어지고 A 부위의 tRNA가 P 부위로 옮겨가고 A 부위에는 새로운 tRNA가 붙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런데 실제로는 tRNA가 리보솜의 A 부위에서 P 부위로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리보솜이 이동하는 것이다. 즉 번역은 mRNA 상에서 리보솜이 mRNA의 5’- 3’ 방향으로 이동하면서 일어난다.
번역이 개시되면 리보솜은 개시 tRNA와 함께 mRNA와 결합하여 신장 단계로 들어가게 된다. 두 번째 아미노산은 단계적으로 첫 번째 아미노산에 부가된다. 두 번째 코돈에 해당하는 아미노산은 상보적 역 코돈을 갖는 tRNA에 의해 운반되는데 리보솜의 A 부위에 두 번째에 해당하는 아미노산의 mRNA의 코돈이 나타나면 tRNA가 위치하게 된다. 상보적 염기쌍이 형성되면 첫 번째 아미노산을 가진 tRNA은 리보솜의 A 위치에서 P 위치로 이동하고 두 번째 아미노산을 가진 tRNA은 리보솜의 A 위치에 있게 되는데 실제로는 tRNA가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리보솜이 mRNA를 이동(translocation) 하는 것이다. 두 번째 tRNA에 의해 운반되는 아미노산은 신장되는 폴리펩티드로 이동된다. 이때 아미노산 사이에 펩티드 결합이 만들어지는데, 첫 번째 메티오닌과 두 번째 아미노산 사이에 펩티드 결합이 형성된다. 더 이상 아미노산을 가지고 있지 않은 첫 번째 tRNA는 리보솜의 P 부위로부터 떨어져 나오고, A 부위에 있던 두 번째 tRNA가 리보솜의 P 부위로 이동한다. 이때 리보솜은 하나의 유전암호만큼 mRNA 상에서 움직이는데 이를 이동(translocation)이라 한다. 이제 mRNA 상의 새로운 유전암호가 리보솜의 A 부위에 노출되면 이에 해당하는 아미노산을 운반하는 tRNA가 결합하여 펩티드가 신장된다. 결국, 한 번에 하나의 아미노산씩 신장된다. 이 과정에 여러 개의 신장 인자(elongation factor)들이 관여하는데, 각각은 독특한 개별적인 기능을 수행한다. 이러한 신장은 종결 암호(UAA, UAG, 또는 UGA)를 만날 때까지 계속된다.
(3) 종료 단계(Termination)
해독 과정의 마지막 단계는 mRNA의 종료 코돈인 UAA, UAG 및 UGA에 도달하면서 일어나게 된다. 종결 코돈인 UAA, UAG 및 UGA에 맞는 활성화된 tRNA가 없기 때문에 아미노산을 지정하지 않으며 이 코돈을 리보솜이 인식할 때 방출 인자인 단백질들이 리보솜에 결합하게 된다. 이들 방출 인자들은 리보솜으로부터 mRNA와 폴리펩티드 사슬을 떨어지게 한다. 리보솜은 소단위와 대단위로 나누어지고 mRNA와 tRNA도 분리된다.
새로운 폴리펩티드가 합성된 후 대부분은 조면소포체 내부로 들어가게 된다. 이들은 세포내막계인 소포체와 골지체 내부에서 완전한 단백질로 가공되어(메티오닌 제거) 세포 외부로 분비되게 된다.
이렇게 20종류의 아미노산이 mRNA의 코돈 순서에 맞추어 생성되는 단백질의 종류는 무한정이다. 한글 자모 24자로 무한정의 문장을 나타내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이렇게 형성된 많은 종류의 단백질은 우리 몸을 구성하고 우리 몸의 모든 작용을 조절한다.
한 문장이 생각을 표현하는 것과 같이 유전자도 한 단백질을 지정하는 길이의 부분을 유전자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유전자는 A, T, G, C 중에서 한 개를 의미하거나, 코돈 하나를 지정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