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

나무의 모양

진국 2007. 6. 2. 12:18

식물을 가까이서 보면 잎의 모양, 크기, 무늬, 털의 유무, 줄기의 크기, 모양 등의 세세한 부분을 볼 수 있다.
멀리서 보면 세세한 면은 볼 수 없지만 나무의 전체적인 미를 관찰할 수 있는데 이를 수관(樹冠, canopy, crown)이라 한다. 공원과 같은 넓은 곳에서 느티나무의 둥그런 모양, 히말라야시다의 삼각형 등 멀리서 감상할 수 있는 또 다른 아름다움들이 있다. 도시의 건축에서도 과거와는 달리 미관을 중시하여 여러 형태의 건물들이 세워지고 있다. 단지 미관을 위해서 인지, 공간 시용의 효율성을 위해서인지 둘을 모두 만족시키는 것인지는 목적에 따라 다를 것이다.
 식물에서도 이런 아름다운 모습을 나타내는 목적이 있을까?
생물의 행동에는 목적이 있다. 식물도 생물이므로 당연히 목적이 있다. 식물은 살아가기 위해 빛 에너지를 받아들이고 물과 이산화탄소, 무기염류를 흡수해서 유기물을 생산해야 한다. 또 땅 위에 사는 식물은 몸을 지탱해야 하고 땅에 뿌리로 몸을 고정하여 쓰러지지도 않아야 한다. 이런 목적에 따라 기온, 강수량, 바람의 세기 등의 환경에 적응하여 잎의 모양, 나무의 크기 등이 다르다. 식물은 잎의 모양에 따라  활엽수, 침엽수 등으로 나누고, 겨울에 낙엽이 지느냐에 따라서 상록수, 낙엽수로 나누며 키의 크기에 따라 교목, 관목 등으로 나눈다.
 기온이 따듯하고 강수량이 비교적 많은 곳에 사는 식물은 환경이 적합하여 왕성한 번식으로 개체수가 많아져 옆 식물과 빛을 많이 받기 위한 경쟁이 심하다.
빛, 물, 양분이 풍족한 곳에서는 음수림(보상점과 광 포화점이 낮음, 빛이 적어도 살 수 있는 나무)은 양수림(보상점과 광 포화점이 높음, 충분한 빛을 받아야 살 수 있는 나무) 속에서도 살 수 있지만 양수림은 음수림 속에서 살 수 없으므로 음수림이 양수림을 누르고 극상을 이룬다. 따뜻한 지방 음수림의 잎은 대부분 잎이 넓은 광엽형이다.
 그래서 위도가 낮은 지방에서는 잎이 넓고 키가 보다 큰 종류가 개체 간의 생존 경쟁에 살아남기에 적합한 것이다.
 잎이 광엽형이고 키가 큰 나무가 어떻게 빛, 물, 양분이 풍족한 환경에 적응되었는지 알아보자. 광엽형 식물은 많은 햇빛을 받기 위하여 키가 크고 옆으로 가지가 많이 뻗어있으며 넓은 잎이 많이 달려있다. 옆 나무에 비해 상대적으로 햇빛을 많이 받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함이다. 나무의 수관을 보면 위쪽으로 가지와 잎이 많이 분포하므로 위쪽이 둥글게 되며, 나무의 밑 부분으로 갈수록 위쪽 잎들에 가려져 투과되는 빛의 양이 매우 적다. 그래서 나무 아래 부분으로 내려 갈수록 잎들이 별로 없고  나무 밑둥치가 드러난다.
활엽수는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봄과 여름에 수많은 잎을 만들어 광합성으로 유기 영양분을 합성했으나 겨울이 되면 잎에 필요한 에너지와 수분의 증발로 일어나는 체온 저하를 감당할 수 없어 낙엽으로 잎을 제거해 버리고 저온에 적응하는 것이다.
그리고 큰 나무들이 자라는 숲 속에는 받을 수 있는 빛의 양이 적어 음수림이 자라지만 빛을 제외한 다른 환경요인은 좋아 많은 동식물이 살아간다.
 반면에 위도가 높은 지방에서는 기온이 낮고 햇빛의 양(일사량)도 적다. 이에 적응된 나무는 협엽형 상록수이다. 잎은 모양이 침엽이고 큐티큘라 층으로 덮여있어 낮은 기온에 견딜 수 있다. 또 체액의 삼투압을 높여 낮은 기온에 적응되어 있으므로 상록수로 살아갈 수 있다. 그래서 낙엽(상록수는 오래되어 못쓰게 된 잎이 수시로 낙엽이 됨)으로 많은 유기물을 폐기할 필요가 적어지므로 낮은 생산성에도 찬 기후에서 다년생으로 생존할 수 있다.
고위도 지방에서는 식물이 생존하기에 자연환경이 나빠 식물들이 잘 자랄 수 없으므로 식물 개체 간의 경쟁은 상대적으로 적다. 그래서 고위도 지방의 생물은 생물 개체 간의 경쟁보다 어려운 자연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하며 몸체도 어려운 자연환경에 적응해 있다.
고위도 지방의 나무의 전체적인 모습은 키가 크며, 나무의 위쪽 부분에는 짧은 가지가 있고, 밑으로 갈수록 가지가 옆으로 길게 뻗고 잎이 많이 달려있다. 침엽이므로 빛의 방향에 관계없이 낮 어느 때나 빛을 이용할 수 있다. 태양의 고도가 낮은 고위도 지방에서 나무의 위쪽 가지에 잎을 조금 달고 아래 부분으로 내려올수록 가지가 옆으로 길게 뻗어 잎을 많이 달고 있다는 것은 태양 빛의 기울기에 맞추어(빛이 잎 전체에 수직으로 쪼일 수 있도록) 잎이 붙어있어 빛을 받는 면적을 최대로 넓힐 수 있도록 적응되어 있는 것이다.  위 부분에 잎이 적어 밑 부분까지 빛이 들어오므로 밑 부분에서도 광합성이 가능한 것이다. 그래서 이런 곳의 나무는 키가 크고 밑으로 갈수록 가지가 옆으로 길게 뻗어 전체적으로 삼각형을 이룬다.      이와 같이 식물은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모습을 달리한다. 기온에 따라 전체적인 모습과 잎의 넓이가 달라진다. 전체적인 모습은 그 식물의 잎(동화 기관)의 높이와 관련이 있고 유기물의 생산량은 잎의 넓이와 관련이 있다.
이 외에도 잎의 구조, 잎의 모양 , 잎이 붙는 위치, 줄기 모양, 뿌리의 모습 등 어느 하나 적응되지 않은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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