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식물

대나무(竹, Bamboo)

진국 2011. 11. 5. 12:44

대나무(竹, Bamboo)

김진국

1. 대나무 계통과 분류

우리나라에 자라는 일반적인 대나무(竹)는 유관속식물 문, 외떡잎식물 군, 벼 목, 벼 과(Poaceae), 대나무 아과(Bambusoideae), 해장죽 족(Arundinarieae Asch. & Graebn.), 왕대나무 속(Phyllostachys)에 속하는 상록 목본으로 키가 큰 풀이다. 학명은 Phyllostachys bambusoides Sieb.et Zucc.이다.
대나무아과(Bambusoideae)에는 대나무족(Bambuseae Kunth ex Dumort.), 올리라 족(Olyreae Kunth ex Spenn. 열대지방, 풀 상태로 나무화 木化가 되지 않음), 해장죽 족(Arundinarieae Asch. & Graebn.)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대나무는 거의 해장죽 족 Arundinarieae Asch. & Graebn.)에 속한다.
우리 주변에는 일반 왕대나무(Phyllostachys bambusoides)와 조금 다른 해장죽(海藏竹, Arundinaria simonii, medake), 이대(Pseudosasa japonica), 조릿대(갓대, 山竹, 신우대, 시누대) 등이 있는데 해장죽, 이대, 조릿대는 줄기의 굵기가 왕대나무보다 가늘며, 왕대나무는 자라고 나면 줄기를 감싸는 잎(鞘狀葉 초상엽, sheathy leaf)이 떨어지는데 반해 해장죽, 이대, 조릿대는 자라고 나도 줄기를 감싸는 잎(鞘狀葉 초상엽, sheathy leaf)이 떨어지지 않고 줄기를 싸고 있는 것이 다르다.

2. 대나무 종류

해장죽(海藏竹, medake, green bamboo)은 해장죽 족(Arundinarieae Asch. & Graebn.) 해장죽 속 Arundinaria)에 속하고 학명은 Arundinaria simonii이며 높이 6m, 지름 1 ~ 3cm, 포(鞘狀葉 초상엽)로 싸여 있다. 일본이 원산지이며 수입되어 해안의 방풍림으로 많이 이용되었다.
이대(Arrow Bamboo, 箭竹 전죽, 화살대, 학명 Pseudosasa japonica)는 해장죽 족(Arundinarieae Asch. & Graebn.) 이대 속(Pseudosasa)에 속하고 키 2 ~ 4m, 지름 5 ~ 15mm 정도로 화살대, 장죽(긴 담뱃대), 향피리, 세피리 등의 재료로 사용되었다.
갈대와 비슷한 조릿대(갓대, 山竹 산죽, 신우대, 시누대, broadleaf bamboo)는 해장죽 족(Arundinarieae Asch. & Graebn.) 작은 대나무 속(Sasa)에 속하며 학명은 Sasa borealis이고 높이 1 ∼ 2m, 지름 3 ∼ 6mm이다. 포(鞘狀葉 초상엽, sheathy leaf)로 2 ∼ 3년간 줄기가 싸여 있으며 조리(쌀을 일어 건지는 기구), 바구니 등을 만드는 재료로 이용되었다.
우리나라의 대나무는 해장죽 족(Arundinarieae Asch. & Graebn.) 왕대속(Phyllostachys)에 속하는 왕대(참대, 眞竹 진죽, 苦竹 고죽, 王竹 왕죽, Timber Bamboo,  Phyllostachys bambusoides)가 대부분이다.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왕대속에는 왕대(참대, 眞竹 진죽, 苦竹 고죽, 王竹 왕죽, Phyllostachys bambusoides, 직경 5~15cm) 외에 솜대(淡竹 담죽, 靑大竹 청대죽, 綿竹 면죽, Phyllostachys nigra var. henonis (Mitford Stapf ex Rendle)), 죽순을 식용으로 하는 맹종죽(孟宗竹, 江南竹 강남죽, 毛竹 모죽, mosochiku, 대나무 중 가장 큰 종, 조직이 물러 세공에 쓸 수 없음, Phyllostachys edulis (Carrière) J. Houz.), 오죽(烏竹, Phyllostachys nigra (Lodd. ex Lindl.) Munro) 등이 있다.
오죽(烏竹, Black Bamboo)은 검은색의 대나무이며 학명은 Phyllostachys nigra MUNRO.이고
대나무 아과(Bambusoideae) 해장죽 족(Arundinarieae Asch. & Graebn.) 왕대나무 속(Phyllostachys)에 속한다.
그리고 노란색 줄기에 검은 반점이 있는 것을 반죽(斑竹, Spotted bamboo, mottled bamboo, Phyllostachys nigra for. punctata)이라고 하며 대나무 아과(Bambusoideae) 해장죽 족(Arundinarieae Asch. & Graebn.) 왕대속(Phyllostachys)에 속한다.
오죽(烏竹)과 반죽(斑竹)은 단소(短簫), 당피리(唐觱篥), 해금(奚琴)의 활대 또는 입죽(立竹) 등에 이용된다.

3. 대나무 형태

대나무는 지상에 있는 줄기와 잎, 땅속에 있는 땅속줄기, 땅속줄기의 마디에 붙어있는 수염뿌리로 이루어져 있다. 줄기에는 여러 마디가 있으며 속은 비어있고 물관과 체관이 불규칙적으로 흩어져 있다.
대나무 줄기는 생장 시기에 옥신과 지벨린이 함께 분비되어 세포가 분열, 생장하여 줄기가 매우 빨리 생장하게 되는데 속 부분은 세포분열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려 비어 있다.
그리고 줄기 전체의 속이 똑 같이 비어 있으면 부서져 꺾어지기 쉬우므로 마디가 있어 줄기를 단단하게 지탱하는 것이다.
지상 줄기의 마디에 있는 곁눈에서 가는 줄기가 나오고, 가는 줄기에 잎이 붙어있는데 잎맥은 나란히맥이다. 땅속줄기의 마디에는 수염뿌리가 있으며 곁눈(분얼눈, 分蘖芽 분얼아)이 있어 봄에 죽순(竹筍, bamboo sprout)이 돋아나 온다.
대나무 중에서 큰 종류로는 왕대이다.
우리나라의 왕대는 직경이 10cm 내외이고 높이 10 ~ 20m이지만 열대지방의 대나무 중 큰 것은 직경이 30cm에 달하고 높이 10 ~ 30m이다.

4. 대나무의 번식과 생장

대나무는 땅속줄기의 마디의 곁눈에서 봄에 새순(竹筍 죽순, bamboo sprout)이 나와 대나무가 되는 영양번식을 한다. 그래서 꽃은 퇴화되어 피지 않는다. 그런데 대나무는 가뭄이 오래 동안 들거나 뿌리에 영양분이 없어지는 등 환경이 나빠져 살 수 없게 되었을 때 최 후 수단으로 자손을 남기기 위해 꽃을 피운다. 그러나 이미 생명이 다하였으므로 꽃이 피고 나면 대나무는 죽게 되고 대나무 숲은 망하게 된다(開花病 개화병, 自然故 자연고).
대나무에 꽃이 피면 즉시 비료를 주는 등 신속하게 대처를 하면 살릴 수 있다. 대나무는 60년 만에 꽃을 피운다는 속설이 있는데 이것은 대나무가 60년쯤 살아가는 동안 영양분을 흡수하면 대나무밭의 양분이 고갈되어 죽게 되었으므로 꽃을 피우게 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일생에 단 한번 꽃을 피우고 죽는 단개화식물(單開花植物, monocarphic plant)인 것이다.
대나무는 유관속식물 문 외떡잎식물에 속한다. 일반적으로 외떡잎식물은 줄기에 세포분열을 하는 형성층(측재분열조직)이 없어 부피 자람을 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한번 자라고 나면 더 이상 자라지 않는다.
대나무는 땅속줄기의 마디에 있는 곁눈(분얼눈)에 싹이 터 지상으로 나와 40 ~ 50일 만에 약 15m 높이의 나무가 된다. 성장한 대나무는 여름 동안에는 거의 성장하지 않고 광합성이 활발히 일어나 땅속줄기에 양분을 축적한다.
다음 봄에 올라올 죽순(竹筍, bamboo sprout)은 겨울에 땅속줄기(지하경)의 마디에 있는 곁눈(분얼눈, 分蘖芽 분얼아)에서 생겨나 봄, 여름, 가을 동안 잎에서 광합성 작용으로 합성한 유기 영양분과 토양으로부터 얻은 무기 영양분으로 성장을 한다.
봄에 돋아나는 죽순(竹筍, bamboo sprout)의 생장은 꼭대기에 있는 생장점(정단 분열 조직, apical meristem)과 각각의 마디의 양쪽에 있는 개재 분열 조직(介在分裂組織, 節間分裂組織, 절간 분열 조직, intercalary meristem, 분화가 상당히 진행된 식물의 조직과 기관에 부분적으로 남겨진 분열 조직)에서 세포분열이 일어난다. 일반적으로 나무는 줄기 끝의 생장점과 뿌리 끝의 생장점에서 세포분열이 일어나고 바로 밑 부분이나 윗부분의 생장대에서 세포가 자람에 따라 길이 생장을 한다. 그러데 대나무의 길이 자람을 하는 생장점은 줄기의 끝 부분뿐만 아니라 마디의 양쪽에도 게재 분열 조직이 있어 세포분열이 일어나고 분열한 세포가 커짐에 따라 길이 생장을 하므로 개개 마디의 세포가 일제히 생장한다. 결과적으로 마디 수만큼 동시에 생장하며, 그로 인하여 대나무 줄기 전체의 생장이 빠르다. 가령, 하루에 죽순 50개의 마디부에서 각각 2cm씩 자라났다고 하면 이를 모두 합하면 하루에 1m의 생장이 일어나는 것이다.
봄에 죽순이 지상으로 돋아나 오면 1 ∼ 2년 후에 생장이 멈추고, 그 이후는 몇 년이 지나도 줄기는 조금도 두꺼워지지 않으며 길게 자라지도 않는다. 즉, 대나무는 일반 목본식물이 1차 생장에 의해 나무의 길이 자람을 하고 2차 생장에 의해 부피 자람을 하는 것과 달리 1차 생장에 의해서 길이 생장과 부피 생장이 완료되는 특성이 있다.
이것은 대나무에는 고등식물이 지니고 있는 유관속이라 불리는 조직에 새로운 세포를 만드는 형성층(측재분열조직)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나무에는 나무와 같이 나이테도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학자들은 대나무를 풀이라고 한다.
땅속줄기에서 죽순이 나오는 것은 3 ∼ 5년생이 최성기이며, 그 이후로는 줄어들다가 7년생 이상이면 거의 나오지 않는다. 양적으로도 적지만 아주 굵기가 가는 대가 자라게 된다.

5. 대나무 이용

대나무는 왕성한 번식력과 강인한 생명력을 지니고 있다. 대나무의 번식력과 생명력은 땅속줄기(지하경, 편근) 때문이다. 왕대의 땅속줄기는 300평당 6km 이상이다.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일본에는 대나무 밭을 많이 조성하고 지진이 발생하면 대숲으로 피하라고 한다. 이는 대나무 숲은 지진이 발생하여 땅이 꺼질 경우라도 땅속에 대나무의 땅속줄기가 우거져 대나무 밭이 갈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줄기가 바람, 비, 눈의 피해 등으로 넘어져도 땅속줄기가 살아 있는 한 새로운 싹을 내어 어린 대나무로 다시 태어난다.
대나무 줄기의 껍질, 잎에는 항산화성과 방부성이 있어 살균작용을 한다. 대나무밭 속에서 동물이 죽어도 잘 썩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것은 대나무에 들어 있는 규산(硅酸, silicic acid)이나 잎에서 발산되는 테르펜(terpene), 폴리페놀(polyphenol)의 항균성(抗菌性, antibiosis)과 항산화성(抗酸化性, antioxidant) 때문이다.
대나무는 속이 비어 있는데, 그 빈 공간이 신과의 매체라 생각하여 대나무에는 악귀를 쫓아내는 힘이 있다고 믿어 왔다. 또 대나무는 재수 있는 물건으로 간주되어 일상생활에서도 축하하거나 기쁨을 나타낼 때 이용되고 있다.
대나무는 생활용품인 소쿠리, 대바구니, 삿갓, 부채 등의 세공품 재료, 가구 재료, 건축재료로도 많이 이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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